로이드에게 친절해지는 하비엘
보고싶음 논컾
예전 이야기 하던 중 하비엘이 문득 아마 로이드가 바뀐 순간으로 추정되는 과거를 떠올렸음
"그러고보니 하지도 않은 일로 잘도 사과를 하러 가셨었군요."
주점의 물건을 파손했다고 사과하러 갔던 건 분명 로이드가 아니라 수호였을 거임 항상 곁에 있던 하비엘조차 이 인간이 갑자기 왜 이러나 싶을 뿐 다른 사람일 거라고 생각도 못 할 정도로 그 때의 수호는 뻔뻔했음
유능하고 성실한 것을 제외한다면 진짜 로이드처럼 굴어서 다른 사람들에게 조금의 의심도 사지 않았으니까
하비엘의 감상에 아무 생각없던 로이드는
"아 다른 사람인 거 들키면 니가 나 죽일까봐ㅋ"
라고 대답했는데 돌아오는 답이 없는 거 왜 아무 말도 없냐고 곁눈질 하는데 완전 싸늘해진 하비엘이 벌떡 일어나더니 말없이 나가버림
로이드는 뭐야 쟤 사춘기냐 대화하다가 갑자기 가버리는 건 어디 싸가지냐고 툴툴댐 한참 있다가 돌아온 하비엘이 죄송하다고 정중하게 사과했고 로이드는 어어 그래 너 나니까 그냥 넘어가는 거지 다른 사람이랑 대화할 땐 그러면 안 된다 하고 주의를 주었음
그 날은 그렇게 넘어갔는데 다음 날부터 하비엘이 얘가 뭐 잘못 먹었나 싶을 정도로 친절해진 거 평소같으면 로이드가 다 직접 하는 일도 하비엘이 자기가 해주겠다며 먼저 나섰고 무엇보다 못 생겼다고 말할 타이밍에도 오늘은 제법 외모가 출중하시다며 마음에도 없을 말을 했음
"아 미쳤냐 왜 그래?"
"무슨 말씀하십니까?"
"이런 거!! 이런 거 하지 말라고!!"
로이드가 의자에 앉으려고 하자 의자를 빼주고 기다리는 하비엘은 상당히 낯설었음 보통 시종이 귀족에게 하는 행동이긴 하지만 하비엘이 그런 일을 한 적은 한 번도 없었음 바란 적도 없었고
"갑자기 왜 이러는데?! 누가 뭐라고 하디?"
"저를 그렇게까지 매정한 자로 아신 게 속 상해서요. 너무 늦었지만 이제라도 이미지를 회복하도록 노력해보겠습니다."
"아니 옛날 이야기일뿐더러 그게 왜 매정이야? 그 때의 나는 니가 모르는 사람이었고 니 호위 대상의 몸을 빼앗은 상황이었으니까 그럴 만하다 생각할 수도 있지."
"그렇다고 해도 상대의 사정도 듣지 않고 칼을 뺄 사람이라고 생각한 점은 변하지 않죠."
서운해하는 게 이해가 안 되는 로이드와 로이드에게 자신의 신사다움이나 다정함 친절함같은 부분을 어필하려는 하비엘... 하지만 로이드에게는 어우 왜 저래 진짜; 라는 반응만 얻고 자기 성질에도 안 어울려서 곧 때려쳤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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