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쇄살인범 무서워하는 식인 인외 7
예지몽 2
“꿈에 대해 좀 더 자세히 말씀해 주시겠어요?”
“그러니까… 이게 꿈도 뭔가 좀 이상한게, 제가… 친구를 계단에서 밀어버리더라고요? 저 진짜 친구한테 악감정 같은 거 하나도 없는데!”
‘이상하군. 보통 신벌은 외부적인 요인에 의한 것이지, 직접적으로 간섭할 수는 없는 법인데.’
동감하는 바이다. 친구에게 악감정이 있다면 굳이 여기까지 찾아올 이유도 없을테니 진실로 악감정이 있는 것은 아닐텐데.
“확실히 불안할 만 하다고 생각은 하지만 이 말대로라면 조심하면 되지 않을까요?”
“그건 그렇긴 한데… 그래도 뭔가 부적 같은 거라도 없을까요? 실수로라도 제가 친구를 밀어버리지 않게요!”
불가능하지야 않지만 그 예지몽의 미래가 언제 일어날지도 모르니 영혼을 빌려주는 기간을 정하기도 애매하다. 그렇다고 죽을 때까지 빌려줄 수도 없는 노릇이고. 이 애 말대로라면 근본적인 원인인 신을 해결하지 않는 한 이 문제는 반복될 것이다. 무엇보다도 신이 자신의 그릇에 한낱 인간의 영혼따위가 차지하는 꼴을 가만히 볼 것 같지도 않고…
‘어떻게 신과 대화해볼 방법은 없어?’
‘애초에 신이 저 아이의 몸에 있지 않은데 어찌 대화를 시도한단 말이냐.’
‘그럼 역시 신내림 밖에 없어?’
‘그것이 이상하다. 본디 무당이 쓰는 모든 힘은 신에 의한 것. 그러니 저 예지몽 또한 신이 보여준 것인데, 정말로 신벌을 내리고자 하였으면 저런 미래를 미리 보여줄 이유가 없지 않겠느냐.’
그것도 그렇네. 뭔가, 이유가 있을텐데. 꿈에 들어가 봐야 하나? 하… 무당의 꿈 속에는 두 번 다시 들어가고 싶지 않은데. 슬쩍 무당 할멈에게 쟤 꿈 한 번 봐볼 생각 없느냐 물었지만 이미 신내림을 받은 몸이 다른 신의 아이의 몸에 들어갈 수 없다는 말만 반복했다. 그게 예의니 뭐니 하는데 그런걸 죽어서까지 지켜야 하나. 게다가 신이니 뭐니해도 결국 나에게 빼앗겼으면서.
인간을 통해 힘을 조금 내려주는 거 말고는 인세에 아무런 영향도 끼치지 못 하는 그저 인격이 부여된 자연의 일부일 뿐인데.
뭐, 어쩔 수 없지. 조금 준비가 필요하겠어.
“우선 손님의 꿈 속에 들어가 봐야 할 것 같습니다만. 그러기 위해서는 함께 잠에 들어야 합니다. 가능하면 하룻밤 정도 저희 집에 묵으시는 게 가장 좋습니다만 안 된다면 손님의 자택에 하룻밤 묵어야 할 것 같은데 괜찮으십니까?”
“좋죠! 오늘 밤에 신세지면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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