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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쿠하라 카즈이에 관한 개인적인 해석

카즈이와 히나코의 퀴어연인적 관점

Green Apple by 報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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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보다 많이 읽어주셔서 가내카즈이 링크도 첨부

개인해석입니다. 봇 얘기를 같이 합니다. 읽지 않으셔도 봇을 구경하시는 데에는 지장이 없습니다.

중론과 완전히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으므로 카즈이에 대한 다양한 관점이 궁금하신 경우 읽어주세요.

2심 종료 현재(24.03), 카즈이에 대한 중론은 [클로짓 게이/다른 상대를 짝사랑함]입니다.

붉은 사과들 틈에 있는 녹색 사과, 가면, 거짓말. 어딜 어떻게 봐도 퀴어의 메타포라서 퀴어임은 확실하다고 생각합니다만…

이 사람을, (특히 다른 사람을 짝사랑하는) 동성애자로 봐도 되는 건가? 에 의문을 품었더니 하나둘씩 반론할 수 있는 근거가 나왔고,

그것들을 뭉쳐논 것이 가내 카즈이(보복씨…)입니다. 아마 공식과도 메이저한 카즈이의 캐릭터성과도 다를 거라고 생각합니다.

아래로 차근차근 설명해 봅니다.

1. 카즈이는 히나코를 [완전한 피해자]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愛情-愛 ダサいな 化かし笑い会い / 被害者と加害者でいいだろ’ (애정-사랑 멋없네 서로 속이기 / 피해자와 가해자라는 걸로 되잖아)

가장 신경쓰이는 파트 중 하나입니다. 이것이 카즈이만의 위장이었다면 굳이 ‘서로’ 라는 표현을 쓰지 않았을 겁니다.

특히 뒷부분은 자신 역시 속은 부분이 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히나코를 변호한다는 듯한 어감이에요.

2. [진정한 사랑을 붙잡기 위해서] 한 거짓말이 청혼이라면, 목적이 타인인 것이 어색하다.

카즈이의 거짓말은 [상처입히지 않는 수단]인데, 다른 사람을 사랑할 생각으로 히나코한테 청혼을 했다…? 모순입니다. 결혼이라는 합의의 무게는 본인이 제일 잘 압니다. 게이라고 해석한대도 적어도 청혼 시점에서는 다른 사람을 마음에 두지 않았다고 보는 쪽이 타당하다고 생각합니다.

cat에서의 청자는 해석의 여지가 있는 몇 파트를 제외하고는 전반적으로 히나코를 향하고 있다는 데에 동의하실 텐데 half는 해석이 많이 갈리더라고요. 저는 half의 청자 역시 히나코라고 생각합니다. cat과 half에서의 감정선은 동일하게 ‘숨기고 있던 것을 참지 못하고 드러냈는데 상대가 상처받음’ 이기 때문에…….

3. ‘부정不貞이라고 예측했나. 불륜不倫, 바람浮気, 그런 거 말이지. 틀렸어. 부정조차 되지 못했어.’

특히나 외국어 화자는 이해하기 힘들 뉘앙스죠… 제가 이해하고 있는 것도 100%는 아닙니다.

부정은 ‘상대에게 충실하지 않음’. 불륜은 직접적으로 관계를 맺은 느낌. 바람은 다른 사람에게 마음이 흔들린 느낌(꼭 만나거나 사귄 게 아니더라도).

부정을 단일로 사용했다면 모르겠지만 불륜도 바람도 아니라고 못박은 시점에서 히나코 외의 사람에게 마음이 있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결론은 뭐냐: 히나코는 에이섹슈얼이고, 카즈이는 성지향성이 아닌 ‘정체성’ 관련에서 힘들어하는 퀴어가 아닐까 합니다.

아래부터는 추측과 뇌피셜입니다.

히나코는 강하고 다정하고 포용력 있는 사람이었을 거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소수자성을 가지고 있다면 아마도 평소에 퀴어-친화적인 소리를 많이 했을 겁니다. 그 점에서 카즈이도 혹시나 받아들여지지 않을까 기대를 품었을 것 같다고 보고 있어요.

그런데 에이섹슈얼이면… 아무래도 ‘결혼’을 꺼릴 수밖에 없습니다. 충분히 사랑하는 상대에게 사랑의 진정성을 의심받는 거 굉장히 고역이거든요.

여기서 카즈이의 거짓말이 작용하지 않았을까 합니다: 좋은 사람, 든든한 남편 role, 합의된 가정.

(게이 설을 부정하는 개인적인 이유 중 하나 더: 여성 쪽이 아이를 원하면 보통 위장결혼 게이는 아이를 가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리고 카즈이 성격 상 히나코가 원했으면… 했겠죠… 기본적으로 상처입힐 바에는 거짓말을 하는 사람이니까…)

카즈이는 어느 정도 연기에 자신이 있는 사람이고 히나코를 이해해주는 [평범한] 좋은 사람 역할을 해줄 생각이었겠지만…

‘서로 웃으며 어깨를 기대는 이 거리가 행복의 미스리드(호도, 현혹)’ 니까요. 마음은 숨긴다고 되는 게 아니고, ‘새어나온 연심’은 전해지지 않아서. ‘당신의 마음이 바뀌어 주었으면’ 좋겠다고 바라지 않았을까 합니다. 그리고 그 점이 스스로도 용납할 수 없는 지점인 거고요.

왜냐면, 카즈이에게 있어서 [사랑]이란 ‘있는 그대로 있을 수 있는 것, 그것을 받아들여 주는 것’ 인데.

자신의 사랑을 히나코에게 강요하는 순간부터 히나코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 주지 않는 거잖아요.

그래서 피해자를 사랑했냐, 는 질문이 공란인 거라고 생각합니다. 사랑했지만 사랑하지 못해서요.

카즈이의 정체성에 대해서는… 젠더퀴어일 수도 있지만 어쩌면 아더킨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물론 본인은 아더킨 개념조차 모를 거 같지만요. 아무튼, 시스젠더 남성은 아닐 거란 확신에 가까운 추측을 합니다.

그리고 히나코의 투신은 카즈이가 정체모를 무언가이기 때문이 아니라 처음부터 자신을 [받아들인] 적이 없었다는 것에서 온 절망일 거란 생각까지. 카즈이는 그것 또한 본인의 타고남 문제일 거라고 생각하겠지만요.

아무튼, 결론적으로,

이 [죄]는 소통의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서로의 정체성이나 본질이 아니라.

카즈이가 그 점을 깨닫고 스스로를 조금은 용서할 수 있었으면 좋겠네요.

아래부터는 주저리.

- 触れてみたかったんだ 愛でるように / 触れてほしかったんだ (닿아보고 싶었던 거야 아끼며 사랑하듯이 / 닿아주었음 했던 거야) 에서도 히나코에 대한 기대가 보인다고 생각합니다.

- 히나코의 히나는 雛(어린 새)입니다. 카즈이가 굳이 결혼반지로 손에 넣은 ‘새’를 뜯어먹고 > 그전까지는 나름 잘 듣고 있던 히나코가 피가 튀긴 후 겁에 질리는 연출이 들어간 건 아닐 거라고 생각합니다. 연관지어 생각하면 스스로의 지향점이 cat인 게 묘하죠. 서로 잘 지내는 경우도 많지만 아무튼 언제나 새를 잡아먹을 수 있는 본성을 가지고 있는 동물이잖아요. 개인적으로는 애완 고양이가 되고 싶었던 바케네코, 얌전하게 있으려고 했는데도 숨기지 못한 괴물 같은 본성, 느낌을 밀고 있습니다.

- 후 욧치맛타… 부분, 위스키 잔에서 비친 태양 같은 헤일로가 턱을 비추고 있는데, 너무나도 ‘남성성’을 강조하는 느낌이라 오히려 기묘하네요.

별개로 그 부분, 집에서 마신 거기 때문에 (일상복, 소파, 소파 테이블에 놓여 있는 잔) 바텐더 짝사랑… 만큼은 납득할 수 없습니다.

- 카즈이가 좋아한다고 고백하는 장면의 2인칭이 오마에(お前)라서 게이 설에 좀더 힘이 실리는 거 같은데, half에서도 ‘お前バカだなって笑い合って(너 정말 바보구나, 라면서 함께 웃고)’ 라는 대목이 나와서. 그리고 둘이 강력계 형사 파트너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히나코를 오마에라고 불러도 별로 이상한 건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전 히나코도 카즈이 어이 카즈이~! 오마에~ 라고 불렀을 거라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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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창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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