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번째 편지

- 외지인에게.

慈悲 by 챠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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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에게

아주 바쁘신 분이라, 틀린 말은 아니지. 내가 아마 이 곳에서 바쁜 사람 중 열 손가락 안에는 들테니까. 아쉽군. 난 편지를 2주일 안으로 배송했는데 말이다. 멍청한 배달부를 욕하라고. 물론 이 편지는 좀 늦게 보내는 중이야. 나도 뭘 알아봐야 보내든 말든 할 거 아닌가.

답변 감사하군. 곧 세기가 바뀐다면, 아마 3090년도 쯤이겠구만. 그렇지? 세기 말 사람이군. 하하. 지구에 대해 좀 알아봤다. 정보가 워낙 적어서 서버 관리자를 쥐 잡듯 잡고 털어야 했지만, 세상에. 어느 누가 요즘 서적으로 정보를 보관하나. 잃어버리면 어쩌려고, 황국 도서관까지 갔다왔잖냐. 내가 생각하기론 우리는 다른 세계의 사람인 것 같군. 증거는 여기에 첨부한다. 여기서부터는 내가 서적과 알아온 ‘지구’에 관한 행성에 대해서다.

( 편지가 두번째 장으로 이어진다. )


기원 후 23세기. 지구는 극심한 기후난과, 최상위 포식자들의 무차별적인 파괴에 견디다 못해 멸망에 이르른다. 이는 특정 이상의 발달된 두뇌를 가진 생명을 가진 행성 중 가장 빨랐다. 지구의 최상위 포식자, 호모 사피엔스는 다른 행성으로 이주하길 반복한다. 행성에 살던 타 고등 생물들은 호모 사피엔스를 그들의 터전을 지키기 위해 거절하는 경우가 잦다.

호모 사피엔스들은 두 부류로 나뉜다. 지구를 제외한 타 행성의 낮은 위치를 자처하거나, 삶을 포기한다. 우리 행성에선 그들은 특정 종족 중 하나로 분류되어있긴 하지만, 그들만의 지역을 갖지는 못한다. 주로 지역 중간 지역에서 거주하며 자체적으로 식량 생산과 사냥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별한 능력과 특징이 없으므로, 주 직업이라 부를 것이 없다.

( 편지가 세번째 장으로 이어진다.)


이 문단의 서적이 쓰여진 것은 1000여년 전이다. 그러니까, 네가 말하는 세기로 따지자면, 33세기 정도라는 거지. 간만에 진짜 공부를 하니 머리가 터질 것 같았다는 말을 전하지. 이제 이야기를 할 때마다 내 말에 주석을 달아야하는 건 아닌지 걱정이 될 따름이다. 개의치는 않지만 네가 나에게 질문의 답을 해줬으니 나도 해줘야겠지.

여기서부터는 질문의 답이다.
첫번째, 중간 지역이라는 것은 우리 행성의 중간 지역을 의미한다. 우리 행성은 중간 지역을 제외한 5개의 지역으로 이루어져있다. 지역 사이사이와, 중앙은 지역의 관리를 위해 중간 지역이라는 중립 지역으로 구성되어 있지. 이 곳은 아주 기본적인 법률 몇 개와 WARN에서 만든 규칙으로 유지되기 때문에, 5지역에 구성되지 못한 사람들이 중간 지역에 거주한다. 동의어로 중간 지대, 중립 지역, 중립 지대 등이 있다.

두번째, WARN은 중간 지역의 관리와, 총 지역 관리를 위해 만들어진 단체다. … 더 이상 말은 WARN의 계약 위반이므로 전할 수 없다.

마지막, 의도라. 이런 편지 하나도 처리해야 하는 것이 내 일이니까 그러하다. 말주변이 없어서 그런데, 다정한 사람도 못 되고. 그런데 넌 처지가 좀 딱해 보이는군. 동정할 생각은 없지만, 사람 돕는게 재밌기도 하고 그러지. 아. 그리고 나도 몇 가지 질문이 생겼네.

전투의사가 무엇인지, 마녀가 무엇인지 질문한다. 답장 기다리지.

ps. 종이와 네가 말한 약초 같은 것도 보내주지. 그러니까 다음부터 뒤지기 싫으면 편지 선불로 보내. 내가 편지 배달부를 기다렸다가 내 돈을 내고 네 편지를 읽고 싶진 않네. 편지가 좀 길어졌는데 굳이 뭐.. 아무렇게나 쓰게.

WARN에서, A1.

( 편지 봉투가 아니라 소포가 왔다. 소포에는 편지 봉투를 제외하고 종이 약 200여장과, 해독초, 허브, 버섯등이 들어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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