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송의 프리렌 원작 9권~11권의 스포일러가 포함되어있습니다. ◈ 캐릭터성과 관계에 대한 주관적인 해석이 많이 들어갑니다. 원작의 설정과 다를 수 있습 니다.
정대만 선배께. 안녕하세요 선배. 집 가시기 전, 당황하셨으리라 생각됩니다.저도 어지간하면 거짓말도 안 하고 솔직하게 건내며 이런 일 없으시도록 하고 싶었는데... 맘이 그걸 참기 힘들었어요. 이기적인 후배 이번 한번만 봐주시면 안 되나요?이젠 웅크리지도 못 할 것 같아요.저는요, 당신이 참 편해요. 준호 선배의 다정함과는 다른 다정함 말이죠.후배들이 버르
*익명님 커미션입니다. 언제나 열심히 달려온 당신에게. 안녕, S. 항상 먼발치에서 바라보던 네게 이렇게 편지로 처음 인사하게 될 줄은 몰랐어. 꼭 먼저 인사해야지, 해야지 식은 다짐만 삼켜내다가 펜을 쥐어본다. 그거 아니? 무언가에 집중할 때의 넌 반짝반짝 빛난다는 걸. 좋아하는 것에 관해 이야기할 때면 네 주변으로 수많은 별 무리가 지나가는 것처럼 영
안녕, L. 널 안 본지 겨우 닷새인데 벌써 너무 오래 전에 본 기분이야. 나는 다른 애들이랑 그런대로 잘 지내고 있어. 얼마 전에는 좋은 숙소를 발견해서 그곳에서 다같이 머물고 있어. 주변에 워낙 사람이 많아서 곧 다른 곳으로 옮겨야 할 것 같긴 하지만. 그래도 오늘은 운 좋게 멀쩡한 음식을 많이 발견해서 다 같이 나눠먹었어. 오랜만의 사람다운 음식이라도
나를 두고 떠난 그대들에게. 모든 것이 숨죽이고 기다리는 밤입니다. 그대들의 행보가 묻혀 그 누구도 기억하지 못하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저조차도 그날의 기억이 희미합니다. 그대들이 한 말조차 기억하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다만 그대들의 표정은 선명하여, 제 영혼과 함께 살아남았습니다. 땅에 묻히지 않은 유일한 것입니다. 그대들은 떠났지만, 이 세상은 여전
나의 주인, 당신이 괴로워하는 모습을 지켜볼 수밖에 없는 까닭에, 당신의 파편에 불과했던 나도 괴로움을 알게 되었고 슬픔을 이해하게 되었어. 인간들은 당신이 어떤 존재인지 모르면서도 그들의 잣대로 판단하고 그 틀에 맞추어 당신을 가두었지. 조금이라도 자신들의 기준에서 벗어나면 당신을 악신이라 배척할 것이고. 그래, 어쩌면 악신이라 부르는 게 나을 수도 있겠
그대들은 상위의 존재를 상상해본 적 있나요? 인간들은 우리더러 상위의 존재라며 숭배하지만, 그대들도 우리의 부족함을 알고 있지 않습니까. 우리는 인간에 비하면 여러 면에서 우월할 수는 있으나 결코 전지전능하지는 않습니다. 허면 우리보다 우월한 존재는 전지전능하지 않을까요? 인간들은 우리 신들이 천지를 창조하고 만물을 형성한 줄 알지만, 실제 우리는 이
그대들과 함께한 지도 어느덧 수백 년이 되었습니다. 제가 무엇인지조차 잊은 채 모래 위에서 깨어난 뒤, 그대들의 보살핌 덕에 제 앞가림 정도는 할 수 있을 만큼 성장했습니다. 그대들은 저를 빛이라 명명하였고, 그대들의 말에 따라 저는 빛이 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허나 빛이라는 것은 너무도 추상적이고 모호한 존재인지라, 그대들이 명명한 빛과 제가 되고
이 세상의 모든 존재에겐 정해진 목적이 있습니다. 왕에게는 나라를 평화롭게 통치해야 할 숙명이 있고, 백성들은 그런 왕의 치세에서 질서를 유지해야 합니다. 그렇지 못할 경우 그 나라는 멸망으로 향해 가지요. 동물에게는 정해진 생물만을 섭취해야 할 제한이 있고, 약자를 보호하기 위해 무리를 이루고 소통해야 할 의무가 있으며, 이를 어긴다면 그 동물은 멸종하게
이 편지를 읽을 그대 행복하여라. 그리고 이 편지를 읽지 못할 그대 역시 행복하여라. 이 마음을 그대의 심려 없이 내려놓을 자신이 없기에 나는 먼 길을 떠나려 한다. 가장 먼 곳으로 향하는 배에 몸을 싣고, 보이지 않으면 마음도 멀어진다는 옛말을 믿고 싶다. 누군가 받아줄 거라 믿고 밖으로 뛰어내렸던 그날의 너처럼, 나 역시 엉뚱한 장난을 해보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