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성이 이번 라방에서 하고 나온 반지 이거 아니야?

잡담 | 하성이 이번 라방에서 하고 나온 반지 이거 아니야?


익명 | 어센트 게시판 | 조회 245,493 | 추천 112 | 20XX/XX/XX XX:XX 등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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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초 뮤비 촬영 로케때문에 다같이 스위스 갔을 때 면세점에서 산 거 (비하인드에 다 나옴)

애초에 약지에만 낀 거 아니고 다른 손가락에도 반지 끼고 나왔는데 연애다 뭐다 궁예 진짜 지랄 제발 그만~!!!!!!

이름없음 @jeioqweit3234

하성아~~ ㅋㅋ 왼손 약지에 있는 그 반지 뭐야? 여친 생겼어? ㅋㅋ 이제 아이돌이 하기 싫어? 대놓고 커플링 끼고 나오네 하성이는 팬들이 만만해? 나이 좀 찼다고 이제 연애하고 싶은 거야ㅋㅋ? #하성 #은하성 #어센트 #어센트_트친소

. 🔒everyforc

아 ㅆㅂ 존나 정병와 말이 비하인드에서 사는 것까지 다 확인했으니까 괜찮다 이지랄이지 솔직히 그걸 우리가 어케아는데 씨발 여친 주려고 산 거면 어떡할건데 어떡할거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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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됐다 걍 둬라 정신병 온 애들 더 붙어서 지랄하기 전에 판 시끄러워지는것보다 걍 묻는게 낫지 일단 쉬쉬해

. 🔒everyforc

아 씨발 우리 오빠 스물여덟이라고 냅둬라 하 진짜 지랄난 애들 많네

쟈몽 @jjjj_m0ng

얘들아 약간 유사 초상난 판에 진짜 미안한데 …

셩 라방에 저 반지 차녕이가 맨날 목에 걸고 다니는 거 아니야? 씨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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쟈몽 @jjjj_m0ng

차라리 누가 나보고 알페스에 미친 새끼라고 욕 좀 해 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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쟈몽 @jjjj_m0ng

얘들아? 대답해. 제발. 대답하라고. 아니라고 말 좀 해보란 말이야. (아냐사실제발하지마X발….)

쟈몽 @jjjj_m0ng

아 이 X발 공개연애 진짜 규탄한다 너네가 이러고도 아이돌이냐? 그만해라 진짜

“…찬영이랑 맞춘 거라고 인스타 올릴까요?”

핸드폰 스크롤을 쭉 내리던 하성이 조금 어색하게 웃었다.

“아니, 일단 그렇게는 올리지 말고….”

“죄송합니다….”

“아냐, 이게 무슨 잘못이겠니.”

한숨을 푹 쉰 매니지먼트실 실장이 손을 내저었다. 수면 위로 기사화가 된 것도 아니고, 라방에 커플링(으로 추정되는 반지) 좀 끼고 나온 게 전부다. 그마저도 팬들만 알아채서 쉬쉬하는 중이니까, 과하게 대응해서 오히려 좋을 게 없었다. 반지는 악세사리 류로도 많이 끼니까, 고작 그걸로 잘못했다고 뭐라고 하기도 좀 그랬다. 무엇보다 진짜 커플링도 아니고, 막내랑 맞춘 우정 반지라는데 뭐 어쩌겠나. 실장의 입에서 한숨 소리가 흘러나오자, 하성의 옆에서 말없이 서 있던 찬영이 슬그머니 반 발짝 앞으로 나와 그 앞을 가로막았다. 꼭 뭐라고 할 거면 저한테 하라는 기세였다. 실장은 헛웃음을 삼켰다. 서로한테 이렇게까지 각별한 걸 보면 웃기지도 않았다.

이번 일로 논란이 난 걸 파악한 매니지먼트에서 하성을 불러내자마자, 당사자보다 더 잽싸게 달려 나와 자신과 맞춘 우정 반지라며 열심히 맏형을 변호한 막내였다. 평소답지 않게 말이 길어지는 모습이 낯설었다. 실장의 뒤 파티션 너머에서 홍보팀 대리 하나가 쭉, 몸을 빼고 옆자리 같은 대리에게 속삭일 정도였다. 나 찬영 씨가 저렇게 혼자서 길게 말하는 거 진짜 오랜만에 보는 것 같아. 30분 전과 지금의 구도가 완전히 똑같았다. 답지 않게 실장 앞에 선 하성의 앞을 반 발짝 가로막고, 자신의 목에서 목걸이를 꺼내 보이며 똑같은 물건임을 열렬히 설명했다. 그리고 그걸 확인한 실장의 반응.

‘…아, 그, 그래. 찬영아. 다행이네. 그런 거면 걱정할 이유가 없네~하하!’

얘들아, 연애를 할 거면 차라리 동성연애를 해. 데뷔 초에 어센트 애들(당시는 데뷔조였다) 모아놓고 자신이 그렇게 선언하던 기억이 선명하긴 한데……그래도 이게 맞나? 싶었다.

그치, 적어도 동성연애를 하면 디X패치 기사는 안 터지니까. 열린교회 닫힘인 이 퀴어 강국 대한민국에서는 길거리에서 동성 키스를 하는 사진이 찍혀도 친구예요~하고 변명하면 ‘와 정말 친구끼리 사이가 좋나 봐!’로 넘어갈 수 있으니까. 요즘 같은 시대에는 뭐 그렇게 드문 일도 아니고, 무엇보다 방송가에는 더더욱 흔하게 널려 있는 게 동성연애다. 근데 얘들아, 그게 그룹 내 동성연애를 하라는 뜻은 아니었단다. 무엇보다 헤어지면 그룹 활동 어떡할 거니, 너희. 그룹 분위기 X되면 대처할 수 있어? 그런 말들이 입안에서 어지럽게 뱅글뱅글 헤엄을 쳤는데, 차마 뱉질 못했다. 더 정확히는 뱉지 않게 이성으로 간신히 틀어막았다.

“팬들 선에서 어디서 어떻게 산 반지인지 이미 다 찾아내고 있을 거야. 너무 과민하게 반응한다는 인상 주지 말고, 어차피…….”

하하, 어색하게 웃은 실장은 책상 위에 올라와 있는 탁상달력을 쭉 끌어와 다음 달 일정을 확인했다. 다음 주 수요일, 컴백 티저 공개. 그로부터 다음 주, 컴백 무대. 그리고 결연하게 말을 이었다.

“다다음 주에 컴백이니까. 그 정도는 컴백 티저로 묻어버리자. 너흰 신경 쓰지 말고 다음 앨범 준비랑 연습에 집중해. 알겠지?”

넵, 깍듯하게 인사한 찬영의 뒤로 하성이 같이 꾸벅 인사하고 자리를 떴다. 실장은 두 사람이 사무실 문을 닫고 나가는 것을 완전히 확인한 다음에서야, 한숨을 깊게 내쉬며 털썩 의자에 앉았다.

데뷔조 시절부터 유독 속 안 썩이는 녀석들이었다. 나이에 비해 유독 어른스러워 믿음직스럽던 찬영은 물론이고, 성격 좋고 세심해 주위 동생들까지 꼼꼼하게 잘 챙기던 하성은 이미 데뷔 경력까지 있어 사고 칠 일은 없으리라 생각했다. 괜한 반항기나 엇나가는 일 하나 없이 말도 잘 들었다. 유독 사이도 각별했고, 그만치 서로가 서로를 잘 챙기기에 암묵적으로 매니지먼트실 내에서는 ‘찬영이 케어는 하성이한테 맡긴다’ 이런 분위기까지 있을 정도였다. 데뷔 이후 순조롭게 활동해 오면서 밖으로 이상하게 나도는 일도, 한눈파는 일도 없어서 크게 신경을 안 썼더니…….

이런 초대형 사고를 칠 줄이야.

그룹 내 연애라니, 연애라니!

그룹 내에 아직 덜 터진 다이너마이트를 품고 있는 기분이 들었다. 이게 만약 잘못된 방향으로 터지기라도 한다면……아찔했다. 실장은 손에 얼굴을 파묻고 다시 한번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이렇게 된 이상, 어떻게든 관계가 잘못 굴러가지만 않게 해달라고 기도하는 수밖에.

그리고 카메라를 조금 돌려, 사무실 밖의 복도.

“미안해, 찬영아. 형이 깜빡 잊었다. 빼고 라방 켤 걸 그랬지?”

진짜로 커플링 그런 거 전혀 아닌데, 괜히 팬 분들 오해하셨겠다. 중얼거리는 하성의 얼굴이 약간 어두웠다.

“아니야, 괜찮아. 형 잘못은 아니잖아.”

“그렇게 말해줘서 고마워, 우리 막내. 늘 찬영이 덕에 힘이 되네.”

순하게 웃는 얼굴이 오늘따라 유독 헐렁한 것 같기도 하고. 찬영은 눈을 조금 깜빡이다가 고개를 가로저었다. 데뷔 초부터 지금까지 분명 으레 자신이 사고를 치면 이 형이 수습해주는 구도였어서 그런지, 상황이 조금 낯설었다. 하지만, 내심 친밀한 사이에게만 빈틈을 자주 보여주곤 하는 하성의 허술한 면을 목격한 게 기쁘기도 했다. 그걸 제가 나서서 변호해 줄 수 있다는 것도, 어쩐지 나쁜 기분은 아니었다.

목에 걸려 있는 반지를 옷 안으로 집어넣고, 하성의 손을 붙잡아 끌어왔다. 왼손 약지에 반지가 가느다란 은색 반지가 도드라져 있었다. 찬영은 그것을 손끝으로 조금 문질러 보았다.

엄청나게 비싼 값을 하는 물건도 아니었고, 보석이 박혔다던가 화려한 것도 아닌 실버 링이다. 오히려 그런 물건이었기 때문에, 잘 덧대 마음을 감출 수 있을 것 같아서 답지 않게 말해 봤다. 형, 이거 같이 맞추자. 응, 우리 같이 활동한 지도 몇 년 됐으니까…우정 개념으로. 이 반지 예쁘니까, 패션용으로라도. 더 욕심을 낼 생각은 없었을뿐더러 검지와 중지에는 자주 협찬용 반지가 위치해야 하는 일이 잦았으므로, 반지는 소지에 들어갈 사이즈로 맞췄다. 다만 요 몇 주간 활동을 대비하느라 빡센 다이어트가 이어지며 하성의 살의 조금 더 내린 것이 화근이었다.

형은 그런 거 안 해도 되는데. 찬영이 거듭 그렇게 말했음에도 불구하고 컴백이 다가온 만큼 빡빡한 식단 조절과 관리가 뒤따랐다. 그렇게 몇 주, 아니나 다를까 반지를 만지작대던 하성이 말문을 열었던 것이다.

‘찬영아, 이거 조금 헐렁해졌어. 잃어버릴까 봐 불안해서…이거 당분간만 여기 끼고 다녀야겠다.’

스타일링 팀에 목걸이 줄 좀 구해달라고 해야겠네. 중얼거리며 시선을 돌리는 하성의 뺨에, 찬영의 시선이 곧게 꽂혔다. 한 번도 품어본 적 없던 욕심이 보답받은 기분이었다. 저 반지가 약지에 갈 거라곤 기대조차 한 적이 없었는데. 그야 혼자서만 간직하고 있던 마음이었으니까. 더 욕심내 볼 생각도 없이, 그냥 옆에서 같이 활동하고 챙겨주고 챙김받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좋았으니까. 그렇지만, 진짜 사귀는 사이도 아니고 고작 해봐야 우정 반지를 잠깐 약지에 끼는 속임수 정도로도 심장이 뛰는 것은……. 아, 정말이지 어쩔 수 없는 것이다. 짝사랑이라는 것은.

“찬영아? 저기……찬영아?”

상념을 되새기느라, 손을 쥐고 있는 시간이 길어졌다. 혹시 이상해 보였을까 싶어 찬영이 급히 손을 놓았다. 반지를 매만지던 검지 손가락 끝이 유독 뜨거웠다. 아니, 맞닿은 손의 살갗이 조금 뜨거운 듯도 했다. 혹시 들켰을까, 너무 부담스럽게 굴었을까. 평소의 자신답지 않은 걱정이 머리를 채웠다. 딴청을 피우기 위해, 눈을 내리깔았다. 시선을 피한 채로 한 걸음 앞장선다.

“…연습하러 가자, 형. 응. 실장님 말대로 곧 컴백이니까.”

“아, 응. 그래야겠네. 얼른 돌아가자.”

뒤에서 수긍하고 뒤따라오는 말투만큼은, 평소와 똑같이 나긋나긋하다. 그 탓에, 보지 못했다. 하성의 흰 피부 위로 귀와 목 뒷덜미만 새빨갛게 달아오른 것을. 찬성은 입안으로 침만 몇 차례 삼켰다. 약간 속이 탔다.

…지금쯤 무언가 거하게 오해하고 있을 매니지먼트 실장이 보았다면, 몹시 안심했을 법한 광경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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