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레이어 비올레 절망편 - 트위터 썰 백업
근데 이제 밤라헬이 있는
개얄팍캐해
캐릭터메인테마무시
성장부정 (애 마인드가 5살)
소년만화라 힘들겠지만 밤이 완전히 와르르쾅쾅 무너져서 빛을 잃는 게 보고싶다,,,
탑을 함께 올라가는 소중한 동료... 그간 밤의 선택을 존중해주던 동료들에게 감정적인 면모로 비난받거나 해서(열일하는 트메가 가질 수 없다면 부숴버리겠다는 마인드로 슬레이어가 돼서 운명에 저주 걸었을 듯) 무너지고 비올레를 연기하는 밤이 아닌 정말 비올레로 살아가는 거임...
자신의 근본을 가장 소중한 사람들한테 부정당해서 감정을 숨기고 억눌러 자신을 잃게 됨 남들의 기대대로 슬레이어의 권좌에 오르고 슬레이어의 문양을 걸치는 데에 아무런 거부감도 없어짐 관리자와의 계약을 스스로 파해버린 뒤에는 층 전체에 검은 신수의 비를 내려 손 한 번 대지 않고 한 층의 모든 생명을 멸절시키는 그야말로 퍼그의 신
(이명이 검은비 폭풍 재해면 나 죽을 거임)
화련이나 쿤이랑 다닐 때 쥬 비올레 그레이스의 이름으로 자하드와 10가문에 핍박받는 주민들 구해줬을 때 주민들이 눈물 흘리면서 장차 이 탄압에서 우리를 구해주실 슬레이어님, 구원자, 퍼그의 신이라고 그 이름을 연호하며 조아리는 일이 생길 것 같은데 그때 당황하면서도 이들을 전부 구했다는... 약간의 자긍심 또 다른 이들을 구하고 싶다는 마음이 샘솟아 아무 말 없이 바라보다 가장 앞에 나선 이의 상처를 어루만졌는데 사람들은 온화한 카리스마에 감읍해하고 화련은 뒤에서 "벌써 신이 다 됐네. 내가 본 미래보다 조금 빠른데." 해서 밤이 깜짝 놀라고 쿤이 꼽 오지게 줬을 듯 화련이 본 미래가 비틀리고 밤이 운명에 순응해버릴지도 모른다는 불씨였을 텐데 밤한테 무너질 계기가 원래는 생기지 않았을 거라 화련도 그냥 넘겼을 거고 그 환호와 영예의 목소리들이 신수의 빗줄기에 꿰뚫리는 비명과 겹쳐 들리면 완전히 비올레가 되어버린 밤도 터져나오는 검은 눈물을 흘리는 것임...
사실 밤도 화련의 말을 나쁜 장난으로 여겨서 놀랐던 게 아니라 자신이 '구원'하는 자가 된다는 생각을 일순 품었다는 데에 섬짓해서 놀랐을 듯 비올레가 동료라는 인질이 없음에도 스스로 그 행위를 멈출 수 없는 이유는 그것 때문... 그 많은 사람들이 자신에게 감사를 표하고, 자유롭게 해줄 거라 믿고, 구원자라 부르고, 추종하고··· 그 기대를 더는 망치고 싶지 않았기 때문
그래서 라헬보다도 소중했던 동료가 더는 없는 밤은 포기해버리고 비올레는 타락함 (화이트 깔깔대는 소리가 여기까지 들리네)
보다못한 하진성이 도망치게 해주겠다고 퍼그에서 나가서 다시 시작하라고 권유해도, 카라카가 더는 후배 슬레이어가 형세를 어지럽히는 꼴은 못 봐주겠다고 철갑나무 들이대면서 위협해도(역시 비올레 걱정하는 거지만) 비올레는 퍼그에 남음 정확히는 그들이 준 선택지를 거부한 게 아니라 자신의 의지로 무언가를 선택하지 못하게 된 것에 가깝지만…
그리고 어느날부터 밤의 머리 위에 무언가 부유하는 것이 생김 화이트가 가졌던 '부덕하나 시체 위에 선 군주'의 증표 황금으로 장식된 검은 왕관이 밤은 그래서 누구의 접근도 거부하고 거울 속의 자신은 또다시 눈을 가린 장발과 퍼그의 문장, 냉혹한 자의 왕관을 진 절망적인 모습이었음 화련은 그 뒷모습을 보면서 읽히지 않는 미래에 대해 고민함
하지만 더욱 썩어 문드러진 건 밤의 속이 아니었을까 적청바리, 리바이어던, 수억의 영혼들 그 모든 것이 밤의 힘에 잡아먹히고 그 옛날 자신이 가장 혐오하던 자신(비올레)의 앞에서 정의했던 자기자신(밤)은 형체도 남지 않음 비올레만이 텅 빈 지옥에서 자신이 가장 싫어하는 모습으로 사무치게 외로워하고 있었을 뿐
근데 간지는 쩔 것 같다
본격적으로 자하드가와의 전쟁의 불씨가 되는 비올레 원해 그것도 라헬에 의해서
라헬이 아를렌 팔아서 자하드랑 모종의 거래를 하고 의도적으로 비올레 앞에 나타났다 사라짐 슬레이어가 된 후 단 한 번도 자신의 의지로 움직이지 않았던 밤은 그때 처음으로 눈에 초점이 돌아옴 라헬을 아직 좋아해서도, 혹은 이성으로서 사랑해서도 아니고 라헬과 같이 있어야 한다는, 그래서 따라가야 한다는 어린 밤의 마음만 남아서 비올레는 주변 정세는 헤아리지 않고 막무가내로 라헬을 찾으러 자하드궁에 감(분위기 겁나 흉흉해서 누가 보면 거의 잡아오려는) 그냥... 라헬과 단 둘만 있었을 때가 가장 행복했으니까 아무 걱정도 슬픔도 없이, 라헬이 떠날 때 조금 아쉬웠을 뿐이고 언제나 라헬 생각으로 즐거웠을 때였으니까
무슨 일로 그렇게 즐거웠는지는 이제 조금도 기억나지 않았지만 그때는 행복했었던, 것 같았으니까
억눌려 분출된 적 없었던 감정이 목표를 가지자 탑의 천장을 무너뜨릴 듯 폭주하기 시작함 단지 동경하던 사람이자 이제는 자신보다 약한 오랜 악우를 만나러 가는 것뿐이었는데도 비올레-밤-의 감정에 반응한 신수가 폭풍우 같은 검은 오브를 형성함 층 전체에 비를 내릴 정도의 신수장악력을 가졌-다고 날조했-으니 존재 자체로도 주변의 신수 농도를 높일 정도였을 듯 라헬은 사람들의 뒤쪽 등대에 앉아있었음 밤조차도 약간은 신경쓰게 만들 강자들이었는데, 라헬이 자하드왕과 거래하면서 받은 1회성 동료- 자하드 친위대임 라헬은 그들을 자신의 '소중한' 동료라고 소개함 비올레에게 그들의 존재는 큰 의미가 되지 않았음 층의 모든 신수들이 밤에게 반응해 휘몰아치고 농축되고 농축돼 뚝 뚝 끈적하게 방울질 정도로 모임 주변의 신수 농도는 탑의 그 어느 곳보다 높은 압력에 다다름 그때 라헬이 그 압력을 견디지 못하는 듯 자신의 목을 움켜쥐고 컥컥대며 비명을 지르기 시작함 ‘비올레’에게는 상관 없었지만 라헬을 찾아 달려온 건 라헬이 모든 것이었던 ‘밤‘이었음 밤은 깜짝 놀라 몸이 굳어버림 그럼에도 뛰어난 파도잡이는 몸이 움직이지 못하면서도 오브를 해체하는 정신력을 발휘함 밤이 경직된 사이에 라헬은 어두운 안쪽으로 도망치고 밤은 그 후에야 식은땀이 흐르는 주먹을 움켜쥠 자하드 친위대라지만 전투 자세를 취하지 않고도 얼마든지 그들을 죽일 수 있었음 가장 날카롭고 간결하고 효율적으로 밤은 시체를 뒤로 하고 라헬을 쫓아감 꼭 그날 같았음 태어나 처음 알았던 절망 자신의 모든 것이 자신을 버리려 한다는 두려움 무력하고 약한 자신은 다만 그 뒤를 쫓아갈 수밖에 없었음 별을 보기 위해 탑을 오르려는 어린 여자아이를 잡았을 때처럼, 밤은 손을 뻗어 라헬을 붙잡음 신수강화를 했으니 그 정도로 힘들 리가 없는데도 라헬을 넘어뜨린 밤은 숨을 몰아쉬고 있었음 심장이 너무 빨리 뛰어서 밤은 쥐어짜내듯 말을 뱉어야 했음
-어딜… 가는 거야…! 라헬…!
라헬은 일그러진 밤의 얼굴을 보며 웃고 있었음 기대로 금색 눈을 반짝이며 라헬은 밤에게 손을 뻗음
-밤, 내 '소중한' 동료들을 죽인 거니? 네 손으로?
지금의 밤은 수십억의 사람을 멸절시키고도 무던할 만큼 피폐해져 있었고, 과거의 반짝임과 사랑스러움은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어둠에 가까워져 있었음 라헬은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처럼 웃었음 밤이 이렇게 빛을 잃은 것이 너무나도 기쁜 것처럼 밤의 절망이 자신의 별인 사람처럼
-밤, 너는 마치, '작은 괴물'이구나.
다시 만난 이 순간에까지 라헬은 오로지 밤을 상처입히기 위한 말부터 꺼냈음 너무도 서럽고 아픈 사실이었고 라헬은 밤의 고통을 손으로 느끼려는 듯 밤의 얼굴에서 흘러내리는 눈물을 닦아줌
-라헬, 묻고 싶었어. 왜 그때 날 밀었던 거야? 나의 말, 나의 글, 나의 생각, 내 모든 것이 너의 것이었는데-
-그래, 밤. 네 모든 것은 내 것이었어. 네 힘, 네 운명, 그 모든 것이 나의 것이어야 했다구.
-너는, 또 그런 영문 모를 소리를- 그런 건 나한텐 아무것도 아니야. 그런 건 이유가 될 수 없어.
-모르는 척하지마, 밤! 세상의 모든 것이, 모든 이야기가 너를 위해 존재해. 내가 그걸 얼마나 갖고싶어 했는데. 그것이야말로 내 모든 것이었어!
-그럼 나는, 너에게 뭐였어…?
-너는 세상 밖에 남겨진 소년, 놀기 좋아하던 작은 남자아이, 나를 빛이라고 불러주던 친구, 그리고- 특별한 운명을 타고난 축복받은 존재, 내가 원하는 걸 모두 가지고도 전혀 행복해하지 않는 위선자, 괴물-! 널 저주해, 밤!!
그렇게 말하는 라헬의 얼굴이 점점 일그러졌음 밤은 멍한 얼굴로 라헬을 바라보기만 함 그것들은 밤이 원한 게 아니었음 밤이 뺏어가지도 않았음 밤도 라헬을 쫓아가며 수많은 것을 빼앗겼고 일부는 라헬에 의해 영영 잃어버리기도 했음 마음을 지탱해주던 사람들도 이제는 없고 끝내는 자신마저 잃어버렸음 자신과 마주하고 있는 라헬도 그걸 알 텐데, 자신이 모르는 사실들(아마 이 시점에서는 밤도 알게 됐겠지만 스스로 외면했을 탑과 운명에 관한 비밀들)을 열거하며 자신을 증오하는 것은 밤 자신이 라헬의 것을 빼앗아서가 아니라 단순히 라헬에게서 미움받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을 깨달음 인간의 이유 없는 미움은 자신의 손으로 되돌려놓지 못함 사실은 조금쯤 가지고 있었던 희망, 바람이 완전히 무너지는 순간 밤의 주변에서 신수가 일렁임 무언가 폭발하는 듯한 기색도 아니었고 밤이 공격 의사로 방을 만들지도 않았지만 공간에 퍼진 신수가 밤에게 동조하듯, 세상이 밤의 편을 드는 것처럼 느리게 뭉치고 일그러지고 라헬을 배제하듯 움직임 밤은 여전히 초점을 잃은 눈으로 중얼거림 라헬의 대답은 필요없고 자신이 하고 싶은 말만을 읊조리듯
-나는… 네가 ‘나보다 더 좋아하는 것’들이 싫었어. 내 힘도, 운명도, 네가 언제나 입에 달고 살던 별님도 전부 싫어졌어. 우리가 함께 있던 그곳에서 도망친 네가 아직도 미워. 너를 정말로 적이라고 생각한 적도 있었지만… 그래도 나는 너와 있고 싶어, 라헬. 그때로 돌아가고 싶어.
-하아, 하… 하핫! 밤, 그래서 지금의 나는 뭐니? 예전에는 친구, 다시 만났을 때는 적, 지금의 나는 너에게 어떤 존재니?
-너는, 너는…
공간이 빠르게 높아지는 신수의 농도로 왜곡되기 직전 급작스럽게 헤돈이 규칙을 헤집고 나타남 헤돈은 또다시 밤의 눈앞에서 라헬을 빼앗고 소년을 탑의 필요-확장으로 이끎
충동과 얼룩진 감정으로 성사된 만남이었지만 외부에서는 다른 의미로 받아들여졌음 본격적으로 왕가에 위협을 가하고 있는 슬레이어가 단신으로 자하드궁에 쳐들어와 난동을 부린 사건이었으니까 라헬을 미끼로 밤을, 슬레이어를 끌어들여 전쟁의 명분으로 삼고 탑의 주민들의 동조를 얻어 퍼그를 토벌하려는 자하드와 라헬의 계획이었던 것
이때쯤에는 가시도 의태했음 좋겠다 적색삼안을 모욕하는 퍼그의 문장을 달고 밤은 가장 되고 싶지 않은 모습으로 자하드를 찌르러 가는 거임 이유도 모르는 채로, 이제는 이유도 알고 싶지 않은 채로 저 위에는 자신이 원하는 것은 아무것도 없고 그것을 알고 있을 텐데도
그리고 때마침 제단에 명령이 떨어짐 당연하게도 세 가지 명령의 중심에는 밤이 있었음
왕의 명령으로 이하 세력과 사람을 멸하거나 죽여라.
하나
모든 반자하드 세력
둘
모든 비선별인원
셋
모든 탑의 어둠
헤돈은 라헬을 안전한 곳에 데려다 줌 라헬은 그제야 긴장이 풀려 주저앉음 헤돈에 의해 그 자리를 떠나기 직전 마지막으로 본 밤은 울고 있었고, 작아 보였으며, 괴물 같은 힘으로 주변의 모든 것을 파괴하면서도 고요하게 절망하고 있었음 두렵지만 라헬은 밤의 절망에 해냈다는 희열 또한 느꼈고 헤돈의 목소리에 고개를 들었음
-정말 큰일날 뻔했네요! 소녀분, 괜찮으신가요?
-왜… 왜 저를 구한 거죠? 저는 이제 아를렌의 예언에 나오는 주인공이 될 수도, 탑의 문을 열 영웅도 될 수 없는데...!
-묻고 싶은 게 있었거든요. 지금의 소년분은 그렇게 빛나지 않는데, 왜 그걸 소년에게 다시금 상기시켜준 건가요?
-그냥…. 말하고 싶었을 뿐이에요. 밤에게.
-풀죽어있는 밤소년에게 괴물이라고 말하고 싶었다는 건가요?
-….
-아하, 그거군요. 분풀이. 밤소년이 빛나지 않게 되면 소녀분이 소년보다 빛나 보일 거라고 생각했는데, 막상 당면하니 그렇지 않아서 괜히 소년분에게 열등감을 해소하고 싶으셨던 거군요?
-…!
-으-음. 나쁘다고는 하지 않겠습니다. 결론적으로는 제 목적과 맞아 떨어졌으니까요.
-저는, 저는 이제 뭐가 되는 건가요?
-소녀분이요? 소녀분은- 아무것도 아니죠. 예나 지금이나. 한결같이 힘 없고 추악한 소녀입니다.
다만-
탑이 필요로 하는 소년에게만은 가장 빛나는 별이었을 뿐이죠. 이제는 아니지만요.
아마 사랑이나 연인은 아니었겠지… 역시 동경?
밤의 동경이 부담스러웠을지도 몰라 자신은 아무것도 아닌데 밤은 자신을 자꾸 대단한 사람처럼 만드니까
그래서 이유를 붙여서 밤을 밀어내고 뒤늦게 자신을 대단한 사람으로 만들려는 것 같기도 했음
밤은 타인을 변화시키는 사람이니까
댓글 0
추천 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