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마이/카구레이] 리본

lumination by 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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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 후, 시간 어떠냐는 하토리씨의 연락에 찾아온 바. 마침 마시고 싶었던 기분이라 흔쾌히 찾아온 평소와 같은 바에는, 하토리씨는 커녕 '왜 왔어'라며 맞아주는(?) 카구라씨가 혼자 있었다. 먼저 제안했는데 늦어질 것 같아 미안하다는 연락을 준 하토리씨에게 답장하고, 카구라씨의 옆에 앉아 마시고 싶었던 술을 주문했다.

카구라씨와 단 둘이 있는 것은 어색하지 않지만, 자신도 그도 성격이 사교적인 편은 아니라 대화가 매끄럽게 이어지지는 않았다. 그것보다, 아까부터 이쪽을 보고 있는 카구라씨의 시선이 신경 쓰이는데. 설마, 오늘도 피해 갈 수 없는 패션 체크인 걸까? 아니야, 겁먹을 필요 없어! 오늘은 새로 개시한 블라우스를 입었으니 괜찮을 거다. 아마.

"...저기, 혹시 오늘 별로인가요?"

"갑자기 뭐야?"

"아, 아니, 착각이었으면 죄송해요."

"........."

잘못 집은 걸까? 다른 얘기로 주제를 돌려야겠다 싶어 눈치를 보고 있으면 그는 한숨을 내쉰다.

"이제 너한테 뭐라고 하기도 지쳤지만, 역시 신경 쓰여"

"여, 역시 별로인가요??"

"아까부터 거슬렸으니까, 가만히 있어"

응? 이쪽을 향해 앉은 카구라씨의 손이 다가와 블라우스의 리본을 잡아당긴다. 잠깐, 이 블라우스는 리본끈이 이어져서 전부 풀면 맨살이 보일 텐데! 당황스러워 물러나려 해도, 앉은자리에서는 피할 수 없다.

"카,카구라씨!?"

"시끄러워, 작게 말해도 들려"

'왜 그렇게 기운이 좋은 거야?'라며 불평하는 카구라씨는 전혀 신경 쓰지 않는 듯. 리본의 매듭을 다시 묶어 낸다. 그래, 카구라씨는 어차피 신체 사이즈는 물론 내 체중 같은 것도 바로 간파해내니까... 이제 와서 의식할 필요도 없어. 응! 그렇게 자신에게 최면을 걸며 진정하고 있으면――

"이런 곳에서 대담한걸, 카구라."

"하, 하토리씨"

"시끄러워, 그런 거 아니니까"

"그런 거라니, 나는 별말 안 했어?"

"그런 말이 쓸데없이 짜증나"

싱글벙글 웃으며 재밌어하는 하토리씨에게 뭐라 하면서도, 카구라씨는 끝까지 내 리본을 예쁘게 묶어주어서, 나는 왠지 집에 돌아가서도 리본을 풀기가 아까운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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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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