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하
지랭 조각글 by 모지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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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발바닥을 마주대고 선 네게, 나는 별똥별의 비행을 낙하라 말할 수 있는가. 나의 추락은 곧 너의 찬란이 되어 자꾸만 아래로 떨어지는데, 그것을 나는 감히 추락이라 부를 수 있을까. 거짓말처럼 우리가 함께 딛은 땅은 차가운 쇠벽과 같다. 그 벽과 같아서 우리는 함께 낙하할 수 없다. 그래서 나는 네 그림자처럼, 또 너는 내 그림자처럼 서로 다른 발을 꼭 같은자리에 딛을 뿐이다. 불행하게도 우리의 발바닥은 절대로 떨어지지 않는다. 떨어지지 않아서 우리는 서로를 안을 수 없다. 그러니 나는 네 머리로 솟아오르는, 떨어지는 내 별똥별의 비행을 지켜볼 뿐이다. 나의 추락은 곧 너의 찬란이 되어 자꾸만 네 머리 위를 지나가는데. 나와 발바닥을 마주대고 선 너는, 내 별의 추락을 비행이라 말해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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