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TFP] 희미하게 깃든 당신의 염려를 안다

2021 인스턴트 조각글 옵라 기반 휠라 센가버스

-거봐요, 내가 말했잖아요. 이건 안될 거라구. 

-조용히 해, 휠잭. 

지금 그게 걱정해주는 사람한테 할 말입니까? 휠잭은 몸 전체를 도는 에너존이 뜨겁게 타오르는 것을 느끼며 몸을 일으켰다. (비록 날라리같이 굴기는 하지만) 휠잭도 어느 정도는 과학적 지식-이 문제는 과학과 약간 거리가 있으나-이 있는 전문가였다. 이 정도 노력에도 안되는 것은 안 된다, 그에게도 훤히 보이는 사실이니 저 메딕이라고 모를 리는 없었다. 

-이대로 널 내보낼 수는 없어. 

어깨를 꾹 밀어 다시 눕히는 메딕의 손으로부터 그는 알 수 없는 안정감을 느꼈다. 

-왜, 폭주해서 난동피울까봐? 

-아니. 

단호하게 대답하는 그의 푸른 안광은 먼 옛날 올스파크의 우물에서 뻗어나간 빛줄기 같았다. 일순간 휠잭은 안정감을 넘어 그의 목덜미를 붙잡고 끌어당기고 싶었다. 들끓는 열기가 이성을 짓밟으려 하고 있었다.

가끔가다 튀어나오는 충동은 늘 안정감으로부터 파생된 것들이었다. 그것도 전부 그로부터 비롯된. 나이가 많아서 그런지, 또는 센티넬의 본성 때문인지, 혹은 그가 늘 그리워하는 메크이기 때문인지는 몰라도 휠잭은 그로부터 느끼는 편안함을 기껍게 여겼다. 뻗을까? 아니다. 지금을 망치고 싶진 않다. 

-상위 가이드가 없는 지금, 상위 센티넬과 하위 가이드의 교감은 꼭 필요한 자료야. 비단 네 진정뿐만이 아니라도, 이 연구는 유용하게 쓸 수 있다고. 

휠잭은 그의 눈으로부터, 자신의 안위에 대한 염려 이전에 더 깊이 잠든 절박함을 읽어냈다. 

-여기 센티넬이 얼마나 있다고 그래?

-...너 말고 한 명, 더 있지.

-그래. 딱 한 분 더 계시죠. 

새삼 놀랄 것도 없다. 그는 늘 그런 메딕임을 모르는 오토봇은 없었다. 휠잭도 그걸 모르는 바는 아니었다. 그러나 센티넬이, 서로가 공명하는 가이딩에 제삼자가 끼어든 것 같다고 느끼기엔 충분했다. 

-라쳇. 

자신의 팔뚝을 붙잡은 손을 부드럽게 떼어내고, 겹쳐진 손이 안으로 파고들었다. 

-그럴 거라면 고작 이걸로 되겠어?

휠잭은 교차한 손가락이 내려앉은 손등을 당겼다. 달아오른 표면의 열이 상대방에게로 옮겨가는 일련의 과정, 시원하다고 일컬어지는 감각은 분명 공명과도 무관하지 않았다. 그는 투박하고, 흠집이 잔뜩 난 메딕의 플레이팅 위로 입을 맞춘다. 

-당신은 날 염려하지.

-난 가이딩이 필요하고.

오토봇의 위계질서를 떠나서, 솔직히 약간은 질투심이 드는 것도 사실이었다. 누구 좋으라고 그 오랜 시간을 함께했단 말인가? 차라리 어리더라도 더 일찍 만났다면 좋았을 텐데. 

-이리와요, Doc. 

휠잭은 박동이 한 번 주춤했음을 이미 느꼈다. 저 작고 미약한 파장에 스파크가 울리고 있었다. 얼마 남지 않은. 말라붙은 금맥에 남겨진 먼지투성이 원석. 역부족임을  알면서도 이미 시작된 공명을 멈출 방법은 서로가 모르는 체 할 것이다. 

생각보다 그는 순순히 끌려온다. '확실한 공과 사는 훌륭한 메딕의 덕목이지' 따위의 상념이 스쳐 지나가고 하관의 외피는 맞닿기 직전이다. 

당신은 센티넬을 염려하지. 

그러니

이건 공정한 거래야, 라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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