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테르 에고의 규칙

알테르 에고의 규칙 5화

리케

저도 대충 이야기는 들었어요. 요즘 들어 돈 스노우가 부하를 이용해 거리 곳곳을 돌아다니고 있다고.

샤일록

몸에 좋다, 고 무르에게 들은 적이 있지만… 그 벤티스카가 필사적으로 찾을 정도의 효능은 없을 거예요.

대체, 돈 스노우는 어떤 우스운 소문을 들으신 건지, 참.

리케

…아! 혹시, 그 사람이 감동한 나머지 과장으로 평판을 퍼뜨리고 있는 걸지도.

아키라, 샤일록

그 사람?

리케

샤일록은 이전, 패밀리가 아닌 사람에게도 키르슈 페르슈를 대접했다고 하셨잖아요.

샤일록

아아, 그러네요. 저녁 노을이 졌을 때, 이 지하에 헤매어 들어오신 분에게 한 번 정도.

매우 새파란 얼굴을 하고, 밤이 오는 게 무서워, 밤이 오면 괴로워져, 라고 말씀하시니까 방치할 수 없어서.

기분 좋은 술기운이, 무언가의 구원이 될 수 있다면 하고 생각했어요.

…밤이 무성하게 무서운 기분. 그건 어쩐지, 나도 알 것 같았다.

그때, 샤일록과 만나지 않았더라면, 분명 밤의 어둠에 삼켜지는 것 같은 기분에 덮쳐졌을지도 모르니까.

조금이나마 상상해봤다. 기억을 잃은 자신이, 터벅터벅 본 적 없는 거리를 걷고 있다.

안면이 있는 사람은 없다. 익숙한 풍경도 없다. 고개를 들면 땅거미가 쫓아온다. 그런 때에, 외딴 곳에 술집의 불빛을 발견했다.

아키라

(안에 들어가자, 샤일록에 미소짓고 있고…)

그건… 저라도 선전할 것 같아요. 이렇게나 몸도 마음도 치유되는 한 잔, 마셔본 적 없다고.

샤일록

기쁜 말을 하시네요. 그럼, 난동의 원인은 그런 걸로 해둘까요.

쿡, 하고 악역처럼 웃는 샤일록은, 달과 꽃을 가둬둔 것 같은 유리잔을 두 잔, 카운터에 늘어세웠다.

샤일록

리케와 아키라는 이쪽을. 열을 가해서 알코올은 날렸으니까요.

아키라

와아… 감사합니다.

마음 깊은 곳에서 말이 흘러 넘친다.

과거에 샤일록에게 키르슈 페르슈를 받은 사람도, 분명 이런 기분이었을 것이다.

샤일록

여러분, 유리잔은 드셨나요?

리케

네!

아키라

준비 완료예요!

샤일록

그럼. 저희들의 인연과, 아키라와의 만남을 축하하며…

전원

건배!


여송연을 문 남자

멋진 카지노였어…! 카드에 룰렛, 슬롯, 게임대도 딜러도 최고였어.

내부는 물론이오 손님도 좋아. 판테라 패밀리의 카지노는 소문과 다르지 않는군…

히스클리프

즐겨주셨다면 다행입니다.

하지만, 판테라의 오락은 이뿐만이 아닙니다.

여송연을 문 남자

…그렇다는 말은?

히스클리프

당신에게 안내한 건, 앞세계. 뒤에는 좀 더, 위험하고, 과격하고, 마음껏 자신의 욕망에 빠질 수 있는 장소가 있죠.

돈, 오락, 술… 그 밖의 것. 여기서는 말할 수 없는 소원도.

이 히스클리프에게 협력한다면, 이 거리에서 맛볼 수 있는 오락의 전부가, 당신의 것이.

여송연을 문 남자

호오…

들어주지. 무엇을 원하는가.

히스클리프

…단 하나, 묻고 싶은 게 있어.

어젯밤, 내 부하가 죽을 뻔 했어. 생명을 붙들은 그가 말하기를, 자신을 해친 건 당신의 패밀리였다고.

어째서, 내 부하를 습격했지?

여송연을 문 남자

……

히스클리프

소중한 패밀리가 상처입었는데, 아무런 손을 쓰지 않으면 판테라의 이름이 울지.

화려한 전쟁을 원하신다면, 응답하는 건 간단하지만… 그렇게 되면 적당히는 물 건너가겠지.

그러니, 이건 최소한의 자비다. 우선 너의 변명을 듣고, 피를 흘려야 하는지 판단하려고 해.

여송연을 문 남자

아, 아니… 아니야…!

히스클리프

아니야?

여송연을 문 남자

이쪽도, 너희들에게 싸움을 걸고 싶은 게 아니야! 하지만, 무리라고…!

아아, 이것도 그 녀석 때문이야… 꼭두각시를 데려온… 검은 실크 해트 그 남자… 읏.

그 녀석이, 죽은 자를 되살릴 수 있다고 하니까…!

히스클리프

죽은 자를, 되살린다고? 무슨 이야기지…?

여송연을 문 남자

젠장, 싫어… 싫어, 싫어, 밤이다, 밤이 온다…앗!

그 녀석이 말했던, 키르슈 페르슈. 그것만 마시면… 나도, 편해질 수…

우우… 아아아아앗!!!!!

히스클리프

! 눈동자가, 빨갛게 빛나…!

여송연을 문 남자

죽어어어어어어어!

히스클리프

큭…!

아서

히스클리프!

히스클리프

……읏.

여송연을 문 남자

그앗……아……

히스클리프

…후우. 지팡이 속에 숨겨둔 스턴건 덕분에 살았어.

아서

미안. 이러한 사태가 될 줄 알았다면, 역시 나도 뒤에서 도와줘야 했어.

히스클리프

사과하지 말아줘. 거래를 위해 일 대 일의 공간을 준비해달라고 말한 건 나잖아.

…단, 시노에게는 비밀로 해주면 고맙겠어.

자신이 외근하고 있는 동안에 내가 이런 짓을 하고 있었다고, 그 녀석이 안다면 분명 화낼 테니까.

아서

하하, 알겠어. 그래서, 그 자는 어떡할래?

히스클리프

눈을 뜬 이후에 다시 날뛰면 곤란해. 구속해서, 먼 곳으로 데려가 줘.

히스클리프

…하아. 다른 패밀리에게 얕보이지 않도록 행동하는 것도, 꽤 지치네.

하지만, 쉬기 전에, 오즈가 줬던 벤티스카에 대한 보고서를 읽어야만.

(그건 그렇고, 방금 전 남자, 확실히 상태가 이상했어… 그게, 소문의 폭한인가?)

(그는, 키르슈 페르슈가 무엇인지 알고 있는 듯한 말을 했어.)

(‘그것만 마시면’… 마치, 약을 마시는 것처럼. 내일은 암의사나 술집을 찾아가보자.)

(하지만, 무엇보다 신경쓰이는 건…)

…죽은 자를, 되살린다…

(의문의 폭한과, 키르슈 페르슈. …그리고 죽은 자를 되살린다고 하는 ‘무언가’)

(이 세 개에 무언가 관계가 있을지도 몰라…?)

그럼, 키르슈 페르슈를 찾는 벤티스카의 목적은…

기품있는 목소리의 남자

실례합니다. 시뇨르 히스클리프.

히스클리프

…응? 아아, 이 목소리, 라스티카인가. 무슨 일이야?

기품있는 목소리의 남자

드문 손님이 오셨기 때문에, 보고를.

벤티스카 패밀리의, 돈 스노우가 왔습니다.

히스클리프

뭐…? 알았어, 바로 들여보내.

스노우

그렇게 말할 거라고 믿고 있었다네.

히스클리프

읏… 돈 스노우.

스노우

라스티카라고 했는가. 그 자의 화술에는 사자도 고양이로 바꾸는 힘이 있구먼. 나도 무심코 어금니가 빠질 뻔한 참이었다네.

역시나, 재력과 역사를 자랑하는 판테라 패밀리. 좋은 망아지를 가지고 있구나.

히스클리프

하하… 감사한 칭찬을 받아 영광입니다.

(이게, 젊은 나이에 그 벤티스카를 장악한 남자… 틈을 보이면 잡아 먹힐 것 같은 압력이다.)

(하지만… 나도, 주눅들 수 없어.)

다시 소개하죠, 돈 스노우. 어서오세요. 판테라에.

이 히스클리프 블랑셰트가 상대하겠습니다. 오늘 밤은 어떤 용건으로?

스노우

호호호, 이야기가 빨라 좋구먼. 그럼, 본론으로 들어가지.

…히스클리프. 그대들도 키르슈 페르슈를 찾아다니는 것 같구먼?

히스클리프

꽤나 귀가 밝으시군요. 부정하지 않겠습니다.

당신들이, 우리들의 영역에서도 매우 열심히 찾아다니시는 것 같으시길래. 이쪽에서도 내버려둘 수 없어서요.

…그러나, 당신도 그것이 목적이었죠?

그렇게, 다른 조직에게도 키르슈 페르슈라는 것의 정체와, 소재를 찾아내게 하는 것이.

스노우

…음. 거기까지 생각했다면, 서론은 필요없겠군.

히스클리프, 나와 거래하지 않겠는가?

키르슈 페르슈에 대해서 유력한 정보를 손에 넣었다면, 반드시 우리에게도 보고하는 것.

대가는, 즉시 선불이라네.

히스클리프

그건…

스노우

판테라와의 교섭에, 돈은 의미를 잃는다고 생각해서 말이네. 독자의 루트로 매입한, 매우 희귀한 허브지.

빨강, 노랑, 파랑, 초록, 보라… 등 여러 가지 있지만, 물건에 따라 정신에 주는 영향이 달라.

별로, 수상한 것은 아니야. 요리에 쓰던가, 여송연으로 만들던가, 마음대로 써도 된다네.

히스클리프

(설명을 들을 것도 없어. 도원향의 허브라고도 불리는 환상의 대물이야.)

(그것을 이렇게나 대량으로 준비하다니, 대체 얼마를 쓴 거지… 평온한 얼굴을 하고 있어도, 엄청 필사적이잖아.)

스노우

자, 대답은 어쩔텐가.

히스클리프

…알겠습니다. 조금, 검토하게 해주십시오.

단, 대답을 내기 전에, 한 가지 질문을 해도?

스노우

흠. 말해보게나.

히스클리프

…당신은 어째서, 그렇게 키르슈 페르슈를 원하는 건가요?

당신의 그 필사적인 행동은, 무언가 커다란 목적을 위해서 움직이는 거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어.

예를 들면… 죽은 자를 되살리기 위해, 라던가.

스노우

…호호호! 어떤 말을 하는가 했더니, 엉뚱한 상상이로구나.

죽은 자는, 돌아오지 않는다네. 그것이 이 세계의 도리지 않는가.

히스클리프

하하… 그렇겠죠. 실례했습니다.

하지만, 이곳은 포먼트 타운. 달의 돌이 떨어졌다고 하는 토지.

거리 밖의 세계에서, 낙월화에는 미지의 힘이 있다고들 한다더군요.

혹시, 그런 기적이 일어날지도 모른다… 라니. 무심코, 상상화를 그려버렸습니다.

스노우

그런 왕성한 상상력으로, 소설이라도 쓰는 건 어떠한가. 책을 낸다면 사주겠네.

히스클리프

그건 감사하군요. …당신이 사주신다면, 처녀작의 타이틀은, 이렇게 하죠.

‘죽음으로 인해 나뉘어진 쌍둥이 형제를 되살리기 위해서 분투하는, 아름다운 보스’……라고.

스노우

……

그대, 무엇을 알고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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