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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우리 인생 단 한 권의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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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인생 단 한 권의 책

 

 

 

 

 

 

“그날 혼났어요. 모리 선생님한테.”

“알아. 혼날 짓 했잖아?”

“반쯤은 선생님 탓이잖아요….”

“그럼 반은 네 탓이잖아.”

우…. 하고 맥 빠진 소리를 내뱉으며 사서가 테이블에 축 늘어졌다. 이 녀석, 일할 마음이 없구만? 하지만 그걸 지적할 만큼 부지런한 성격은 아니었으므로 옆에 앉은 타쿠보쿠도 은근슬쩍 여유를 즐겼다. 테이블 위의 찻잔에 손을 뻗었다. 오늘의 차는 뭐랬더라, 실론인가. 차는 잘 모르니까 뭐가 다른 건진 잘 모르겠지만 아무튼 향이 나쁘진 않았다.

오늘은 사서의 업무 복귀 첫날이다. 컨디션이 확연히 좋아지기도 했지만 단순히 그 이유만으로 복귀할 수 있게 된 건 아니었다. 방침이 결정된 진짜 이유는 지금의 문제를 어느 정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발견되었기 때문이었다. 영혼의 심층 세계라느니, 독립적 연결이라느니…. 어려운 이야기는 잘 모르겠고 열심히 알아볼 생각도 없다. 타쿠보쿠가 기억하는 건 딱 하나였다. 문제를 해결할 수 있어. 그러니까 계속 여기 있어도 돼. 그런 이야기를 들었을 때 사서가 지었던 표정. 그 표정만이 머릿속에 선명하게 남아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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