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법사의 약속

회신

스노화

답을 하는 것이야말로 사랑이라고 생각했다.

스노우. 나를 좋아하는가?

그럼, 정말 좋아한다네.

​답을 하는 것이야말로 사랑이라고 생각했다.

화이트. 나를 좋아하는가?

그럼, 정말 좋아한다네.

상대에게서 대답이 돌아오지 않았던 적이 없었다. 그 어떤 곤란하고 짓궂은 질문에도, 반드시 답이 돌아왔다. 우리는 서로에게 진솔하고 솔직하게 사랑했다. 서프라이즈는 좋아하지만 비밀을 만드는 것은 아니었다. 언제나 그 전제에는 진실을 밝히는 것이 있었고, 기대와 즐거움을 실은 작은 기다림일 뿐이다.

약간의 기다림. 화이트는 그것을 좋아했다. 태어났을 때부터 함께였던 탓인지 생각하는 것도 같았다. 서로의 속 따위 꿰고 있음에도 모르는 척을 하고 웃어 넘기는 것은 좋아했다.

앞으로도 함께하리라 믿어 의심치 않았고, 작은 균열쯤은 내버려 둬도 상관 없을 줄 알았다. 다른 사람들 따위 우리의 세계에는 무관했다. 적어도 화이트는 그렇게 확신했다. 몇 개의 촌락이 무너지고, 변덕으로 돌본 아이들이 죽어도 서로가 있으면 상관 없었다.

작은 균열로부터 시작되어 전체가 무너지기까지는 정말 찰나였다. 화이트에게 있어 그 마법사의 말은 흘려들으면 될 뿐인 것이었다. 하지만 스노우에게는…… 아니었다. 스노우는 아니었던 것이다. 예전부터 조금 있었던, 외면하고 살아왔던 그 틈이, 지금 무너졌다.

화이트는 붕괴하고, 형태를 잃어, 눈밭으로 무너졌다.

답을 하는 것이야말로 사랑이라고 생각했다.

그대는 아직도 혼자 떠나는 꿈을 꾸는가?

나를 두고.

…대답은 돌아오지 않았다. 스노우는 잠들어있었을지도 모르고, 아니면, 깨어있었을지도 모른다. 살면서 단 한 번도 스노우에게 대답이 돌아오지 않을 거라고 생각해본 적 없었다. 그것은 화이트에게 있어 상상만 해도 끔찍한 일이었다. 하지만 현실은 상상보다 더 끔찍했다.

그래. 차라리, 상상이 나았던 것이다. 화이트는 밤의 고요에 떠올렸다. 수백 년 전, 스노우가 처음으로 ‘함께’에 의문을 가졌을 때에도… 몇 번이고 상상했었다. 고독의 맛을 알게 된 스노우가 떠나서 다시는 이 곁으로 돌아오지 않는 일을. 스노우가 사라져 아무것도 아니게 된 자신을. 불안감이 엄습할 때마다 세상 그 무엇보다 좋아하느냐고 물었다.

답을 하는 것이야말로, 사랑이라고, 생각했다.

화이트는 눈을 감고 있는 스노우의 곁에 누웠다. 그리고 똑같이 되려는 것처럼, 눈을 감았다.

하지만 오늘도 스노우의 꿈에 나는 없겠지…… 내가 없는 어딘가에서, 내가 모르는 풍경을 보고, 내가 아닌 누군가와 대화하면서 웃고 있는 모습을 떠올렸다. 같은 꿈이 아니라면, 꿈을 꾸는 것 따위 무의미하다. 우리의 꿈은 언제나 대답이 되었지만, 이제는 아니다.

그렇다면 같은 꿈을 꾸지 않는 너도, 꿈을 꾸지 않게 된 나도, 분명.

우리들의 사랑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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