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청 조각
유료

judge

:판사. 판단하다, 재판하다.


결국 하늘이 심판하리라.

무의미한 말이었다.

바네사는 무심하게 고개를 떨구어 자기 손에 들린 카드를 바라보았다.

겉보기에는 빈 종이였으나 그의 눈에는 그림이 비쳐 보였다.

“……”

아무런 말 없이 한참을 바라보던 그는 천천히 카드를 탁자 위에 다시 내려놓았다.

옅은 노란 빛 조명이 없었다면 두껍게 쳐진 커튼에 막혀 완벽히 어두웠을 좁은 방이었다.

있는 것은 그저 바닥에 고정된 두꺼운 나무 탁자와 그와 달리 무척이나 푹신해 보이는 의자뿐.

바네사는 탁자 위에 놓은 다섯 장뿐인 카드를 아무런 감흥 없이 쳐다보았다.

사람들은 신을 믿는 것을 넘어 숭배한다.

신들은 완전무결하며 정의이며 올바른 선이라고 믿으면서.

그리고 그런 그들의 이야기, 예언을 직접 들을 수 있는 몇 안 되는 예언자들은 신에 준하게 숭배받는다.

그 역시 예언자 중 하나이기에 신에 대해 잘 알았다.

잘 알기에, 그는 종종 사람들에게 소리 지르고 싶을 때가 있곤 했다.

그들의 기준이 사람의 기준과 같으리라 생각하지 말라.

사람은 사람이 판단하고 재판하여야 한다.

신은 사람의 판사가 될 수 없다.

“입 밖으로 냈다간 신성 모독으로 잡혀가겠지.”

바네사는 살짝 눈살을 찌푸리며 커튼을, 커튼 너머를 바라보았다.

하지만 곧 천천히 눈에 힘을 풀며 천장으로 시선을 돌렸다.

그리고 모든 기운을 빼앗긴 마냥 푹신한 의자에 몸을 기대며 눈을 감았다.

오늘의 점괘는 끔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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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is is nothing important contents.

Have good days.

좋은 매일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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