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달노엘
노엘 생각: 쟤 언제 죽이지
오늘 온달은 아무 이유 없이 지나가는 노엘의 뒷덜미를 잡았다. 갑자기 몸이 허공으로 떠오르는 감각에 노엘이 뒤를 돌아보면, 히죽 웃는 온달이 보인다.
“...온달?”
“왜 그러지?”
“허, 지금 몰라서 물어? 시프리에드 부를까?”
“왜 거기서 시프리에드의 이름이 나오는거지?”
노엘의 말에 온달은 알겠다며 손을 놓았다. 그래도 딱히 몸이 허공에서 내려가진 않지 않은가. 애당초에 이런거에 일일이 성질낼 필요도 없을텐데. 온달은 그렇게 생각하며 노엘을 본다. 허공에 떠 있는 김에 굴리면 어디까지 굴러갈지 궁금해졌다.
“실례되는 생각 하지마.”
“거 참. 사람 생각 읽는 모양새 하나는 귀신같군. 원래 윗 사람이라는 것들은 다 그런가?”
“... 네 얼굴에 쓰여있잖아.”
헛소리하기는. 노엘은 혀를 차며 시프리에드가 있는 곳으로 걸어갔다. 요즘들어 부쩍 노엘은 온달과 거리를 두기 시작했는데. 원래라면 이런 장난은 곧 잘 받아주었을텐데도, 자리를 피하거나 성가신 녀석들( 브랜든이나, 미라안드의 곁이라던가 ) 옆에 있고는 했다.
자신이 없는 곳에서는 다른 이들과 떠들고 웃으면서, 왜 제 곁에서는 그러지 않는지. 온달은 도통 알 수가 없었다. 애시당초에 무관으로 지내며, 정인을 만든다거나 하는 일은 연이 없음에 가까웠다. 아마 여자와 이야기하는 날 보다 적장과 떠드는 일이 더 많았을테니까. 물론, 대부분 자신의 무구에 의해 말할 수 없게 되었지만.
그러한 이유로, 온달은 노엘의 마음을 알 수 없었다. 저 자는 나 좋아하는 것이 아닌가? 아니라면 그때 한 이야기는 거짓이란 말인가? 알 수 없는 것이 사람 마음이라더니, 온달은 차라리 꽃이랑 이야기하는 것이 편할 성 싶었다. 한참을 생각하는 온달에게 누군가 다가온다.
“온달님?”
“라르곤인가.”
“발 소리만 듣고 맞추신거예요? 역시 온달님은 대단하세요.”
“별 것 아니다. 무슨 일이라도 생겼나? 또 양파나 다듬으라는 일은 아니겠지.”
“그런거 아니에요. 한참을 가만히 계시길래 궁금해서 왔어요.”
온달은 잠깐 침묵하다가, 라르곤을 바라봤다. 라르곤에게는 무언가 거부할 수 없는 인력이 느껴지기에 항상 어떠한 것을 털어놓아야 한다는 느낌이 든다. 아마 저 늙다리도 그렇게 라르곤에게 스며들었을 것이다. 평소라면 거절하겠지만, 온달은 이번에 상담사가 이곳에선 라르곤 뿐이라는 사실을 순순히 인정했다. 말을 고르고, 이야기를 시작한다.
“제게 한 말 그대로 말씀해보시는건 어떤가요?”
“아까 봤다 싶이, 이야기 할 틈을 주지 않는데 어떡하란 말인가.”
“으음, 제가 본 건 온달님이 노엘님을 괴롭히는 걸로 밖에 안 보였는데요...”
“그럴 리가.”
“조금 더 상냥하게 말해도 좋아보여요. 숨기지 말고요.”
저 멀리서 브랜든이 그딴거 상대하지 말고 돌아와라. 라르곤. 이라고 말하는 듯한 소리가 들린다. 착각이겠지. 온달은 라르곤의 조언을 곱씹었다. 라르곤은 그런 온달을 바라보다가, 조용히 자리를 옮긴다. 아마 혼자 생각할 시간을 가지라는 무언의 배려겠지. 온달은 자신이 했던 행동이 병들 사이에서나 장난으로 받아들여진다는 사실을 힘들게 인정했다. 적어도 여기는 군이 아니니. 조금 더 조심스럽게 대하라는건가. 기분을 헤아리고, 솔직하게 말하라. 인가, 하지만 그건 마치... ...
온달의 눈동자에 노엘이 담긴다.
“정인 같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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