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미르
총 11개의 포스트
*도의 죽음이 자경단과 관련있다는 사실이 나오기 전 작성된 글입니다. 장주는 이담의 흑안이 끔찍하게 싫었다. 그 초연한 두 눈은 마치, 어릴 적 도가 자신을 보던 눈과 같으면서도 달랐다. 도가 그를 바라볼 때면 그녀는 그래도 어린애라고 생각은 했던 것인지. 최대한 숨겼으나, 기민한 장주에게는 그 안에 어린 일종의 혐오, 두려움, 또는 경멸— 그러한 감
너는 내 어디가 좋으니.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여상히, 이담이 그렇게 말을 건네자 공구는 파르르, 속눈썹이 떨리더니, 귓가가 새빨갛게 달아올랐다. 홱– 소리를 내며 화살이 시위를 떠나 과녁에서 한참 벗어난 곳에 꽂혔다. 기실 둘은 활쏘기 내기를 하던 중이었고, 비등비등한 상황에서 공구의 마지막 한 발을 남겨두고 있던 참이었다. 마지막 한 발을 저렇게
이리 와 볼래요. 보여주고 싶은 광경이 있어요. 롤스가 피습당하고 그가 각성한 다음날, 아직 상처가 다 아물지 않았는데도 롤스는 기어이 그를 끌고 한 언덕으로 올라갔다. 움직이면 안 된다는 그의 충고를 무시하고. 자신도 한 고집 한다 여겼는데, 이 사람은 더했다. 그는 어쩐지 생글생글 웃으며 말하는 그의 민낯을 보면 고집을 더 부릴 수가 없었다. —아름
1. 혁명물로크소피 너무좋아요... 소피가 머리카락을 잘랐다는 점이 특히... -...소피, 머리가... 아지트 안으로 들어오는 소피아를 본 로크는 첫째로 남자애처럼 짧아진 소피아의 머리카락에 놀랐고, 다음으로 그녀가 내미는 묵직한 주머니에 놀랐으며, 정작 아무 일 아니라는 듯 무덤덤한 표정의 소피아에게 다시 놀랐다. 저 머리카락을 아주 애지중지하며
이담아, ......내가 많이 좋아해. ......너를. ......아, 결국. 어느 겨울날, 가로등 밑을 나란히 걷다가, 걸음을 멈춘 공재영이 제 마음을 고백해왔을 때, 최이담은 놀라기보다는 드디어 올 것이 왔구나 하는 심정이었다. 그가 자신을 짝사랑하고 있다는 것쯤은 몇 해 전 이미 깨달은 사실이었다. 어찌 대답을 할지 생각을 안 해본 것은 아니었
사랑해, 로버트. 난세에서 사랑을 논하는 것만큼 무용하고 어리석은 짓은 없었다. 그러나 롤스가 결국 가면 너머 그 말을 꺼냈을 때, 노직은 저 새끼라면 그럴 수 있지, 하고 납득해버렸다. 존 롤스 저 인간이 기행을 부린 것이 어디 한두 해이던가. 나는 안 그래. ......그것 참 안타깝네. 그렇게 말하는 롤스는 정말, 아무렇지 않은 듯 해서
머리카락을 잘랐더구나. 머리가 잘리는 것보다는 낫지요. ......눈썹에, 흉이 졌더구나. 적의 검이 부러지며 파편이 튀었습니다. ......실명되는 것보다는 낫지요. 이게 진담인지, 농인지 구분하기 어려워 거량은 냅다 얼굴을 찌푸렸다. 앙은 농담에는 재주가 영 없었다. 그러나 저기 저렇게 미묘하게 웃고 있는 것을 보라. 그와 거량이 사실에 둘만 있
사실에 들자 영거량은 한숨을 길게 내쉬며 상앙을 돌아보았다. ......요새 몸상태가 영 좋지 않았다. 전하. ......혹 무슨 걱정이라도 있으십니까. 낯빛이 좋지 아니하시기에. ......걱정해주어 고맙구나. 그는 손을 뻗어 상앙의 뺨을 쓸었다. 그것은 연인들 사이에나 할, 다소 애틋한 행동이라, 앙은 어쩐지 거량의 손이 닿은 곳이 화끈거린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