星:別

Tempestoso, To Coda &....

: oc by 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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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은, 지독한 악몽이다.

광활한 대지 위로 너르게 펼쳐진 밤하늘, 하늘을 수놓은 수많은 별빛. 하나 하나의 무게가 고스란히 이 한 몸에 얹혀 짓누른다, 하늘과 대지만이 존재하는 부재의 세계를 기꺼이 밝히는 잔재임이다. 저 빛들은 영원에 달하는 과거, 존재조차 알 수 없는 미지. 하늘은 잃어버린 별빛으로 가득하며, 무형의 미로에서 길잡이라고는 저 희게 빛나는 별빛이 오롯하나, 그마저도 실상 존재하지 않는다면 어찌 해야 하는가. 제 눈에 담긴 하늘은 드넓고 모든 별이 온전하게 빛나건만 저를 짓누르는 존재감은 서서히 덜어지고 사그라들어 가벼워진다. 한 숨 한 줌 상실을 새기고, 그럼에 고스란히 깨어나는 것이다.

..헉, 천장은 여전히 가로막혀 하늘 한 점 보이지 않아 안도감을, 그러나 무력함을 깨닫는다. 익숙해질 법도 하건만, 제대로 잠을 청하지 못한 것이 며칠이었더라, 눈은 짙은 피로감에 제대로 뜨지도 못하고 눈그늘의 그림자는 짙어지기 마련. 잘게 떨리는 손으로 뒤늦게 얼굴을 가리우나, 그럼에도 얼핏 보이는 낯은 피로감보다는 아득한 두려움이,미처 떨구어내지 못한 악몽의 잔재가 숨길 수조차 없이 선연하다. 

얼굴에 닿은 손은 축축하고 뜨거웠다. 홑겹의 반팔티 역시 등에 달라붙어 작신대는 온몸의 근육통을 막아주지는 못했다. 머리카락은 겨우 목을 간질이며 흐트러지고, 눈시울은 붉게 달아올라 충혈된 것이 그리도 띄는 것이다. 겉모습과 다르지 않은 속을 반증하듯 요는 사정없이 구겨져 널부러졌다. 아, 헌영은 제 낯을 가리고 그늘진 강당에서 제 몸을 말았다. 기어코 손가락 틈새를 투과하는 빛이 그리도 야속했다. 그 누가 이를 악몽으로 생각할까. 찬란한 별에 눈이 멀어 경치를 영위하였을 것이 분명하다, 그러나 지금은 도저히 제 눈으로 올려다 볼 수가 없다. 불가능하다, 아릿한 죄책감에 가시관을 씌워, 멀쩡한 정신으로 바라볼 수가 없었다.

더는 잃을 수 없었다, 보고 싶지 않았다, 그러나 어떻게.

원론적이고 근본적인 벽에 부딪혀 번번히 부서지고야 마는데, 반복되는 시도에 방도를 찾기는 커녕 감정이 눌어붙어 가, 그래, 두려웠다. 다치는 것이, 잃는 것이, 다시 볼 수 없을 것이아무것도할수없는무력감이허탈함이. 그 모든 주체가 타인이었으매 결코 제 스스로 해결할 수 없는 법이었다. 마음에도 없는 말을 하릴없이 내뱉었던 대가인가. 하나 저는 불안을 삼키고 멀쩡히 자리함이 옳았다, 아무도 시킨 자 없으며 원하지 않았고 쉬이 알지 못할 책임만을 인 채로, 이제는 절박을 휘저은 강박만이 자리하고 있으므로. 한낱 자존심이 무엇이라고. 모르겠다. 저는 모르겠다 하여 눈을 감았다, 지금껏 눌어붙은 것이 솟구칠 것만 같아서, 비워내고자.

손을 더듬어 바닥을 짚었다, 힘없이 걸음을 디뎠으니 휘청이고 불안한 걸음이었다. 반대급부로 남는 발자국은 그 자흔이 선명치 않아 제가 향하는 길조차 알 수 없도록. 뒤를 돌아 보자니 어지러움은, 심해져만 갔다. 차츰 보폭이 좁아진다, 걸음 하나가 그리도 버겁다, 다시금 입은 바싹 말라 버석거리고, 상체는 서서히 무너지고, 시야가 점점이 번진 끝에, 결국 힘이 풀린 다리를 꿇고 바닥에 손을 디뎠다. 무참히 닿은 무릎의 아픔보다는 제 속에서 올라오는 역함의 정도가 과히도. 

신물이 나서, 

그작 은한 순 로생 각이 어지 지았 다 

아득한 진창이 범람할 것만 같았으며, 말라붙어 있던 늪이 불어나 따끔할 지경이었다. 

첨예한 쓰라림이 뜨거운 별을 뱉어 내듯이 올라오고, 생리적인 눈물이 눈에서 알 수 없는 미지의 감정들과 뒤섞여 비참하리만치 흘러내린다. 수면에 작은 파동이 이지러지면 눈 앞이 부얘져 그 윤곽선을 알 수 조차 없고, 모든 감각은 고립되다시피 매몰되어 반투명한 미농지 너머로 세상을 투영할 뿐이다.

하루 건너 하루, 먹은 것은 없다시피 하니 투명한 액체만이 방울져 흘러내리는데, 쓰라리던 혀에 짠맛이 감돌아 그제야 제 입가에 번들거리는 소금기를 알아챈다. 하, 제 모습이 우스워 웃음과도 비슷한 숨을 내뱉는다. 제 속에 욱여둔 그 몇이 무어라고, 다시 뱉어내려 하는 모습이 참으로. 어연 울분이다. 앙다문 턱 끝으로부터 추락하는 방울이 눈으로부터 비롯된 것인지 혀 끝으로 비롯된 것인지 알지 못하고, 알 생각조차 않으며 불분명하게 물그러진 감각으로 손 끝을 훔쳐내린다. 곧내 호흡이 미처 길게 이어지지 못하고 잩게, 상투적으로 신선한 숨을 찾아 헐떡이나 피상적인 숨은 폐부 내로 깊숙히 들어오지 못하고 심장은 결핍에 귀를 울리다시피 박동하고 핏줄은 소스라치게 돋아 푸른 혈관을 보이며 번들거리는 창백한 손을 짓이기자 익숙한 현기증에 망막은 상을 맺지 못하여 점멸한다. 그럼에도 깊은 속 농밀한 감정이 밀어내기를 자초하니, 힘없는 하나의 몸뚱아리는 거부만을 아리게 통감하여 다시 바닥에 얼굴을 묻고 무의미한 비명을 묻으며 애써 무언가를 토해낼 수밖에 없을 테다.

..제발, 제발... 

간절한 두터운 호흡이 성대를 깎아 마침내 목이 가고, 뭉개진 발음으로 간신히 내뱉는 몇 마디. 손 끝으로 바닥을 긁어내리며 결코 알 수 없을 뒷말을 토해내리나, 무정한 바닥에는 흔적 하나 남지 않는다. 손톱의 금은 그 영역을 넓힘과 동시에 처참하리만치 익숙한 몸의 통증만이 남아 혈관을 타고 감돌았다. 그에 취하여 흐려진 이성은 가장 어리석은 선택을 종용한다, 별을 잃지 않으려 빛을 삼키도록. 흘러내리는 모래에는 무모함이 빚어나오고, 더 이상 꿈에 길잡이 아니하고, 도사리는 진창이 저를 끌어내리는 것을 바라볼 수밖에 없어 제 무거운 걸음 걸음에 자신을 다잡도록. 결국 잃고 나서야 바라는 욕심 많은 자의 말로는 그 기로에 망연함으로 서 있는 것이다. 

아, 다시는 별을 셀 수 없을 것이란 막연함이 든다.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 

허나 이제는 그 어찌 감히 하늘을 우러러 볼 수 있으리오까.

굳이 정립하자면.. 시간선을 넘어온 방랑자.

우리를 과거로 이끌고서야 마는 아득함.

그 별이 부서지고 있더래도, 정작 우리는 알 수 없어.

글쎄, 저 별을 살아있다고 할 수 있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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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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