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마돌/사천소의] 술 먹고 키스해도 되나요?

음주운전만 안 하면 돼.

졸립 by 나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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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천마는 아이돌이 되었다(약칭, 천마돌)의 2차창작 입니다.


" 그래서, 말이지 요즘은 바빠서 좋다고 생각해…. "

점소의는 오랜만에 우치(본명, 김덕만)와 만나 한적한 포장마차에서 술을 마셨다. 오랜만에 만나는 동갑내기에, 같은 직업군에 일하는 사람을 만나서 그런지 시답지 않은 이야기 부터, 일에 관련된 이야기를 하면서 서로에게 쌓아두었던 이야기들을 풀기도 하며 분위기는 점점 무릇 익었고, 어느새 병에 담긴 술들이 끝을 보이기 시작하였다. 테이블 위에 쌓인 술병들을 보며 이제 슬슬 돌아가야지… 늦게 가면, 걱정하며 기다릴 이가 생각나 점소의는 천천히 정리하기 시작하였다.

" 소의형님. "

얼추, 정리되어 술 한잔 만 더 하고 가자 생각하고 술잔에 손을 가져다을 때, 자신을 부르는 목소리에 뒤를 돌아보았다.

언제 온 것지, 장포위로 두른 목도리 위로 추위에 붉어진 코와 귀에 소의는 짧은 웃음을 흘렀다. 그런 제 웃음에 따라 웃음을 지어 보이던 당사천은, 어느새 뒤로 다가와 소의의 손에 들린 술잔을 가져가 남은 술을 제 입안에 흘려보냈다.

"이제 가야죠, 형님."

그 말에, 같이 정리하던 우치는 아직 다 못마신 술잔을 내려놓곤, 눈치를 보더니 이내 어색한 웃음을 흘리며 " 아하하, 데리러 오셨구나~ 사천씨. 그래그래, 안그래도 나도 갈 생각이었어. 점소의. 나 먼저 간다. 나중에 또 술 먹을 일 있으면 연락하고… 사천씨도 조심히 들어가세요. " 자리에서 벗어났다. 우치의 인사에 가볍게 인사하는 걸 끝으로, 당사천은 이내 우치가 앉아 있던 자리에 앉더니 아직 조금 남은, 병안의 술을 탈탈 털어, 가져갔던 잔에 붓고선 입을 열었다.

"형님, 뭐이리 많이 마셨어요. 저 없이 마시니까 좋았던겁니까?"

그리 말하며, 입안에 다 털어넣는 당사천에 어이가 없어지면서도, 투정하는 모습이 귀여워 픽 웃으며 "나 별로 그렇게 안 마셨어."하고 아직 뭐라하도 않았는데, 황급히 변명하는 투로 말하였다. 술에 약해 금방 취하던 당사천은 아까전에 마신 것 때문인지, 금방 얼굴이 붉어져 몽롱해진 눈으로 절 바라보았다. 잘 마시지도 못하면서… 참. 괜찮은 듯 알딸딸한 기분을 뒤로한 채, 당사천은 마저 말을 이어갔다.

" 형님 이제 집에 가죠. "

그 말을 하면서 웃는 모습이 예뻐, 점소의는 가만히 당사천을 바라보았다. 얼굴도 잘생겼도, 일도 잘하고, 할 줄 아는 것도 많지. 하지만 제 앞에서 매번 바보같이 웃으며 자신을 따라다니는 당사천이 사랑스러워 보였다. 자리에서 일어나, 계산하고 밖으로 나오며 불어오는 찬 바람에 입고다니던 장포를 자신에게 여며주면서 " 밖이 춥네요. 형님은 괜찮은가요? " 하며 손을 잡는 당사천에 소의는 손위로 짧게 입을 맞추며 "누가 이렇게 예쁘래?" 하곤, 생각했던 말을 입밖으로 내뱉었다.

점소의의 갑작스러운 칭찬 때문일까, 아니면 입맞춤 때문일까, 아니면 술기운일까… 무슨일이 벌어졌는지 받아들이지 못한 얼빠진 표정으로 빨개진 당사천의 얼굴에 점소의는 볼을 한 번 잡아 당겼다가, 사람이 없는 틈을 타 볼에 쪽 하고선, "가자." 하고 아무일 일도 없었다는 듯 차로 향했다. 차 문을 열고, 좌석에 앉아 불어오는 찬바람에 한 번 몸을 떤 뒤, 문을 닫으려던 찰나 "자, 잠시만요 형님!" 하고 자신을 부르는 당사천의 다급한 목소리에 점소의는 차문을 닫는 걸 멈추곤, 빼꼼 얼굴을 내밀었다. 무슨 일이야? 하고 물으면 당사천은 잠깐의 뜸을 들이더니…

" 형님, 키스…해도 되나요? "

여전히 하기 전, 제게 언제나 물어보는 당사천의 모습에 점소의는 아무 말 없이 웃으며 눈을 감은 채, 얼굴을 내밀었다.

찬바람이 볼을 간지럽혔고, 허리를 숙인 당사천에. 가까워지는 거리에 두 사람의 두근거림을 커져만 갔다.

그리고 이내, 쪽 하는 소리와 함께 말캉한 입술이 닿고 술에도 붉어지지 않았던 소의의 얼굴이 불그스레해질 때 쯤, 떨어진, 당사천과 점소의의 입술은 방금전의 일로 번들거렸다. 당사천은 조금 더 붙어있고 싶은 마음을, 참고선 안전밸트 매셔야죠. 하며 소의의 안전밸트를 매어주곤, 운전석에 앉았다가 문득, 자신이 술을 마셨다는 걸 깨닫고는 아차 싶어 자리에서 일어났다. 붕뜬 마음에, 하마터면 음주운전을 해버렸군. 내공으로 술기운을 날려버린 후, 해독된 상태로 운전을 할 수도 있었지만, 지금의 알딸딸하면서 붕뜬 현재 기분을 조금 더 이어가고 싶어 조수석에 앉아 있던 소의에게 시선을 돌리곤 말하였다.

" 형님,, 저희 뒤로 가서 타야겠…"

습니다. 라고 이어가려던 말은 다 이어지지 못 하고 그새 잠든 점소의의 모습에 당사천은 이를 어쩜 좋지 싶어하다, 이내 밖으로 나와 대리기사를 부른 후, 조수석에 앉고 있던 점소의를 조심스럽게, 가볍게 들어안았다. 곤히 잠든 모습에 조수석에 둘까 생각하였지만, 형님의 옆자리는 언제나 자신이어야 하기에 당사천은 몰래 옮기기로 한 것이다. 차밖으로 나오자 찬 바람에, 소의의 몸이 움츠렸다 이내 자신의 품에 얼굴을 부비는 모습이 귀여워, 당사천은 작게 웃으며 "그거 아세요? 저보고 예쁘다 했지만, 형님이 더 예쁘세요." 하면서 잠든 소의의 볼에 몰래, 입을 맞추곤 뒷자석에 앉았다.

잠시후 도착한 대리기사에 운전을 맡기곤, 조용한 차안과 히터로 따뜻해진 열기에 당사천은 감기는 눈을 이겨내지 못하고, 그렇게 소의를 안은 채 잠들었다.

" 저기요… 저기요? 손님? 다왔습니다만… "

어느새 도착했는지, 제 어깨를 툭툭 건드리며 하는 대리기사의 말에 당사천은 비몽사몽한 상태로 눈을 비비며 품안에 있던 지갑에서, 돈을 꺼내 대리기사에게 건내며 감사하다는 의미로 고개를 끄덕였다. 돈을 주고 이제 어떻게 갈까, 형님을 깨울까 아니면 자신이 안고 갈까 생각하던 와중, 소의 또한 잠에서 깼는지 당사천의 품에서 꼼지락 거리던 소의가 눈가를 문지르며 잠에 잠겨 뭉개진 발음으로 "지비야…?" 하는 말에 당사천의 사고는 순간, 멈추고 말았다가 돌아가기 시작했다.

이럴 수가, 방금 녹음을 했어야 했는데! 녹음을 켜고 있지 않았던 자신을 책망하며 당사천은, 아쉬운 마음을 내색하지 않고 웃으며 "아니요, 형님. 집앞이긴 합니다." 하고 들어안으려 하자, 소의는 고개를 절레이며 당사천의 품안에서 나오려고 하였다. 그 모습에 아쉬우면서도 당사천은 잡지 않았고, 걸을 수 있다며, 괜찮다고 여전히 뭉개진 발음으로 당사천의 옆에 서, 비틀거리는 발걸음으로 집안으로 들어갔다. 도착한 집에, 신발을 벗고 이제 씻고 옷 갈아 입죠, 하면서 형님을 챙기려던 당사천은 그새 또 다시 벽에 기대 꾸벅꾸벅, 잠과 싸우는 소의의 모습에 어쩔 수 없다며, 역시 형님에겐 제가 필요하군요. 하며 소의를 데리고

약간의 시간이 흘러, 침대에 누워 잠든 형님의 머키카락을 만지다 코를 간질거리는 샴푸향에 입을 맞추곤, 이내 옆자리에 눕고서는 행복한 얼굴로 소의를 바라보던 당사천은 "오늘도 역시, 형님이 정말 좋아요." 하곤 중얼거리며 그렇게, 저무는 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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