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C6] 혼잣말
6이구6 누가 하는 말인지 일부러 구분을 두지 않음.
“아무래도 너는 아직도 네 인생이 어떤 꼴인지 자각이 안 되나 봐.”
“지금 네 모습을 봐. 격파된 기체 안에서 끌어내져서는 살았는지 죽었는지도 모호한 꼴로 적의 발밑에서 숨만 겨우 쉬고 있잖아.”
“갈리아 댐에서 처음 만났을 때부터 마음에 안 들었어. 거만한 태도로 괜히 나대기나 하고.”
“용병으로 살아보니 좀 어때? 남이 오라 가라 부르는 대로 끌려다니고, 수당은 좀 만졌나? 만족스러워?”
“야, 비록 네 꼬라지가 이런 모양새여도 살아는 있잖아. 내가 말하는 게 들릴 텐데, 대꾸도 좀 해주지 그래. 같은 4세대끼리 터놓고 이야기할 일이 얼마나 되겠어?”
“…아, 그래. 다물기로 했으면 그냥 차라리 끝까지 다물고 있어. 다 털고 난 뒤에 널 어떻게 할 지 천천히 생각해 보지 뭐.”
“사사건건 가는 곳마다 네가 나타나니까 봐, 결국 이런 꼴이잖아. 왜 굳이 튀어나와서 앞길을 막냐고.”
“엮일 일이 없었으면 서로 좋았잖아. 의뢰가 그렇게 없었어?”
“어디 보자, 이대로 둬도 죽겠구만. …뭘 그런 눈으로 봐? 그렇게 할 말이 많으면서 여태 참고나 있고.”
“이래도 비명 한번 안 지르네. 정신력 한번 대단해. 뭐, 그런 놈이니까 이 위치까지 왔겠지.”
“밖에 있는 녀석한텐 아쉽게 됐어. 네가 이런 꼴로 있는 게 꽤나 볼만할 텐데 말이야.”
“자꾸 그렇게 거만하게 다니니까 적이 그렇게 많은 거 아니야, 내 말이 틀려?”
“쓸데없이 이딴 깊은 지하 구덩이로 혼자 처 오기나 하니까 네 뒤 닦아주는 양반도 못 도와주고 이러고 있잖아.”
“아까부터 시끄럽게 수신기가 울리고 있던데. 그 녀석은 뭐가 좋다고 너 같은 놈을 싸고도는지. 끼리끼리 노는 건가? 나 참.”
“…야, 뭐라고 말 좀 해봐. 널 살려놓을 마음이 들 수도 있잖아.”
“말해보라고.”
“대답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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