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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 관련된 내용이라고 생각하면서 썼는데, 막상 쓰고 나니 이전 글을 몰라도 읽는데 딱히 어려움이 없는 내용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단항이 왜 계속 자기는 괜찮다고 하는지, 왜 자꾸 악몽에 대해 언급하는지, 어쩌다 남의 객실까지 차지하게 되었는지 궁금하시다면... 링크의 글도 한번 읽어보는 것은... 어떨까요....?
……우주정거장ㆍ헤르타에서 연락이 왔어. 정확히 말하자면 정거장 내의 폐쇄캐빈에서 발송된 건데…….
저번에 네가 말했던 로봇이 은하열차 공식 창구로 메시지를 보냈는데, 아마 너나 다른 사람들에게도 메시지가 갔을 거야. 창조물들이 기운이 없으니 어떻게 좀 해보라더군. 너나 웰트 씨, 히메코 씨, 마치세븐스가 있다면 모를까, 폼폼을 열차에 혼자 두기에는 불안해서 거절하려고 했어. 폼폼이 괜찮다고 했고, 그 로봇이 해결책을 제시해서 다녀왔지만…….
로봇에게 자리를 오래 비우기는 어렵다고 했더니, 어떻게 된 건지 우주정거장 측에서 사람이 왔어. 완ㆍ매 씨의 연구와 폐쇄캐빈에 있는 녀석들에 대한 건 비밀이라고, 네가 그랬었잖아? 그 사람들 말을 들어보니 자기들은 열차에서 도움을 요청해서 도와주러 왔다고 하더라. 아마 그 로봇이 손을 쓴 모양이야. 창조물을 돌보는 보모 로봇이랬나? 겁이 없다고 해야 할지, 보모답다고 해야 할지.
어쨌든, 돌아와서 물으니 별일 없었다고 했어. 그 사람들이랑 보드게임을 하면서 시간을 보냈다는데…….
너라면 폼폼의 안부만큼이나 창조물의 상태도 궁금하겠지. 어디서부터 설명해야 할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큰일은 아니었어. 녀석들이 먹이를 잘 먹지 않아서 메시지를 보낸 모양이야. 너한테서 답장이 오지 않아서 은하열차 공식 창구로 메시지를 보냈고, 그걸 폼폼이 확인했고, 내가 다녀왔지. 지금은 아마 괜찮을 거야.
큰 문제가 있었던 건 아니고……. 창조물들이 널 보고 싶어 해. 네가 페나코니에 있는 동안, 너도 자길 두고 가버린 줄 알고 상심한 모양이야. 녀석들에게 넌 지금 다른 일로 바쁘고, 삼시 세끼 잘 챙겨 먹으면서 얌전히 지내면 곧 만날 수 있을 거라고 말해뒀어. 그러니까 이걸 본다면 폐쇄캐빈에도 한 번 들러봐.
이걸로 네가 우주정거장에서 온 메시지를 뒤늦게 보고 당황할 일은 없겠지.
열차는 별일 없어. 폼폼도 건강하고. 어제는 둘이 대청소를 했어. 너한테 밤중에 간식 좀 그만 먹으라고 폼폼이 전해 달래. 지나치게 늦은 시간에 깨어나 활동하거나 음식물을 섭취하는 건 수면의 질을 떨어트리고, 소화불량을……. 전부 다 적을 필요는 없겠지. 어쨌든 폼폼이 하는 말에는 나도 동의해. 혹시 네 객실이 불편해서 잠들기 어려운 거라면, 다른 빈 객실로 옮기는 건 어때? 아니면 침구를 바꾸거나. 건강 문제일 수도 있으니 이번 의뢰가 끝나면 우주정거장에 가서 검진을 받아보는 것도 나쁘지 않겠지.
난 괜찮아. 요즘은 악몽을 꾸는 일도 없고. 음월군의 힘은 가능하면 쓰고 싶지 않았지만, 그 힘을 쓰고 나니 오히려 이전보다 상태가 더 나아진 기분이야. 신체적으로든, 정신적으로든.
…….
너, 지금 분량이 부족하다고 생각했겠지. 하지만 '자기 이야기도 다섯 줄 이상 쓸 것' 이라니. 내가 그만큼이나 쓸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 내 말주변에 대해서라면 나보다 네가 더 잘 알잖아.
…….
좋아. 다시 해볼게.
난 괜찮아. 요즘은 악몽을 꾸는 일도 없고. 음월군의 힘은 가능하면 쓰고 싶지 않았지만, 그 힘을 쓰고 나니 오히려 이전보다 상태가 더 나아진 기분이야. 신체적으로든, 정신적으로든. 나도 놀랄 정도로 나아졌어. 사실, 악몽은 꾸지 않지만 깊은 잠을 자는 게 어려워. 자주 깨기도 하고 한 번 깨면 다시 잠드는 게 어려워. 잠이 오지 않을 때도 있고……. 몸에 이상이 있는 건 아니야. 난 괜찮아. 수면 시간을 늘릴 방법을 찾았거든.
이제 어떻게 잠들 수 있었는지 묻겠지.
…….
다섯 줄 이상 쓰라고 했던 건 너였으니까 웃지 마.
네 객실 말인데……. 네가 자리를 비운 동안 내가 빌려 썼어. 네가 메시지를 제때 확인했다면 우리가 여기에 대해 이야기했겠지만, 여전히 읽지 않음으로 되어 있는 걸 보면 바쁜 모양이네.
의뢰 때문에 따로 행동할 때는 주기적으로 연락할 것, 소식을 주고받을 때 자기 이야기도 다섯 줄 이상 쓸 것. 그걸 원한 건 너였어. 그런데 페나코니에 도착했다는 메시지 말고는 아무것도 안 보냈지. 꿈 세계에 있어도 외부 세계와 연락을 할 수 없는 건 아니라고 들었는데, 그렇다면 네가 축제의 별을 구경하는데 정신이 팔렸기 때문에 네가 내건 규칙을 잊어버렸다는 거겠지.
거긴 '가족'이 손님을 보호하는 곳이니, 너나 다른 사람들한테 무슨 일이 생기지는 않았을 거야. '가족'의 초대를 받고자 하는 사람은 별만큼이나 많아. 많은 사람이 오가는 행성이라고는 해도, '가족'의 눈 밖에 날까 봐 두려워 순순히 페나코니의 질서를 따를 테지만……. 너도, 다른 사람들도 괜찮은 거지? 넌 곤경에 처한 사람을 그냥 지나치지 못하니까, 거기에서도 다른 사람을 돕느라 바쁜 거라고 생각할게. 불안해하고 초조해하는 건……. 나부에서 겪었던 것만으로도 충분하니까.
어쨌든, 네 허락 없이 객실을 사용한 건 미안해. 하지만 좀처럼 잠들 수가 없었어. 걱정하지 마. 네 물건에 손대지는 않았으니까. 객실도 깨끗하게 사용했어. 정말로 잠만 잤을 뿐이야. 청소도 했고.
…….
이 정도면 네가 만족할 만한 분량을 채웠겠지?
나도, 폼폼도 별일 없이 잘 지내고 있어. 넌 어때? 다른 사람들은?
이걸 본다면 연락해 줘. 다섯 줄 이상 쓰지 않아도 괜찮아. 네가 괜찮은지, 다른 사람들과 함께 있는지 알고 싶어. 연락하기에 곤란한 상황이라면 읽기만 해도 좋으니까.
돌아오면 같이 폐쇄캐빈에 가자. 그다음에는 금 조각상 거리에 가서 저번에 네가 말했던 '차'를 마시는 것도 좋겠지. 아마 그 상인이 판다는 '차'는 평범한 차가 아닐 거야. 하지만 너라면 내용물이 수상하면 수상할수록 입에 넣어보고 싶겠지? 그러니까 딱 한 잔만 마시는 거야. 그 이상은 나도 양보 못 해. 신분이 명확하다고 해도, 남이 주는 수상한 음식이나 물건은 곧장 입에 넣으면 안 된다고 했잖아. 딱 한 잔만 마신다면 그 뒤에는 네가 하자는 대로 할 테니까. 어때? 이 정도면 꽤 괜찮은 조건 아니야?
그러니까 빨리 돌아와자료실에서 기다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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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취소선 그어진 부분 지우고 전송했다고 합니다
2.0이 생각보다 매웠고...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는 카일 옆에 단항이 있었으면 좋겠는데 얘가 남은 스토리에서 얼굴을 비추기나 할지 걱정이고..... 얘 전에 호재지이였나 개척후문때도 안간다고 하더니 이번에도 안간다고 해서.... (mm
실은 [사랑한다] [좋아한다] 는 말 없이 사랑을 표현하는 단항으로 단항카일 보고 싶어서 써본 건데... 어렵네요....말주변 없는 건 묵묵부답 씨가 아니라 저였고ㅋㅋㅋㅋㅋㅋ큐ㅠㅠㅠㅠㅠㅠ
+ 포타에서는 단항의 문자 내용을 네모상자 안에 넣었는데, 펜슬로 옮기니까 저런 모양으로 바뀌네요.. 네모상자 넣는 기능은 아직 없는 것 같아서 신경쓰이지만 일단 저 모양 그대로 둡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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