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커피메이커
- 어느 여름날, 야쿠사 도장 툇마루에 낮잠을 자다 깬 야고의 이야기 야고가 눈을 떴을 때 근처에 라이죠가 있는 건, 사실 제법 자주 있는 일이다. 합숙시설에서 히어로끼리 단체활동을 하고 있으니 별수 없다. 심지어 야고를 깨운 장본인이 라이죠인 경우도 적지 않고, 보통 라이죠가 야고를 깨우는 방식은 발길질이나 벤치를 뒤집어엎는 등의 무력을 행사하는 게 대
- 벚꽃에 휩쓸려갈뻔한 야고의 이야기 다른 녀석들은 벚꽃이라던가 도시락이라던가 벌레라던가에 흥이 오른 것 같았지만, 야고는 어느 쪽에도 관심이 없었다. 이 장소를 찾은 것만으로도 충분히 일했다고 생각했고, 그냥 자고 싶었다. 마침 괜찮은 꽃그늘에 돗자리가 펼쳐져 있었기에, 야고는 벚꽃을 보는 대신 홀로 몸을 누이고 그대로 잠들었다. “일어나, 야고.” …
- 태극전기 AU (옥족 후운지 + 인족 라크로와) 히사모리가 사이키와 계약할 때 사이키가 대가로 요청한 건 ‘일의 도움’이었고, 히사모리는 승낙했다. 그리고 도와야 할 일이 십자당의 접객이라고 들었을 때는 상당히 난감해졌다. 아무리 계약자가 있다지만 두려움의 대상인 옥족이 찻집 점원을 하다니, 분명 손님들에게 겁을 줄 게 뻔하다. 사이키답지 않은, 상당
- 태극전기AU (옥족 후운지 + 인족 라크로와) 절벽의 끝자락에 걸터앉아, 히사모리는 동쪽 하늘을 바라보고 있었다. 어둡게 가라앉은 색에 조금씩 빛이 섞여가고 있으니, 곧 아침이 올 것이다. “야고 씨, 이쪽이에요.” 발밑에서 익숙한 기척이 돌아다니는 것이 느껴져, 히사모리는 목소리를 높여 그 기척의 주인을 불렀다. 얼마 지나지 않아, 절벽을 올라오는
- 태극전기AU(옥족 후운지 + 인족 라크로와) 소이치로가 옥족과 계약했다. 라이죠가 그리 전달했을 때, 메구루는 놀란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소이치로에게 무술을 배우면서 제법 친분을 쌓아 왔으니 자연스러운 반응이긴 했다. 소식을 들었을 때는 라이죠도 적잖게 놀랐고 말이다. 케이고의 사후 소이치로가 언젠가 시라호시를 떠날지도 모른다는 짐작은 했지만, 그
- 태극전기 AU(옥족 후운지 + 인족 라크로와) “…….” 침대 위에서 라이죠가 자고 있었기 때문에, 야고는 눈을 길게 감았다 떠 보았다. 그렇게 해도 라이죠의 모습은 사라지지 않았으니, 제가 잘못 본 것은 아니었다. 업고 있던 사쿠라도 뀻, 하고 반가운 목소리로 울었으니 아무래도 진짜인 것 같다. 그렇다면 제가 방을 잘못 들어온 걸까. 하지만 침대 이
- 3월 6일이 남동생의 날이라기에 영구형제AU 어른이 되지 못하고 죽을 불치병의 장남. 장남 대신 후계자로 삼기 위해 데려온 혼외자식인 차남. 우리의 관계는 그런, 가족이라 부르기에는 썩 적합하지 않을 법한 것이었다. 사용인들은 언제나 당주의 눈치를 보며, 어디에 붙어야 이익을 볼 수 있을지 저울을 재며 우리를 대했다. 평범하고 동등한 태도를 보인 건
- 태극전기 AU(옥족 후운지 + 인족 라크로와) “이 아이들에게 어떤 이름을 붙이면 좋을까?” 사람을 마구 흔들고 때리며 큰 소리를 내어 어떻게든 깨운 녀석이 입에 담은 말에, 야고는 대답하지 않고 미간을 힘껏 구겼다. 평범한 인족이나 힘이 약한 옥족이 마주했다면 겁먹고 물러났을 험악한 표정이지만, 유감스럽게도 지금 야고의 눈앞에 있는 건 그걸 전혀 위
- 태극전기 AU(옥족 후운지 + 인족 라크로와) 야고는 눈을 떴다. 그럴 거라고 얼추 예상은 했지만, 하늘의 빛깔이 조금 밝다. 일어나서 기지개를 켜고 있으니, 근처로 다가오는 기척이 느껴진다. 눈치채고도 딱히 경계하지 않은 건 제가 잘 아는 기색이었기 때문이다. “야고 씨, 또 자고 있었어요?” 짐작한 대로, 제게 말을 걸며 나무 사이에서 얼굴을 내민
- 태극전기 AU(옥족 후운지 + 인족 라크로와) 문이 쾅 소리를 내며 닫힐 때까지 숨을 죽이고 있던 히사모리는, 완전히 조용해지고 나서야 침대에서 기어 나왔다. 살금살금 반대편의 침대로 향해, 머리끝까지 이불을 뒤집어쓴 상대에게 말을 건다. “야고 씨.” “…뭐야.” 짜증 섞인 목소리로 대답하며, 야고가 이불 안에서 얼굴을 내밀었다. 물끄러미 이쪽을 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