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제로는 율루스의 부축을 받아야 했을까?
아니!? 고작 이런 이유로!?
※ 이 글은 파이널판타지14 효월의 종언 패치 6.3 '하늘의 축제, 땅의 전율'까지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 진지한 글이 아닙니다…재미로 읽어주세요…
여러분 제로 많이 좋아하시죠?
저도 제로가 너무 좋아요.
제로가 본격적으로 등장한 패치 6.2 이후, 패치 6.3으로 제로의 내적 성장 스토리가 펼쳐졌었는데요. 6.3에서 끊임 없이 나오는 모에 포인트와 제로 독샷에 정신을 못차리던 저에게 제 안을 파고드는 가시와도 같은 장면이 있었습니다.
바로 이 장면
6.3 확장팩에서 제로는 율루스로부터 만두를 받은 뒤 채권자를 보호해서 추후 만두에 대한 빚을 갚아야 한다는 핑계를 대며 단신으로 요마들을 상대하러 나섰습니다. 그러나 당연히도 수세에 몰리게 되고, 더욱 당연하게도 주인공 일행이 때마침 복귀해 제로를 지원하러 나섭니다.
몸은 다소 너덜너덜할지라도 어쩐지 뜨거운 마음으로 복귀한 제로는 긴장이 풀렸는지 쓰러지고 마는데요. 문제는 여기서 발생합니다. 바로 쓰러지는 제로의 몸을 받아주는 사람이 빛전이 아닌 율루스인 것이죠.
당연히 제로를 율루스가 받아주든 쌍둥이가 받아주든 상관 없는 사람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것은 저에게는 무척 중요한 문제입니다. 전 오타쿠니까요(진심입니다). 그리고 전 진심으로 제로를 제가 받아주고 싶었습니다.
생각해보면 그동안 유대를 쌓아온 빛전 일행이 제로를 받아주는 게 서사적으로 타당합니다. 제로는 13세계가 붕괴하기 전부터 홀로 싸웠으나 끝내 붕괴한 보이드와 마주했습니다. 이번에도 홀로 싸우다가 한계에 부딪혀 누군가의 도움이 간절하던 찰나, 그동안 ‘계약’이라는 명목 아래 함께해왔던 빛전 일행이 지원을 온 것이죠. 이 사건으로 그동안 고의든 아니든 스스로의 강함에 기대어 홀로 살아왔던 제로에게 빛전 일행은 처음으로 ‘동료’라고 부를 수 있는 존재가 된 것입니다. 그렇다면 제로가 처음으로 타인에게 보이는 약함을 받아주는 자도 빛전 일행인 것이 서사적으로 타당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제로의 약함을 받아준 자는 율루스입니다.
제작진들이 ‘이 타이밍에 빛전이 제로를 받아준다!’는 연출이 유저가 보기에 더 만족스러울 수 있다는 것을 생각하지 않았을리는 없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는 율루스가 제로를 받아주는 것으로 결정났죠.
저는 이 연출에 이유가 있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빛전이 아닌 율루스가 제로를 받아주어야만 했던 이유가 말이죠…
꿀성대와 미모를 자랑하는 파이널판타지14 대표 라라펠 중 하나인 쿠루루
그 이유를 말하기에 앞서, 여러분께서는 라라펠에 대해 아십니까?
라라펠은 파이널판타지14에 등장하는 종족 중 하나로, 플레이어블 캐릭터로 선택이 가능함은 물론 다양한 라라펠 NPC가 스토리 곳곳에 등장하기 때문에 여기까지 읽으신 분들 중 라라펠을 모르시는 분은 없으리라 생각합니다.
계속 제로 얘기를 하다 뚱딴지처럼 라라펠 이야기를 꺼내는 것은 바로 라라펠이 ‘플레이어블 캐릭터로 선택이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위 이미지는 라라펠과 제로가 나란히 서있는 이미지입니다.
완전히 나란히라고 할 수 없을 수도 있지만, 원근법을 감안하더라도 모두가 아시다시피 라라펠은 독보적으로 작은 것이 아이덴티티인 종족이기 때문에 제로의 골반에 겨우 미칠수도 있는 수준입니다.
맞습니다. 쓰러지는 제로를 빛전이 받아주도록 영상을 만들지 못한 이유는 바로 라라펠 빛전이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플레이어블 캐릭터로 선택 가능한 종족 중 라라펠을 제외하면 쓰러지는 제로를 받는 데에 큰 어려움이 없을 것입니다. 키차이가 조금 있다고 해도요. 그러나 라라펠도 빛전이 될 수 있기 때문에 빛전이 제로를 받아주는 상황을 가정할 때에는 ‘라라펠은 어떻게 할 것인가?’를 생각해보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번에는 ‘기지개’ 감정표현을 사용하여, 쓰러지는 제로를 받을 수 있도록 최대한 몸을 늘린 상황을 가정해보았습니다.
과연 라라펠 빛전은 쓰러지는 제로를 어떻게 받아줄 수 있을까요?
이미지 편집 프로그램을 이용하여 단순하게 구현해봤습니다.
모래 묻은 엿 같은 글과 그보다 더 모래 같은 이미지 상태
사람이 쓰러질 때 많은 경우 무릎이 먼저 구부러지는 것을 감안했을 때, 그리고 제로와 라라펠 모두의 안전을 고려했을 때 제로가 먼저 무릎을 꿇은 상태에서 상체가 마저 쓰러진다고 하면 대략 이런 모양새가 되겠네요.
어쨌든 다른 종족의 빛전과는 상당히 다른 연출이 될 것 같습니다.
즉, 제로를 받아주는 사람을 빛전으로 설정할 경우 라라펠 전용 연출을 추가로 만들어야 하며 이러한 문제에도 불구하고 제로를 받아주는 사람을 빛전으로 강행하는 것은 cost적으로 합리적이지 않으므로 빛전은 선택지에서 제외되었다고 추측할 수 있겠습니다.
그렇다면 왜 쌍둥이는 최종적으로 선택되지 못했는가? 라는 의문이 남긴하는데 제로는 나름 키와 덩치가 있는데다 경갑? 을 착용하고 있으며 쌍둥이는 모두 캐스터이기 때문에 그런 것이 아닌가 하고 다소 얼렁뚱땅 추측해봅니다.
다소 빈약해 보이는 근거이긴 하지만 알피노와 제로가 나란히 서있는 모습을 보면 설득력이 없진 않습니다.
결론:
1. 제로를 빛전이 받아줄 시 라라펠 이슈로 인한 추가 코스트 발생하므로 패스.
2. 쌍둥이 또한 근력 이슈로 패스.
3. 따라서 율루스가 제로를 받아줘야만 했음.
이런 글을 끝까지 읽어주셨다면 정말 고생 많으셨습니다…어떤 심정이실지 상상이 안돼서 차마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하지도 못하겠네요.
아래 결제선은 그냥 제가 이런 걸 처음 써봐서 사용해보고 싶어 만들어봤습니다. 결제선 밑에는 아무것도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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