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에게 보내는 편지
당신은 잘 지내고 있는지
작열하는 여름
우리가 함께한 모든 시간은 뜨거운 여름과도 같았는데 나 혼자 있는 지금은 왜이리 추운건지 모르겠어요.
아마 당신이 없어서겠죠.
내가 바라는 이상을 위해 잠시의 떨어짐을 선택했고 그 모든걸 감당하겠다 생각했었는데 그것은 오만일 뿐이었는지
당신과 떨어진지 얼마지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외롭고 힘이 듭니다.
과거를 돌아보지 않는 나지만 아주 가끔 당신을 좀 더 빨리 만나 사랑을 일찍 시작했었다면 어땠을지 생각해 봅니다.
지금처럼 외롭고 당신이 그리울 때 떠올릴 만한 추억이 더 있었을텐데
내가 당신보다 어린 것이, 당신을 좀 더 일찍 사랑하지 못한 것이 후회가 되는 걸 당신은 알고계신지.
알고 있다면 왜 제 마음도 몰랐던 바보 같은 나와는 다른 당신이 왜, 어떤 감정으로 마음을 숨기고 있었는지 묻고 싶습니다.
애정표현을 자주하는 나에 비해 당신은 그렇지 않았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당신의 모든 건 나를 향해 사랑을 외치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왜 그때는 그것을 알지 못하고 당신에게 고집만 부렸는지 지금도 알지 못합니다.
그것을 떨어진 후에나 알게 된 저는 당신과의 떨어짐으로도 아직까지 자라지 못한 듯 해
언제 쯤이면 당신의 침묵을 이해하고 당신의 마음을 온전히 느낄 수 있을지, 당신이란 사람의 깊이를 평생 이해하지 못할까 두려운 마음이 듭니다.
당신은 나를 아주 가끔 닿을 수 없을 만큼 먼 듯한 눈으로 바라보곤 했었죠.
당신의 그 눈빛을 생각하면 식은 땀이 날 정도로 두려움을 느끼는 나를,
오히려 닿기 힘든 건 당신인데 나를 멀게 느껴 떠나갈 당신이 두려워
무서움을 삼킨 채 웃는 나를 왜 알아봐주지 않는건지 묻고 싶다가도 애정표현조차 두려워하는
당신을 알기에 묻어두다 이제야 용기내어 묻습니다.
나의 부재에 당신이 힘들어 할 것을 알면서도 당신이 그저
당신으로만 존재하길 바라는 나의 욕심마저 품어준 당신을 나는
어딜가야 볼 수 있을까요.
그나마 조금의 변명을 하자면 당신은 나의 빛남을, 나의 열정을
나의 재능을 사랑해주었기에 나는 그 것을 좀 더 밝게 좀 더 타오르게
좀 더 꽃피우게 할 수 밖에 없어 그런 선택을 했노라 말하고 싶습니다.
나를 향한 당신의 그리움이, 사랑이 퇴색되기 전에 돌아갈 수 있다면 좋을텐데..
당신은 말하지 않음으로 당신의 사랑을 증명했었으나
나는 말하는 것으로 내 사랑을 증명했었으니 이번에도 편지를 부치지 못할 당신을
대신해 마음을 가득담아 편지를 보냅니다.
우리의 사랑이 언제나 이와 같이 안정되고 애틋하며 간절하길 바라며
정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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