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삐뇽
총 10개의 포스트
포스타입에 있던 글을 조금씩 옮길 생각입니다. 업로드는 당연히 포스타입보다 느려요. + 이매망량 시리즈의 사진 출처는 국립민속 박물관 입니다.
겨울이 떠나가기 전, 이제 막 싹을 트려는 생명들을 시기하듯 매서운 바람이 부는 날온 나라가 연이어 벌어진 해괴한 일들로 인해 떠들썩 했으나 명헌이 있는 곳만큼은 매우 고요했다.전 당상관의 자제 인 것이 거짓말인 것처럼 소박한 흰 옷에 초라한 초가(草家)에 머무르고 있는 명헌은 15살임에도 불구하고 제 또래보다 야위어, 수척한 모습을 하고 있었다. 세상에
1460년 조선 한양 반정으로 인한 혼란이 가라앉기도 전, 도성에 출몰한 도깨비로 온 나라가 떠들썩 했다. 그저 쉬쉬하며 허무맹랑한 소문으로만 치부되던 것이 당사자의 입을 건너고 건너 온 마을을 뛰어넘고, 그것이 팔도가 되었을 때쯤. 한 번 발걸음 하기도 어렵다는 도성은 어느덧 인생을 뒤바꾸어 줄 금 동아줄로 변모하여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었다.사람들은 그
부스럭부스럭 편지를 뜯는 명헌의 손길이 그 어느 때보다 분주했다.떨리는 마음으로 펼친 편지를 훑어보는 명헌의 눈가는 여느 때와 달리 조금은 거뭇했고 풍기는 기색은 음울했다. 길지 않은 시간이 흐르고 편지에서 눈을 뗀 명헌이 한숨을 내쉬며 천장을 바라보다 다시금 시선을 내려보면 보는 이의 간절한 마음 따위는 모르는 듯 처음과 같은 모습의 편지가 자리하고 있었
미국에 온 지 10년. 추운 겨울의 냄새가 온 거리를 가득 채우기 시작할 때면 생각나는 사람이 있다. 무더운 여름날 헤어져 짙은 그리움보다 더 깊게 내 안에 박힌 듯한 그 사람은 차가움과 동시에 따듯함을 지녔다는 것마저 겨울을 닮아서, 춥기만 하다며 겨울을 싫어하던 나를 기어코 겨울을 사랑하게 만들었다. 내 첫 동료이자 형이자 친구인 사람. 다른 이들은 더
바스락, 바스락 커다란 몸이 움직이는 대로 이불이 흐트러지며 고요한 방안을 작은 소음들로 가득 채웠다. 잠시 고요해진 방안 속 끄응, 거리는 나지막한 신음소리와 함께, 두터운 두 발이 침대 아래로 길게 쑥 뻗어 내려와 부드러워 보이는 러그 위에 안착했다. 발의 주인은 꽤나 이불을 벗어나기가 싫었는지 한참을 러그 위에서 발장난을 치다, 시간이 흐르고 나서야
어디서부터 잘못 된 걸까. 경기 중간에 교체 당했던 것? 아니면 처음부터 온 전력을 다하지 않았던 것? 그것도 아니라면... 그 사당에 가서 소원을 빌었던 것일까. [ 산왕 공업 고등학교 인터하이 첫 경기에서 패퇴. ] 산왕공고의 인터하이 패배는 많은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 무패 신화 최강산왕 ' 이라는 이름 아래로 모여들었던 사람들은 그들을 응원했던 것
글자로만 표현 될 마음이지만 당신이라면 알아줄 거라 믿고 오랜 기간 보여준 당신의 마음에 이렇게 용기를 내 편지를 부쳐봅니다. 당신이 보내주신 편지는 매번 잘 읽고 있습니다. 하나도 빠짐 없이 읽었고, 지금은 제 서랍에 당신과 내가 떨어져 있던 시간만큼이나 차곡히 쌓여 있지요. 처음 당신이 보낸 편지를 받고 얼마나 가슴이 뛰었는지 모릅니다. 편지 봉투 겉면
작열하는 여름 우리가 함께한 모든 시간은 뜨거운 여름과도 같았는데 나 혼자 있는 지금은 왜이리 추운건지 모르겠어요. 아마 당신이 없어서겠죠. 내가 바라는 이상을 위해 잠시의 떨어짐을 선택했고 그 모든걸 감당하겠다 생각했었는데 그것은 오만일 뿐이었는지 당신과 떨어진지 얼마지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외롭고 힘이 듭니다. 과거를 돌아보지 않는 나지만 아주 가끔
이 편지는 당연히 보내지 않을 것이지만 우습게도 당신에게 닿길 바랍니다. 눈이 내리는 날 당신을 처음 만난 날도 눈이 왔었지요. 우리는 그 날 처음만나 좋아하는 것을 함께 했는데 왜 지금은 없으신가요 당신의 재능과 노력과 빛남을 사랑했지만 그것이 당신을 내게서 앗아갈줄은 몰랐는데 당신을 그것들에게 빼앗기고 보니 그 모든 것들이 밉기만 합니다. 하지만 그럼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