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가
츠카네네 전력: 주제 <고양이>
발단은 언제나 그렇듯 쇼에 관한 이야기였다.
아니, 어쩌면 연습이 끝난 후 두 사람이 함께 귀가하게 된 것부터가-길은 중간에 달라진다고 하지만- 문제였을지도 몰랐다.
"자기 목소리 때문에 귀가 나빠지기라도 한 거야? 꼭 다시 말해줘야 해?"
"뭐라?!"
오늘은 루이와 에무가 마지막 기기 점검을 위해 스테이지에 남는 날이었다. 연출보다는 배우라는 역할에 치중된 츠카사와 네네는 먼저 집으로 돌아가 다음 날 있을 쇼에 대비해 체력을 아껴두어야 했다. 분명 원더랜즈
x쇼타임의 연출가는 그렇게 말했다….
"저번부터 생각했지만 지금이라도 말해두자면, 네네! 말을 좀 더 곱게 해주면 안 되나?! 아무리 나라도 상처받는다고!!"
"시, 시끄러워…! 부끄러우니까 조용히 좀 말해! 너야말로…"
조언을 건넨 연출가는 매시간 일어나는 행사와 같은 싸움을 예상하지 못한 게 틀림없었다. 예측했다 하더라도 대수롭지 않게 여겼던 게 확실했다. 그렇지 않고서야 두 사람을 따로 보낼 리가 없었다.
두 사람이 다투는 건 그리 드문 일이 아니었다. 함께 보내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횟수는 점점 줄어들고 있지만, 가볍게 투닥이거나 공방을 주고받는 일이 아주 끊이지는 않았다. 문제는 지금처럼 주제가 계속 달라지며 다투는 경우는 상당히 오랜만이라는 점이었다.
슬슬 행인들도 소년과 소녀를 조금씩 흘긋거리기 시작했다. 반쯤은 네네가 지적한 대로 목청 좋은 츠카사의 탓이긴 했지만.
"내가 부끄럽다니 너무하지 않나!!"
"그러니까 그 점이… …어?"
대화 아닌 대화를 멈춘 건 두 사람의 의지보다는 외부의 자극에 의해서였다. 무언가 다리에서 복슬복슬한 감각에 네네가 아래를 내려다보고, 츠카사 역시 따라 시선을 옮겼다.
"고, 고양이?"
"너는…"
츠카사가 당황한 사이, 네네는 고양이를 알아본 듯 몸을 숙여 머리를 곧장 쓰다듬었다. 이름만큼이나 하얀 고양이는 손길이 익숙한 듯 애교스럽게 울었다.
그리고 츠카사와 눈이 마주친 순간, 보란 듯이 네네의 다리 뒤로 숨어 누가 보아도 노려보는 모양새로 눈을 매섭게 떴다.
"...난 아무것도 안 했다만…."
"아까 네가 소리치는 거 듣고 놀란 거 아니야?"
"그 정도로 크게 말하진 않았을 텐데?!"
그에 반박하듯 고양이가 위협적으로 울자, 네네가 웃음을 터트렸다. 작은 생명과 한 편을 먹고 언제 싸웠냐는 듯 입가에 미소를 걸친 네네를 가만 바라보던 츠카사가 한마디를 하기 위해 입을 열었다.
"닮았군…."
"뭐?"
"응?"
내가 방금 뭐라 말했지? 의아한 낯을 한 네네를 보며 1초간 자기 말을 복기한 츠카사가 순간 입을 크게 벌렸다가 닫고, 또 주먹을 쥔 채로 열었다.
잘못 말했다!
"아, 아니! 그, 그래, 아는 고양이인가?"
"응. 여기 명찰. 근처에 사는 할머니께서 기르는 고양이야."
다행히 네네는 츠카사의 실수를 듣지 못했는지 별다른 대꾸 없이 넘어갔다. 안도의 한숨을 쉬던 츠카사는 네네의 말에 퍼뜩 정신을 차리고 외쳤다.
"그런 고양이가 이런 도로변에 있으면…!"
"뭐, 자주 나왔다가 잘 돌아가기로 유명한 아이지만… 그래도 데려다주는 게 좋겠지."
"그럼 그 이웃 댁에도 들렀다 가야겠군…."
응, 그렇네. 선선히 답한 네네는 하얀 고양이를 품에 안고서 머리를 쓰다듬다, 곧 붉어진 얼굴로 다시 고개를 들었다.
"그런데 아까부터 네가 왜 나를 데려다준다는 거야!"
"네네를 혼자 보내면 편하지 않다니까! 사귀는 사이에 그 정도도..."
"그건 비밀로 하고 있잖아! 그리고 내가 애인 줄…"
"나는…"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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