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미카] 나의 보물상자

#연무 #후일담 날조 #메인터넌스

※허구와 날조 100%, 공식 설정과 다른 부분이 있을 수 있습니다

따뜻한 김이 피어오르는 욕실 안, 두 사람은 아무 말이 없었다. 슈는 바디워시를 묻혀 거품을 낸 스펀지를 들고서 미카의 말라빠진 팔을 닦아 주는 중이었고 미카는 아무리 메인터넌스라고는 해도 이렇게 노골적으로 목욕까지 시켜 주는 경우는 없었기에 당황해서 발갛게 익은 채 가만히 얼어붙은 상태였다.

건강 상태를 체크하는 정기 메인터넌스 외에는 가끔 미카가 조르고 졸라 겨우 한 번씩 받는 케어가 아닌 이상, 슈가 먼저 나서서 이렇게 보살핌을 자청하는 일은 거의 드물었다. 조용한 물소리 외에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는 욕실의 갑갑함을 견디다 못한 미카가 결국 먼저 침묵을 깼다.

"응아… 스승님? 오늘은 스승님도 피곤할 텐데… 이래 기운 빼지 말고 걍 스승님도 씻고 빨리 자는 기 낫지 않긋나?"

"시끄럽다는 것이야, 이 불량품. 평소에는 그렇게 해 달라고 까악까악 떠들어대더니, 이제 와서 싫어하는 이유가 뭐지?"

"시, 싫어한 적 없데이! 내는 스승님 멘테는 언제 받아도 좋다 아이가! 그치만… 오늘은 푹 쉬고, 스승님 여유 있을 때 해도 되지 않나…."

장미향의 바디워시를 스펀지에 새로 쭉 짜며 슈가 한숨을 쉬었다.

"네게도, 과한 부담을 짊어지게 했다는 사실은 알고 있다."

"응아아! 내는 스승님캉 무대에 설 수만 있다믄 상관없데이! 부담이라고 할 필요도…."

조금 떨어진 위치에서 에이치와 와타루를 상대하고 있던 슈에게도, 미카의 관절을 한계까지 꺾으며 선보인 기괴한 움직임을 보고 기겁을 한 토리와 유즈루가 했던 말은 똑똑히 들렸다. 부모님이 주신 귀중한 생명을 그렇게 내다버려서는 안 된다는 말도, 제대로 된 지도를 받으면 그 재능을 더욱 빛낼 수 있다는 말도. 

'이 모자란 불량품에게도, 제삼자의 눈으로 볼 때는 당연히 존중받아야 할 가치가 있겠지만….'

"스, 스승님, 저기, 내 아픈데에…."

멍하니 생각에 잠겨 있던 슈가 미카의 그 모기 소리만한 소리에 언뜻 돌아보니, 자신은 무심코 미카의 팔을 으스러지듯 움켜쥐고 있었던 모양이었다. 순간적으로 짧게 사과를 하고 놓으니 하얀 팔에 새빨간 손자국이 남았다. 어째서인지 미카가 그 자국을 자못 사랑스럽다는 듯 쓰다듬는 모습에서는 무심코 시선을 돌리고 말았지만.

'더 소중하게 아껴 주는 누군가의 곁에서, 기초부터 올바른 지도를.'

그렇게 생각하니 문득, 웃음이 났다. 어이가 없었다. 골수부터 비뚤어진 이 일그러지고 흉하고 못난 인형을 대체 누가? 센 힘으로 꽉 쥐는 바람에 남은, 거친 행동의 결과에 불과한 손자국을 저렇게 행복한 눈으로 바라보는 역겨운 인형을?

저 아이가 누군가에게 인생을, 자신의 모든 것을 바친다면 그 대상은 결코 자신 이외의 다른 누군가가 될 수 없는데.

"에헤헤. 그래도 스승님, 진짜 멋있었데이. 내 엊그제 머리에 피 쏠려가 텐쇼인… 을 한 대 칠 뻔했던 거, 역시 스승님이 말려 준 데는 다 이유가 있었다 아이가. 그딴 자식, 확실히 뒤에서 주먹질한다꼬 반성할 인간이 아이다. 무대에서 실력으루다 콱콱 밟아 줘야제."

"카게히라, 제발. 그때도 분명 내가 허락할 때까지 입도 열지 말고 가만히 있으라고 하지 않았느냐. 이 모자란 녀석, 그 쉬운 한 마디조차 제대로 듣질 못해."

"미안하데이…."

욕조 안에서 웅크린 미카의 야윈 몸이 유달리도 작아 보여, 슈는 그 어깨에 더운물을 부으며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자 또 화가 나서 그렇다고 생각했는지 미카가 더욱 작게 움츠렸다.

"너는 아까 그 영양가 없고 건강에도 좋지 못한 노점 음식을 잔뜩 먹었으니, 내일은 식사의 양을 절반으로 줄이겠다. 이견은 없겠지."

"응에에… 네에에…."

결국 전학생과 미카가 사 온 타코야키니 붕어빵이니 하는 축제 음식들을 슈는 입에도 대지 않았다. 미카가 몇 차례 이쑤시개에 꽂아서 입 앞까지 내밀었지만 매번 고개를 가로저으며 거부했고, 사실 소스 냄새도 역했지만 옆에서 먹는 것을 참아 준 일만으로도 자신은 충분히 관대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의상을 생각하면 칼로리 제한이 필요하다. 슈로서는 당연한 관리라고 여겼으나 미카는 벌이라도 받은 듯 고개를 푹 숙였다.

"칫, 칫! 무대에서는 그렇게 당당히 말하지 않았느냐, 지금은 네가 내 유일한 인형이라고! 그렇다면 유일한 인형답게 내 말에 순종하고 따르라는 것이야! 자아가 생겨 제멋대로 구는 인형 따위,"

언제 뛰쳐나갈지 모르니.

나즈나의 얼굴이 스쳤다. 아무 것도 모른 채 그저 홍월과 다시 한 번 정정당당한 승부를 할 수 있으리라 생각했던 나즈나. 갑작스레 나타난 텐쇼인 에이치 앞에서 그 작은 머리를 어떻게든 굴려 난국을 타개해 보려 애쓰던 나즈나. 그리고 마치 구원자처럼 나타난 Valkyrie 앞에서 안도와 분함이 섞인 표정을 짓던 나즈나. 와타루 대신 마이크를 받아들고 Valkyire를 한껏 추어올려 주던 나즈나….

나즈나는 돌아오지 않는다. 돌아오지 않아도 상관없도록, 이번 칠석제 무대는 2인조 체제의 Valkyrie를 대중들 앞에 똑똑히 각인시켰다. 이번에는 그저 관성으로 fine에 투표했어도, 결국 대중들이 집에 돌아가서 떠올릴 것은 슈와 미카로 이루어진 Valkyrie의 퍼포먼스다. 아무리 더는 슈가 원하던 완벽한 형태의 Valkyrie가 아니라 하더라도 그날 에이치 앞에서 내뱉었던 것처럼 아무 가치도 없고, 해체시키든 말든 상관없는 그런 것은 결코 아니다.

텐쇼인 에이치는 니토 나즈나를 건드렸고, '오기인'을 건드렸고, Valkyrie를 건드렸다.

이츠키 슈를 이루는 요소로서는 그 무엇도 결코 빠뜨릴 수 없는 부분이지만 최종적으로 그가 불리했던 점은 결국 실전까지 카게히라 미카의 목소리를 한 번도 듣지 못했다는 데 있었다.

예술이 무엇인지 어차피 알지도 못할 그들에게는 전부 보여주기도 아까워 아주 조금만 살짝 보여주었던, 새까맣지만 반짝반짝 빛나는 어둠 같은─마치 흑요석 같은, 나의 보물상자.

"내는 항상 스승님 옆에 착 붙어 있을 끼니께… 걱정 마래이. 나가라 캐도 안 나간다. 그럴 거믄 진작 나갔제."

슈가 내뱉다 만 말이 누구를 가리키는지 그 누구보다 잘 알 미카가 그렇게 중얼거렸다. 그 목소리에, 나즈나에 대한 원망이 조금 섞인 듯 들렸다면 착각일까. 

"나즈나 형도… 기뻐 보였데이. 스승님이 구하러 와 줘가."

슈가 아무 대꾸도 하지 않자 욕조 속에서 미카는 계속해서 나직이 중얼거렸다. 

"나즈나 형은 배신자지만… Ra*bits는 우리의 적이지만, 캐도… 비겁하고 악랄한 텐쇼인한테 농락당하는 기는 내 두고 몬 본데이."

"아아, 응."

"그니께… 멋있는 타이밍에 나타나가 나즈나 형도 구해주고, 텐쇼인 콧대도 꺾어 주고… 스승님은 진짜 히어로데이."

"그런 모리사와 같은 소리는 하지 말라는 것이야. 생각만 해도 더워지는군… 물론 fine 따위, 나 혼자서도 얼마든지 해치울 수 있었지만."

"?"

슈는 잠시 말이 없다가, 거의 날개가 되어 나올 정도로 커다랗게 튀어나온 미카의 날개뼈를 어루만졌다. 조금만 더 마르면, 정말로 피부를 찢고 튀어나온 날개를 퍼덕거리며 날아가 버리지 않을까, 그렇게 되기 전에 밥을 조금 더 먹여야 하지 않을까… 방금 전 음식을 줄이기로 결심해 놓고, 스스로도 갈피를 잡기가 어렵다. 인형사로서 완벽한 조율이 어려운 것을 보니 자신은 아직 본래 컨디션을 완전히 회복하진 못한 모양이라고, 슈는 그렇게 자신을 납득시켰다.

"와, 와타루는 쉽지 않은 상대였고… 네가 두 명을 상대해 준 덕분에 나도 조금은 부담이 덜했다는 것이야."

"응아! 내, 스승님한테 도움이 된 기가?! 참말이가?!"

미카가 반색을 하며 욕조 속에서 벌떡 일어나는 바람에 더운물이 슈에게 튀었다.

"농! 가만히 좀 있거라!"

"응에에, 미안하데이…."

시무룩해진 미카가 주저앉자 슈는 미카의 다리를 잡았다. 그리고 장딴지에서부터 발까지 꼼꼼하게 닦으며 다시 입을 열었다.

"어찌되었든, 하나뿐인 인형인 널 혹사시킨 것은 충분히 자각하고 있으니… 원하는 것이 있다면 한 가지 말해보거라. 내가 들어 줄 수 있는 범위 내에서 들어 주도록 노력해 볼 테니."

"응에?!"

놀란 미카는 슈를 빤히 쳐다보더니, 웅크린 채 무릎 사이로 얼굴을 파묻고 끙끙거리며 무언가를 열심히 생각하는 듯했다. 저 하찮은 머리 속에서 어떤 어처구니없는 생각이 수없이 오가고 있을까 생각하며 슈가 지켜보는 가운데 마침내 미카는 고개를 들었다.

"이… 이짝에도."

"응?"

"이짝에도 손자국… 내 도. 가능하믄 양쪽 다, 억수로 쎄게 잡아가…."

  

아까 잡히지 않은 반대편 손목을 내미는 미카를 보고 슈는 그만 욕실 안에 쩌렁쩌렁 울릴 정도로 사자후를 토하고 말았다.

"농!!"

***

ES 2년째의 여름, Valkyrie가 유럽 각국의 시골 가정식을 알아보는 예능 겸 다큐멘터리 방송을 촬영하기 위해 그리스와 이탈리아를 거쳐 남프랑스에 도착한 것은 7월 초의 일이었다. 촬영은 아무 트러블 없이 무사히 진행되고 있었는데 그날따라 미카가 저녁 촬영이 끝난 후 어딜 갔는지 통 보이지 않았다. 슈가 숙소 이곳저곳을 찾아다니며 행방을 묻자 스태프 하나가 "그러고 보니 밖에 있었던 것 같은데?"하고 문 밖을 가리켰다. 서둘러 신발을 꿰어 신고 밖으로 나가자 주위에 아무 것도 없는, 그야말로 한적하기 그지없는 시골 숙소 마당에서 미카가 멍하니 하늘을 올려다보고 있었다.

너무나 새까매 마치 미카의 머리카락마저 녹아들 듯한 그 밤하늘에, 선명한 하얀 강이 달리고 그 안에서 빛나는 별들이 눈앞으로 쏟아져 내릴 것만 같았다.

"…여기 있었느냐는 것이야."

"응아, 스승님."

미카가 뒤를 돌아보며 웃었다.

"아까 여기 현지 스태프가 오늘은 날이 맑아가 은하수가 잘 보일끼라고 했데이. 그래가 잠깐만 확인하고 들어갈라 했는데, 억수로 예뻐가 그만 홀려버렸다 아이가. 스승님한테도 얘기해 줄라꼬 했는데…."

"알고 있다니 다행이군. 자리를 비울 때는 항상 행선지를 말하라는 것이야."

습관적으로 안도의 한숨을 내쉰 슈가 미카의 옆으로 다가와 자연스럽게 허리에 팔을 두르며 함께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지구 반대편인데도 은하수가 보인다니 신기하데이."

"지구는 자전을 하고, 또 여기는 같은 북반구니까." 

당연한 대답에 미카가 뚱한 표정을 지었다.

"스승님은 평소에는 로맨티시스트믄서, 꼭 이럴 때만 멋대가리 없데이."

"그것이 사실이니 어쩔 도리가 없다는 것이야. …어디에 있어도 날이 맑고 공기가 깨끗하기만 하면 프랑스에서든 일본에서든, 같은 은하수를 볼 수가 있지."

"…응."

"그렇게 서운한 내색은 하지 말거라. 내 입장으로 말하자면, 결국 거점을 일본으로 정해버린 네가 더 섭섭하단 말이다."

겨울에서 봄에 걸쳐 벌어졌던 동거 소동을 생각하면 정말이지 웃음이 날 정도다. 그렇게 졸업만 하면 따라가겠다고 칭얼대기에 당연히 올 줄 알고 살 집까지 마련해 놓았는데 멀뚱한 얼굴로 '스승님이 내랑 글케 동거하고 싶어할 줄은 몰랐데이'라고? 사람의 노력을 허사로 돌리는 데도 분수가 있지.

"쫌 봐 도, 스승님. 그래가 내 요새 바지런히 왔다 갔다 하지 않나? 시차 적응 땜에 자꾸 하품만 쩌억쩍 해가 리츠 군한테 한 소리 듣기도 하지마는."

"으음. 같이 인간이 되자고 약속했으니, 네가 정한 일에 내가 자꾸 참견하는 것은 옳지 않다는 사실을 알지만…."

은하수를 올려다보면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것은 칠월칠석. 마침 날짜상으로도 딱 맞는다.

미카도 칠석 생각이 떠올랐는지, 옆에서 입을 열었다.

"이짝에는 조릿대도 없고 소원 쓰는 종이도 없지마는, 캐도 똑같이 7월 7일 칠석날이 되믄 은하수가 이래 이쁘게 보이는구마. 여기서도 견우랑 직녀가 눈물로 헤어지는 머 그런 얘기 없나?"

"그것은 동양권에나 전해져 내려오는 이야기라는 것이야. 그리스 신화에서는 제우스가 몰래 헤라클라스에게 헤라의 젖을 물려 놓았다가, 헤라클레스가 너무 젖을 세차게 빠는 바람에 뿜어져 나온 것이 저 '밀키 웨이'라고 하지."

"응아~ 글나? 완전 다르구마."

"음. 같은 자연 현상도 어떤 이야기를 붙이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의미를 띠게 되는 법… 누군가는 은하수를 보고 연인을 갈라 놓는 슬픈 강으로도, 또 누군가는 여신의 젖으로도 보았다. 너와 내가 같은 것을 보고도 전혀 다른 감상을 품듯 말이지."

"응…."

"그러니, 은하수를 보고 마치 너와 나를 갈라 놓은 강처럼 슬퍼할 필요는 없다는 것이야."

슈를 올려다보던 미카의, 서로 색이 다른 두 눈이 잠깐 놀란 듯 파르르 떨렸다.

"우… 우예 알았노?"

"흥, 네 머릿속에 든 생각쯤이야 내 손바닥 안이다."

이들이 현재 찍고 있는 예능 다큐멘터리는 한 나라에 한 편씩 총 4부작으로 마지막 나라인 스페인에 도착하면 촬영이 끝난 후 스케줄상 슈는 프랑스로, 미카는 일본으로 돌아가야 했다. 그래서인지 촬영 후반부에 접어들면서 미카는 유달리 더 슈에게서 떨어지지 않으려 했다. 스태프들이 보는 앞에서도 자꾸 팔에 매달렸지만 슈는 그런 미카를 야단치지 않고 가끔 머리나 어깨를 쓰다듬어 주었다.

촬영 때문이라고는 하나 이례적으로 꽤 긴 기간 동안 24시간 내내 붙어 있는 스케줄이라서 그런지, 이번의 헤어짐이 더더욱 쓸쓸하게 느껴지는 모양이었다. 그것은 또, 슈라고 크게 다르지도 않았다.

"그나저나 마, 칠석에 이래 먼 데까지 와서 스승님캉 둘이 은하수 올려다보고 있을 줄은 꿈에도 생각 몬했데이."

"인생이란 늘 놀라움의 연속이기에 즐거운 법이지. 후후, 이 또한 예술의 자양분으로 만들기 위해 지금 열심히 보아 두자꾸나."

칠석에 은하수를 올려다보고 있자니 아무래도 자꾸만 2년 전 유메노사키에서의 칠석제가 떠오른다. 드림페스 따위에는 결코 나가지 않겠다고 치를 떨며 이를 갈던 슈가 처음으로 나서서, 익숙지 않은 무대임에도 불구하고 fine와 맞서 눈부신 승부를 펼쳤던 그때. 비록 팬 수가 모자라 시합에서는 패배했지만, 제왕 Valkyrie의 화려한 부활이라는 의미에서는 상대가 필요치 않은 승리였다. 그것은 슈 스스로가, 자기 자신을 극복한 업적이라 해도 좋을 터였다.

미카의 말마따나 그때의 자신들은 과연 지금의 이 모습을 상상이나 할 수 있었을까.

"Mon coffre au trésor…."

"응아?"

"아, 아무 것도 아니다. 큼, 그러면 아무리 여름이라 해도 밤은 몸이 식으니 그만 들어가자. 내일도 장시간 이동을 하게 될 테니."

"알았데이. 응헤헤, 스승님. 오늘도 한 방에서 자는 기제?"

"네가 싫다면 침실을 따로 배정해 달라고 할 수도 있다만."

"와 그래 심술궂은 소릴 하노~. 스승님도 같이 자고 싶음서~."

꽤나 순종적인 인형인 척했지만 너는 그때도 사실 내 말을 제대로 들은 적이 없었지. 지금은 더 건방져져서는 함부로 내 기분을 넘겨짚기도 하고, 때로 내 어머니나 내 보호자인 척 앞으로 나설 때도 있어. 하지만… 그 성장이 이제는 무척이나 눈부시고, 너를 앞세울 때면 내 가슴은 자부심과 설렘으로 가득하다.

나의 파트너. 하나뿐인, 나만이 활짝 열어젖힐 수 있는 보물상자.

이 머나먼 땅에서도 우리는 같은 추억을 공유하고, 같은 이야기에 울고 웃을 수 있다.


카테고리
#2차창작
페어
#BL
커플링
#슈미카

해당 포스트는 댓글이 허용되어 있지 않아요


추천 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