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미카] Sweet sweet my chocolate

※허구와 날조 100%, 공식 설정과 다른 부분이 있을 수 있습니다

밸런타인데이가 가까운 2월의 어느 날, 코즈프로의 부소장 사에구사 이바라가 심각한 말투로 미카를 호출했다. 무슨 일인가 싶어 찾아가 보니 미카를 보자마자 이바라가 입을 열어 내뱉은 첫 마디는,

"카게히라 씨, 혹시 누군가에게서 원한을 산 일이 있습니까? 또는 테러를 당할 이유라도?"

"테, 테러?"

미카는 도무지 영문을 알 수가 없었다. 고개만 갸우뚱하고 있는데 이바라가 책상 서랍을 부스럭부스럭 뒤적거리더니 무언가를 한아름 꺼냈다.

"보십시오, 이 생화학테러 물질들을! 아아, Valkyrie가 팬들에게서 수제 음식을 선물받지 않는다는 방침을 굳건히 지키고 있어서 얼마나 다행인지 모릅니다! 밸런타인데이를 참칭하고 사무소로 이런 것들을 보내다니, 당신들의 신자 중에 이런 정신나간 사람들이 있을 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다고요!"

"응아아아, 부소장! 그거 다 내 도! 하나또 버리믄 안 된데이!"

이바라의 책상 위에 한가득 펼쳐진 것은 전부 포장을 뜯은 선물이었다. 사무소로 들어오는 선물의 내용물을 스태프가 체크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므로 그 점에 대해서는 신경 쓰지 않았지만, 문제는 그 속에 든 것들이 하나같이 음식물 쓰레기로밖에 보이지 않는다는 데 있었다. 한껏 태워먹은 초콜릿칩 쿠키, 초콜릿 브라우니, 보통은 새하얘야 할 눈알 캔디마저도 새까맣게 탄 상태였다. 

미카가 허둥지둥 덤벼들어 그것들을 품 안에 끌어모으는 모습을 보고 이바라가 미간을 찌푸렸다.

"이런, 이런! 설마 이 참상을 보고 그런 반응을 보일 줄은 몰랐습니다만! 뭐죠, 설마 이것도 Valkyrie의 예술이라고 말씀하시려는 건 아니겠죠, 카게히라 씨?"

"그, 그런 건 아이고… 실은 내가 태워묵은 기를 좋아한다꼬, 얼마 전에 잡지 인터뷰에서 얘기한 적이 있었데이… 팬들은 그거 보고 선물로 보내 준 것뿐이구마. 생화학테러도 아이고, 원한도 아이다…."

아마 슈가 국내에 있었다면 잡지가 발간되기 전 인터뷰를 꼼꼼히 체크하고 그런 부분은 내보내지 못하도록 NG를 걸었을 테지만, 지금 슈는 프랑스에서 개인전을 준비하느라 너무 바빴다. 잡지에 한 줄 실리는 인터뷰를 하나하나 놓치지 않고 볼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그, 내가 탄 거 좋아한다는 얘기는 윳군… fine의 후시미 군도 알고 있데이. 저번에 케이토 반에서 다 같이 소풍 나갔을 때 잘 태운 걸로 골라가 도시락 싸 준 적도 있었다 아이가. 참 맛났제."

"유즈루가? …흐음."

이바라의 미간이 꿈틀했으나, 결국 숯덩이 같은 초콜릿 선물들을 전부 챙겨가려 하는 미카를 말리지는 않았다. 여전히 Valkyrie는 자신이 이해할 수 없는 영역에 있는 모양이라고 생각하고 포기한 모양이었다.

선물을 챙기던 미카가 슬그머니 이바라의 눈치를 보았다.

"근데, 부소장… 내가 이거 싹 가져갔다꼬, 우리 스승님한테는 말하믄 안 된데이."

"그렇다면 그 대가로 약속을 받아야겠습니다! 제가 붙여 드린 영양사의 지도에 따라 올바르게 식사하겠다는 약속을!"

"응아아아…."

***

굳이 태우지 않아도 이미 태운 것처럼 새까만 색깔을 띤 초콜릿이지만, 거기서 더 태우면 어떻게 될까. 그런 의문을 품은 것은 정말로 대단치 않은 일이었고, 별다른 계기랄 것도 없었다. 잡지 인터뷰 도중 '밸런타인'이라는 말을 듣고 특별히 떠오르는 것도 없었기에 그저 생각나는 대로 말했을 뿐인데 팬들이 그것을 보고 정말로 태운 초콜릿 과자를 보내 줄 줄은 상상도 못 했다.

어쨌든 예쁜 포장 속에 들어 있는 그 숯덩어리나 다름없는 음식들이(정말이지 포장만큼은 정성스러워서, 사에구사 이바라도 도무지 영문을 알 수 없었던 모양이었다. 내용물을 보고 확실히 생화학테러라고 판단한 듯했지만) 미카에게는 눈물이 날 정도로 고맙게 느껴졌다. 사진을 찍어서 SNS에 올리고 감사 인사를 하고 싶었지만 그랬다가는 즉시 슈에게 들켜 야단을 맞을 테니, 혼자 숨겨 놓고 조용히 아껴 먹기로 마음먹었다.

하지만,

"미카쨩이 뭘 숨기는 데 성공한 적이 있어야지~."

"응아아…."

시무룩한 얼굴로 카페 테이블에 엎어지는 친구를 보며 아라시는 그저 어이가 없어서 웃을 뿐이었다. 이런 종류의 상담을 이미 꽤 여러 번 받은 편이었지만, 평소에는 슈와 미카 사이에 트러블이 생기면 열 일 제쳐놓고 친구 편을 들어주는 아라시도 이 문제에서는 솔직히 슈의 입장이 옳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츠키 선배도 미카쨩이 그걸 먹는 걸 가지고 화를 낸 건 아니잖아? 그 점에 대해서는 이전처럼 심하게 구속하지는 않는 것 같은데."

"화는 안 내는데, 머라꼬 해야칼지… 입을 꾹 다물구 엄청 복잡한 표정을 짓는 기다. 차라리 전처럼 이 모자란 놈! 실패작! 하믄서 화를 내믄 내도 마 잘몬했심더 카믄서 싹싹 빌고 끝내믄 되는데에…."

밸런타인데이 당일까지도 바빠서 귀국은 할 수 없었지만, 대신 미카 앞으로 그야말로 예술적인 공예품 같은 아름다운 초콜릿이 도착했다고 한다. 보석처럼 형형색색으로 빛나는 그것은 누가 봐도 파리에서 가장 고급스러운 쇼콜라티에에서 슈의 높은 안목을 거쳐 구입한 디저트라는 사실을 한눈에 알 수 있는 제품이었다. 미카는 초콜릿 선물을 받자마자 황송하면서도 기뻐서 어쩔 줄 몰라 했고, 그날 즉시 슈에게 전화를 걸어 고맙다는 인사도 했고, 당연히 기숙사 자기 방에 소중히 보관해 놓았다. 

그리고 그것은 슈가 다음번 귀국할 때까지 잘 보이는 위치에 곱게 전시되어 있었다.

"그 새까맣게 탄 초콜릿을 먹으면서 황홀한 표정으로 이츠키 선배의 선물을 감상하고 있는 현장을 목격당했단 말이지…."

"응…."

미카가 탄 음식을 즐겨 먹는다는 사실도 알고 있었고, 자신이 준 선물 중 음식 종류는 그 자리에서 바로 먹지 않고 자꾸 보관하려 든다는 사실도 알고 있었다. 그래서 슈도 일부러 밸런타인 초콜릿을 유통기한이 긴 종류로 골라 보냈다. 직접 건넸다면 옆에서 먹는 모습을 지켜보았겠지만 이번만큼은 언제 귀국할지 모르는 상황이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 두 가지가 한꺼번에 눈앞으로 닥쳐오는 바람에 슈도 조금은 당황한 모양이었다.

"나루쨩 생각하는 것맹키로 무섭게 화를 내지는 않았데이…. 그냥, 한숨을 푹 쉬더니 안주머니에서 향수 냄새 나는 손수건 꺼내가 내 입 닦아주구…."

"그 상황에서 입은 닦아줬구나…."

"내는 깨끗하게 묵는다고 묵었는데 마 스승님 눈에는 다 뵈니께… 암튼, 그러드마 '고민 좀 해 봐야겠다는 것이야'카구, 내 방에따 짐만 놓구 다음 스케줄 가뿟따 아이가… 나루쨩, 내 우야믄 좋나? 니 같은 격식도 모르는 실패작 따위, Valkyrie에 계속 놓아둘 수 없다카믄… 스승님이 내 버리믄 내는 우야노…?"

"고민을 해 봐…?"

그 말에는 아라시도 움찔했다. 툭하면 무작정 부정적인 방향으로 사고가 흘러가기 쉬운 미카가 아니라 해도 조금은 가슴이 철렁해지는 말이기는 했다. 물론, 슈가 미카를 Valkyrie에서 내쫓으리라는 생각을 당연히 아라시는 전혀 하지 않았다. 애초에 지금의 슈를 보면 이전의 그 어떤 인형들보다 더 미카를 아끼고 사랑하며 어떻게든 옆에 끼고 살아가려 한다는 사실은 뚜렷했다. 

아라시가 마음에 걸리는 것은 또다시 소통의 오류 때문에 가장 친한 친구가 마음고생을 할지 모른다는 점이었다. 이 둘, 서로 마음을 완벽히 털어놓고 솔직한 사이가 된 것처럼 보이지만 때때로 서로가 서로를 완전히 어긋난 방향으로 해석할 때가 있고 그것이 대화 부족 때문이라는 것을 아라시는 그 누구보다 잘 알았다.

그래서 아라시는 미카가 잠시 화장실에 간 사이, 슈에게 전화를 걸었다. 혹시 바빠서 휴대전화를 확인하지 못할 수도 있다고 생각했지만 슈는 뜻밖에도 금세 받았다.

"어머, 마침 휴식 시간이었나 봐?"

─아니, 이미 스케줄이 끝나긴 했다만… 대체로 네가 내게 전화를 걸 용건이 그리 다양하지 않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기에, 발신인에 네 이름이 뜨면 나는 쉬 무시할 수 없다는 것이야.

이것 봐, 이것 봐. 길게 늘어놓은 그 말을 한 마디로 압축하면 결국 '카게히라에게 무슨 일이 생겼나?'라는 이야기잖아. 

아라시는 피식 웃으며 방금 들은 이야기의 진위에 대해 물어보았고, 슈는 직접 얼굴을 보지 않아도 미간을 찌푸렸다는 사실을 뚜렷하게 알 수 있을 정도의 목소리로 대꾸했다.

"그 점이라면 나루카미가 걱정할 일은 아니라는 것이야. 물론 그 아이도…. 아아, 그러고 보니 사진으로나마 확인을 부탁할 수 있겠군. 잠시, 옆에 있는 자에게 부탁하여 사진을 한 장 보낼 테니 기다리도록."

아라시가 무슨 말이냐고 물을 틈도 없이 전화는 끊겼고, 금세 한 장의 사진과 기나긴 설명이 도착했다. 그것을 본 아라시는 저도 모르게 입을 가렸고, '카게히라에게는 아직 비밀로 해 다오'라는 말에도 흔쾌히 승낙하고 말았다.

***

아라시와 헤어져 기숙사로 돌아오는 미카의 다리에는 힘이 하나도 없었다. 고민이라니, 대체 무슨 고민을 해 보아야겠다는 뜻일까. 예술을 알아보는 심미안도 갖지 못하고, 기껏 애써 골라서 보내 준 선물을 맛있게 먹을 줄 아는 위장도 없고, 아무리 좋은 음식을 먹여도 자꾸만 탄 것이나 사탕으로 돌아가는 이 쓸데없는 고집은 결국 스승님의 Valkyrie에 어울리지 않는다는 것일까…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기숙사로 돌아가기가 두려웠지만, 언젠가처럼 말도 없이 가출했다가는 더 큰 난리가 날 것이 뻔했기에 돌아가지 않을 도리도 없었다. 

"아아, 카게히라. 어서 오거라."

"…응아."

고개를 푹 숙이고 방으로 돌아온 미카의 머리 위로 뜻밖에도 온화한 목소리가 쏟아져, 어째서인지 더욱 눈물이 날 것 같았다. 

"고…."

"응?"

"고민은, 끝났나? 스승님…."

자신의 입 밖으로 흘러나간 목소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한심하고 처참해서, 미카는 입술을 깨물고 참고 있던 눈물이 저도 모르게 흐를 것만 같았다. 이제 곧 내려질 가혹한 심판 앞에서 자신은 과연 얼마나 견딜 수 있을까. 평소처럼 버리지 말아 달라고, 곁에 놓아 달라고 매달리면 과연 정상참작이 내려지기는 할까. 하지만, 스승님의 말은 절대적이니까, 스승님의 말을 거스르는 건….

"음? 아아, 마침 그 이야기를 하려던…."

"응아, 응아아아…."

그 이야기. 그 이야기란 게 뭘까. 미카는 도저히 견딜 수가 없었다. 눈에 그렁그렁한 눈물을 떨어뜨리지 않으려 애쓰며 고개를 든 순간, 자신이 손가락 하나 대지 않고 곱게 보관해 놓았던 그 공예품 같은 아름다운 초콜릿이 보였다.

미카는 정신없이 그쪽으로 달려가, 초콜릿을 움켜쥐고 입에 쑤셔넣었다.

"카, 카게히라?!"

"내, 내 다 묵을란다! 이, 이거 다 묵을끼다! 스승님이 주는 거, 머 하나 남김없이, 다 묵을끼다! 몇 날 며칠 보관 안 하고 다 묵을끼고… 타, 탄 것도 인자 안 묵을께! 남은 것도 다 버릴 테니께… 그니께… 웅아아아아… 컥, 콜록…."

포장을 마구 뜯어서는 제대로 씹지도 않고 목구멍에 욱여넣다 결국 숨이 막혀 기침을 하며 눈물을 펑펑 쏟는 미카를 보고 깜짝 놀란 슈가 달려와 등을 두들겼다.

"가, 갑자기 왜 그러는 것이야?! 물론 보는 앞에서 먹어 주기를 바라기는 했다만, 그렇게 격식 없이 난폭하게 먹으라고 가르친 적은 없다! 또 무엇이 널 그렇게 궁지로 몰아넣은 것이야?"

"스, 스승님, 고, 고민, 끝났다고…. 겨, 결국 내를 버리기로 결심한 기 아이가?! 아니믄 파리에 누구, 스승님 취향에 딱 맞는 예쁜 사람이…."

"누가 널 버리겠다는 고민을 했다는 거지?!"

사자후 같은 그 호통이 거의 방 안을 뒤흔들 정도였다. 깜짝 놀란 미카가 입 안 가득 초콜릿을 문 채 위를 올려다보자 슈는 낯선 접시를 하나 든 채 잡아먹을 듯한 눈빛으로 미카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아까 나루카미에게서 전화를 받고, 또 혹시 쓸데없는 생각으로 시간을 낭비하고 있는 게 아닐까 하는 걱정이 되어 서둘러 돌아왔다만…."

"응아, 나루쨩이?"

"하아, 카게히라…."

슈는 들고 있던 접시를 공예품 초콜릿 옆에 툭 내려놓았다. 그것을 본 미카의 눈이 커다래졌다.

담겨 있는 것은 미카 자신이 얼마 전까지 팬들에게 선물받고 조금씩 아껴 먹던 새까맣게 탄 초콜릿 과자와 꼭 닮은 무언가였다.

"네가, 기껏 널 생각하면서 고른 아름다운 예술 같은 초콜릿은 손도 대지 않고 그 시커먼 석탄 같은 무언가를 먹는 모습을 보면서 나도 생각했다는 것이야. 마냥 예쁘고 아름다운 것만을 선물하는 행위가 과연 너와의 거리를 좁히는 데 도움이 될까, 나는 또다시 비슷한 실수를 되풀이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그런 고민이 들었다. 그래서, 어떻게 하면 네 내면에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을지 생각했지."

슈는 새까만 덩어리를 하나 집어, 미카의 입가로 들이댔다.

"어디, 맛을 보거라. 네 입에 맞을지."

미카는 멍하니 입을 벌려 새끼새처럼 그것을 받아먹었고, 눈이 동그래졌다.

"타, 탄 맛이구마…. 내, 이런 거 좋아한데이…. 묵어도 속이 편하구…."

"타지 않은 재료로 모양도, 색깔도, 맛까지도 전부 네 취향을 재현하면서, 몸에 좋지 않은 성분을 전부 제거하느라 내가 얼마나 고민했는지 알겠느냐? 카게히라."

그 말에 미카는 입에 든 것을 씹다 말고 입을 반쯤 벌린 채 슈를 말끄러미 쳐다보았다.

"스승님이 맹근 기가?"

"전처럼 무조건 내가 만든 것만 먹으라고 강요할 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가능하면 내가 허락한 것, 내가 부여한 것으로 최대한 너를 구성했으면 하는… 그런…."

슈가 말을 끝맺지 못하고, 손으로 입가를 가리며 고개를 돌렸다.

"…요컨대, 결국 나는 또 독점욕에 휘말리고 말았다는 뜻이 되는군. 도무지 마음먹은 대로 스무스하게 설명할 수가 없어. 네가 돌아오기를 기다리면서 이번에야말로 깔끔하게, 간결하게, 군더더기없이 내 본심을 말하기로 결심하고 몇 번이고 할 말을 정리했다만."

"응."

"아무튼 내 고민이 널 버리는 행위에서 가장 먼 곳에 있다는 사실을 알아 주기만을 바란다는 것이야."

접시에 든, 탄 음식처럼 보이지만 사실 그렇지 않은 무언가를 미카는 말없이 다 먹었다. 눈물로 목이 메어 잘 넘어가지 않았지만 전부 비웠다. 그런 미카의 입가를 슈가 또다시 손수건을 꺼내 깨끗이 닦아 주었다.

"스승님이 맹글어 주는 기는, 안 그래도 머든 다 맛난데… 우예 그것보다 더 맛나게 맹글 수 있는 기가…."

"…어떤 경위로 네가 그런 음식을 선물받게 되었는지는 잘 모르겠다만, 나는 틀림없이 팬들로부터 직접 만든 음식을 받지 않겠다는 뜻을 사에구사에게도, 그리고 네게도 분명히 해 두었다. 그런데 내 말을 듣지 않고 굳이 그것을 받아 먹으려 든다면, 같은 종류의 상위호환을 내가 제공할 수 있다는 사실을 그 모자란 머릿속에 똑똑히 아로새겨 넣어야겠다고 생각했을 뿐이지."

"응아, 스승님은 못 하는 기 없으니께! 내 그건 잘 알제!"

눈가에 고인 눈물까지 닦아 준 후 손수건을 다시 주머니에 넣은 슈가 미카를 향해 팔을 벌렸다.

"이리 온, 카게히라. 고작 이런 일로 네가 내 곁에서 사라질 수도 있다니, 상상만 해도… 눈앞이 깜깜해진다는 것이야."

처참하게 흐트러진 예술품 초콜릿과, 희미하게 떨리는 슈의 팔. 미카는 슈의 품에 안긴 채 저도 모르게 그 옷깃을 꽉 움켜쥐었다. 

"응, 내는… 스승님캉, 지옥까지 함께니께."

"후후, 나도 어지간히 일그러졌는지… 어째서인지 그 말을 들으니 안심이 된다는 것이야."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나눈 키스에서는 씁쓸한 탄 맛과, 초콜릿 맛과, 눈물 맛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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