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적

적영의 배경서사...? 혹은 tmi적 설정 모음

경우에 따라 추가되거나 수정되거나 할 수 있음...

가오냥냥 by 가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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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년기 시절부터 하나씩 정리해볼게요... 라고 했는데 지금 보니까 정리는 별로 되어있지 않고 일단 있는대로 써놓은듯 개 준 가독성 ㅈㅅ합니다.

첫째로 적영이 적영이라는 이름을 받기 전에 살던 곳은 산과 산 사이에 위치한 마을이었을 것 같음. 해가 잘 들지 않고 사방이 산이고... 볕 자체가 잘 들지 않는 지역. 눈이 자주 오고 항상 쌓여있어서 물도 자주 얼었고...

사방이 산으로 둘러쌓여있고 물길이 있기는 했지만 자주 얼어있어서 절경이라는 말은 붙는다지만 사람이 살만한 곳은 아님... 약간의 사족으로 몇백년 전에는 온천사업이 있었을 것 같네요. 큰 온천은 절대 아님... 방 두어개 남는 아주 작은 온천에 가까웠을 것 같구요? 딱히 큰 효능이 있는 게 아니었기 때문에 성공하지 못하고 금방 사라짐. 그리고 그 온천수는 영구한 게 아니라서 현재로서는 흔적도 남지 않고 물이 담겨있던 탕만 남아있지 않나 싶음...

마을 자체가 굉장히 고립되어있고 그들만의 커뮤니티 형성에 특화되어있음. 시장같은 것도 잘 없고 이웃간의 물물교환이나 거래정도가 있지 않았을까... 물론 가끔 보부상같은 사람들이 찾아오고 그런 길을 통해 약간의 외부와의 소통을 하는 거지 실제로는 거의 없다고 보는 게 맞을듯. 무엇보다 근친혼이 좀 많았을 것 같다. 같은 해에 태어난 혹은 또래 정도 되는 아이들이 필연적으로 적은 상황일 거고 마을의 상황을 안정시키고 유지하기 위해서는 지속적으로 결혼을 해서 아이들이 대를 이어야할 거고... 그렇다보니 근친혼에 있어서 특별히 거부감도 없었을 것 같고 사촌지간정도면 결혼할 수도 있을 것 같음. 그런식으로 결혼한 사람 많고 그런식으로 아이 낳은 경우도 많고... 어쩌면 적영의 부모님도 그랬을지도 모르고 적영도 커서 그렇게 될지도 모르지만 그건... 모르는 이야기니까...

그런만큼 마을 사람들 사이의 관계가 보통의 공동체보다는 더 끈끈하고 엄청나게 큰 대가족의 이미지였을 것 같아요. 옆집 아저씨도 앞집 아저씨도 다 삼촌이고 뒷집 아줌마도 그 집에 같이 사는 여자도 다 이모로 부르지 않을까 싶은. 그렇게 딱딱한 분위기는 아니었을 거고 다들 사이가 좋았겠지만 살기 팍팍한 상황인만큼 타인보다는 내가 가장 중요한 곳이었을 것 같다. 그런 이유때문에 식인행위도 이루어진 쪽이라고 생각하고...

그런 편이기 때문에 적책을 처음 만났을 때 그리고 커가는 과정에서 아버지라고 생각하기가 어려웠을 것 같다는 생각. 사존이라는 개념도 말로만 들어서 스스로의 안에서 어떤 의미다 라고 인지하기까지 시간이 좀 걸렸을텐데 아버지라는 관계는 불가능했을지도. 스스로에게 있어서도 사존을 아버지로 여기기보다는 전처럼 동네서 같이 사는 이웃 삼촌들로 여기는 감이 강했고 그런만큼 자기가 조카처럼 사랑받는다고 생각해왔던 것 같다...

다만 이 부분에 있어서 조금 생각 중인 것이 적책은 꽤 깊고 애정어린 방법으로 사랑을 전해줬는데 단지 적영이 배운 사랑의 형태가 획일적이었기 때문에 사랑의 형태 또는 크기를 오인했던 것 같고... 다른 사람들이 보기에는 꽤 귀여운 부자관계처럼 보였을지도.

그런 이유들 때문에 사존이 결혼하게 되는 것을 매우 무서워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듦.

'사존은 여자를 좋아하실거야. 그것도 보통 여자가 아니겠지... 문무를 겸비하고 미색까지 빼어난 사람을 곁에 두실텐데.' 같은 생각을 시도때도 없이 하고 그렇게 되면 사존에게 우선순위가 정말로 생겨버린다거나 진심으로 사랑하는 가족이 생겨버려서 적영 본인은 그걸 곁에서 지켜보기만 해야한다거나. 그게 정말 공포였을 것 같고 당시 15세였다고 생각하면 정말 미친듯이 불안했을 것 같다. 결혼이라는 것은 일사천리로 이뤄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최소 몇 달 최대 몇 년동안 혼사가 오가고 그 과정에서 여자가 몇 번 가문이 몇 번 바뀌는 경우도 있었을 것 같은데 그 기간동안 계속 적영은 마음을 졸여야했으므로... 결론은 정해져 있었다지만!

혼인이 파투나도 다른 곳에서 다시 연락이 오고 내심 이번에도 무산되어 사존이 평생 홀로 사시며 자기만을 애제자로 남겨주시길 바라고 있겠지만 반대로는 자신이 여기까지 찾아와서 이렇게 멀쩡하게 자라게 된 배경에는 가족에게 좋은 호강을 시켜주고싶다는 꿈과 욕망이 남겨있었기 때문일 것 같고... 실상 그 가족은 다 죽었다지만 영은 그런 걸 직접 확인할 수 있는 상태도 아니었기 때문에. 영이 사존이 결혼하는 걸 보면서 괴로웠지만 한편으로는 마음을 붙이고 안정을 취할 수 있는 가장 가까운 사람이 생긴 것에 안도하기도 했던 거라서...

그렇지만 그런 것과는 별개로 사존의 가족과도 잘 지냈을 것 같다... 특히 딸 태어났을 때 거의 자기 친동생 돌보듯이 열심히 지켜봐줬을 것 같음. 이거는 자기가 당장 여동생을 만나지 못하니까 그러지 않았을까 싶고... 그들과 함께하기 시작했을 때 무조건 좋은 감정으로만 같이 있었던 건 아니었지만 사존이 좋아하고 아끼는 사람을 적영이 싫어하거나 미워하지는 않을 것 같음. 지금 시점에서 여자 행세하면서 사존에게 붙으려고 하는 것도 질투나 시기심에 의해서 그런 것이 아니라 진짜로 그게 서로가 사랑하는 것을 잃은 사존과 내 관계에서 가장 이상적인 해결방안 아닌가? 라고 생각하고 있는 쪽이라.

적영의 친아버지는 아이들에게 큰 관심이 있는 게 아니었고... 건강이 좋은 편은 아니지만 집안에 일할 성인이 없기 때문에 계속 일을 해야하는 사람이었을 것 같은... 확실히 말하자면 어머니보다는 아버지가 아이들을 더 사랑해주기는 했지만 그게 보편적 '아버지'라는 단어에 대해 가르쳐주기에는 역부족인 사람이었던듯.

추가로 말하자면 어머니는 거의 집에 붙어있는 적이 잘 없었고 마을에서 드물게 동네 밖으로 산을 타고 나가 약재 등등을 캐고 바깥의 큰 동네 약방에 팔아 돈을 간간히 마련하는 분이었을듯. 아버지보다 아이들에게 있어서 더 쌀쌀맞게 대하고 아이들을 노예로 팔아버리거나 시집보내거나 할 때 항상 앞장선 감도 있었음. 적영을 살린 이유는 장남이었고 그 여동생을 살린 이유는 낳은 아이들 중 드물게 잘 컸는데 손놀림이 야무져 자기처럼 산에 보내기 충분하겠다 싶었던 감이 있었기 때문에... 적영이 적책을 만나기 이틀 전 쯤 다시 나갔다 오겠다며 집을 나섰다가 산에서 그대로 죽었음. 아마 죽인 건 적영을 죽이려고 했던 그 곰일 것 같고(곰이 어머니를 먹고나서 산을 배회하다가 우연히 비슷한 냄새가 나는 적영을 찾아내지 않았을까...) 어머니가 며칠 혹은 몇 주간 집에 들어오지 않는 것은 이미 익숙한 일이기 때문에 집에서 그 누구도 어머니가 죽었다고는 생각하지 않았음.

그야 산으로 들어가서 시체라도 찾아오는 짓은 집안에 죽은 사람을 하나 더 들이는 짓이고 영영 돌아오지 않는다면 그냥 도망가버렸다고 할 생각이었지 않을까...?

그런 가족임에도 적영이 사랑하고 아꼈다는 것이 변하지는 않음. 영은 진심으로 작고 어린 자신의 여동생을 아꼈고 아픈 몸을 이끌고 실밥이 다 터지고 솜이 빠져나가 홑옷같은 누비옷을 걸치는 아버지를 보며 인정을 느끼고 낫과 손도끼를 들고 산을 올라 꽤나 큰 액수의 돈을 벌어오는 어머니도 존경했고... 그 모든 걸 사랑했고 돌담을 나가면 있는 삼촌들과 이모들을 사랑했음. 생각해보면 돈을 많이 벌고 강해져서 집안 식구들을 호강시켜주겠다고 한 것도, 평생 이런 곳에 갇혀살다가 나갔을 때 망신당하지 않도록 시간이 될 때마다 전국 유람을 시켜주려고 했고. 그건 다 적영의 진심이었다...

다만 그 가족이 자기가 출발한지 이틀~사흘만에 전부 죽어버렸다는 것을 알아챈 사실은 꽤나 늦음. 거의 성인을 목전에 앞둔 상황이었으니...

첫만남 당시에 사존이 쫓던 존재가 이 마을을 몰살시켰으면 좋겠음. 그게 뭐였을지는 모르겠지만... 위에서 묘사했던 그대로의 마을이기 때문에 그정도로 대규모의 사고가 나도 바깥세상의 사람들은 눈치채지도 못했고 기껏해야 알고 있는 사람들은 적영의 친모처럼 사고 당시에 마을에서 자리를 비운 정말 극소수의 사람일 것 같다. 근데 마을 자체가 부유한 편이 아니었다보니 돌아갈 곳을 잃은 사람들은 완전 흩어졌을 것 같고 이제와서 정보를 찾겠다면 찾을 수는 있겠지만 발품 좀 판다고 될 일이 아니라서...

부모님은 어땠을지 모르겠지만 여동생은... 첫째로 말하자면 여동생은 오빠가 떠날 걸 알았을 것 같음. 물론 말리고 싶었고 뺨이라도 때려서 그만두게 하고싶었고 사실 정말 진심은 나도 데려가라는 거였겠지... 근데 그렇게 되면 어머니는 언제 돌아오실줄 알고 방안에서 기침하다 잠드는 아버지를 버리고 자기 혼자 편하게 살자고 가버리는 거잖아... 라는 것을 매우 어린 나이에 적영보다 먼저 깨쳤을 것 같고. 그러나 하도 어릴 때의 기억이라서 죽지 않고 계속 살아왔다면 오빠의 존재를 잊었을지도 몰라요. 있었다 라는 것 정도만 기억할지두. 그리고 살아서 적영이 찾아와 함께 가자 이랬으면 당신이 한 게 뭐가 있다고 이제와서 나한테 꿈을 논하냐고 하겠지. 오빠한테 악감정이 있는 게 아니라 그게 사실이라서 그렇게 말할 수밖에 없었을듯... 실제로 그쯤 시점에는 애가 혼자 살지는 않을 것 같고 어느 집에 첩으로라도 들어가있지 않았을까 싶어서... 적영의 유전자는 그냥 나오는 게 아니니까 일단 이쁘긴 엄청 이뻤을듯.

실제로 죽을 때는 그날 오빠를 안 말려서 다행이라고 생각했을 것 같음. 그냥 오빠보다 훨씬 철들었는데 어린 아이라서 이것도 저것도 못하고 자기 의견 피력하는 재능도 없는 쪽. 아니면 마을을 몰살한 존재가 사파에 소속된 어쩌고라서 동생이 그들에게 주워졌어도 괜찮을 것 같네요... 그렇게 자라왔어도 괜찮을 것 같고... 갠적으로 그런 쪽의 재능은 오빠보다 동생이 뛰어났으면 좋겠어서... 어느쪽이 더 좋을지는 모르겠음 그렇지만 그러한 형태로 살아있게 되었다면 적책이 적영보다 먼저 동생의 생존 여부를 알게되었을 것 같다. 겸사겸사 다 죽었다는 것도... 겸사겸사 어떻게보면 적적 둘이서 책임이 아예 없는 꼬라지는 아니라는 것도 알게되었을 것 같다...

근데 아무리 생각해도 적책이 이런 사실들을 적영한테 손수 알려줄 것 같지가 않아서(어렸을 때부터 지금까지도) 적영은 좀 더 늦게 알 것 같고.

동생쪽은 아마 그... 사존의 딸이 당한 그런류의 사술에 당하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 다만 하도 오래전에 걸리는 바람에 애초에 완성도가 높은 술이 아니었고 시간이 지나면서 주박 자체가 좀 흐릿해진 쪽... 그러나 갱생의 여지는 없을 것 같음. 그리고 제정신 차리더라도 수치스럽고 고통스러워서 자살하거나 죽여달라고 할 타입.

적책이 막 주워서 가르치고 커가는 과정에서는 큰 사건같은 건 없었을듯. 아는 게 없었을 뿐이지 특별하게 공동체 생활을 못하거나 망칠 사람은 아니라고 생각해서. 물론 실수가 있기는 있었겠지만 그렇게 큰 문제는 아니었을 것 같다... 그리고 처음에는 적책이랑 거리를 꽤 뒀을 것 같고. 무서워하거나 겁먹은 건 아니고 아직 친해지기 전에 일종의 경외심으로 살아가던 시절에... 지금도 그런 감정은 남아있지만 그것보다는 사존좋아~ 로 되어버려서 같이 붙어있는 거... 아닐까? 적응해가는 과정이 있었고 사존을 잃게 되기 전까지는 그냥저냥 평범한 사람이었을 것 같음. 되게 예쁜 남자... 골격이 크거나 그런 쪽은 아니지만 근육 자체가 많이 붙고 옷도 각 잡아서 깔끔하게 입고 다녔을 것 같음.

사존 붙잡을 때... 적책이 키운 그 어떤 제자보다도 간절하게 매달려서 가지 말아달라고 빌었을듯. 가면 죽는 게 당연한데 도대체 어째서 그런 사지에 제발로 걸어가냐고... 그들이 어떤 함정을 설치했든 누구를 인질로 잡았든 다같이 가서 죽여버리면 안전하게 인질도 구해서 돌아올 수 있을텐데 어째서 칼한자루 들지 않고 맨몸으로 거기를 가시냐... 가지 말라고 빌고 가겠다는 다짐이 꺾이지 않을 거라는 걸 알게되면 자기만이라도 데려가달라고 할 것 같음. 음 역시 나만이라도 데려가라는 말을 할 때 자기도 천천히 무장해제하고 있을 것 같음. 칼도 내려놓고 무기가 될 수 있을법한 것도 다 내려놓고... 거의 얇은 내의 하나만 입은 채로 당신이 그렇게 가겠다면 자기도 함께하겠다는 의지로... 갠적으로 표정이 늘상 그렇듯 예쁘기는 해도 광기나 집착에 절여지고 이지를 잃은 눈빛이지 않았을까.

이걸 적책이 허락할 리가 없으니까 걍 아예 머리까지 풀어버리고 지금 날 죽여버려서 내 시체 넘어 가신다면 그건 말리지 않는다고 할 것 같네...(여도 죽이면 죽이는대로 시체가 발목잡고 늘어질 것 같다.) 이시점의 적영은 아마 적책도... 그 꼬라지를 보고 있는 모두가 보기에도 난생 처음 보는 적영의 모습이었을 것 같다. 꼬라지가 실제로도 사형을 선고받아 집행되기 직전의 미치광이일 것 같아서. 눈은 완전 광기고 말하는 내용에도 제정신이라고는 조금도 보이지 않는... 나를 죽이면 혼도 잃고 힘도 잃은 자신의 시체가 무얼 할 수 있겠냐며 그거 하나 밟고 넘어가는 건 내가 어떻게 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고 할 거고... 나는 이 눈에 사존이 혼자 있는 모습을 새기고 싶지 않다고 할거고...

애가 점점 제정신이 아니게 되니까 그냥 주변에 있던 누군가가 머리를 후리든지 해서 기절시켰을 것 같다는 생각... 후리다가 머리카락 반갈죽났으면 좋겠어요.

이 부분에 있어서 다 죽고 추후에 역사에 기록될 때는 적영은 이미 사술에 물들었고 자신의 성장에 방해가 될 거라고 여긴 사존으로 하여금 저런식으로 부담을 줘서 제자에게도 가족에게도 심한 일을 했다는 자책감을 심어줬다고 할 것 같다는 생각...

사존이 사라지고 나서 다시 발견될 때까지 시간이 얼마나 걸렸고 사존이 틀어박힌 이후에 잔여 사파가 지속적인 활동을 하는지... 혹은 그걸 방관하는지 어떻게 되는지 그것도 궁금하기는 한데 일단은 미지수라서... 혹은 새로 생기는 형태도 있을 것 같고. 그러나 일단 실종상태가 있긴 있었어도 그다지 길지는 않았겠지 싶음. 그 과정에서 적영은 사존을 찾아 돌아다니다가 여동생 소식도 듣게되고(둘 중 어느 엔딩일지는 모르겠지만) 세상에 온갖 유언비어로 떠도는 사존 얘기를 들었을듯. 보통 그 중 대다수는 사람을 끌어모으기 위한 자극적인 이야기가 전부였지만 공통적으로 하는 소리가 애지중지하던 어린 외동딸을 잃은 연무제군이 완전히 미쳐버렸다. 일 것 같음. 어케 미쳤는지는 사람마다 하는 말이 다르긴 함... 어떤 사람은 딸을 죽인 사람을 족치겠다며 보이는 사람마다 죽인다고 하고 어떤 사람은 딸이 그리워 제 아이 또래의 여자아이들을 전부 잡아다 죽인 뒤 딸처럼 꾸며놓고 아껴준다고 하고... 실제로 진실된 이야기를 하는 사람은 하나도 없었을 것 같고 특히 팔다리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사람은 하나도 없었을 것 같음.

아마 사람들이 듣기는 들었는데 아무리 사람이 미쳤어도 팔다리가 없으면 꼼짝않고 죽어야하는 사람이 그런 짓을 했을까 싶은 것도 크고...

이후 사존을 다시 만나게 되면 어케될지는 모르겠음. 아마 사존에게 딸이 사라졌다는 것도 그것때문에 반쯤 미쳐버린 것 같다는 것도 사지가 없다는 것도 전부 알게 된 적영이 어케 될지... 그러나 일단 그럼에도 사존을 사랑하는 건 변함이 없긴 한데.

이 이후로 적영의 인생이 뭔가 엄청나게 많이 바뀌게 되는 것 같은데 천천히 나열하자면 한 번도 생각해본 적 없는 적책의 돌발행동으로 인해 오는 자아 붕괴, 가족을 지키겠다고 해놓고 이렇게 될 때까지 눈치채지도 알아볼 생각도 하지 않은 본인에 대한 경멸, 그리고 여장... 일단은 이정도로 생각남.

적영에게 있어서 적책은 한 번도 틀린 적 없는 올곧은 사람이었는데 왜 사파의 수장이 되었는지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을 것 같음. 이건 아마 지금도 앞으로도 계속 그렇지 않을까... 사존은 항상 자기에게 의협을 가르치고 정의를 가르치고 인간의 도리를 가르쳐서 어떻게 해야 타인에게 베풀 수 있는지 알려주신 참스승인데 왜 자기가 항상 절대로 따라서도 안되고 관심을 가지지도 말라던 사파의 수장에 앉아있는지... 물론 사정은 알고 있다지만 이해하지 못하는 쪽이겠지 싶음... 자기가 알던 사존이 아닌걸까 싶기도 하고 사존이 지금까지 나에게 온통 거짓말만 했던 걸까 싶기도 할 것 같음.

한편으로는 실제로 낳아주고 같이 큰 가족은 흔적도 없이 사라졌으니 이것에 대한 무기력함과 탈력감... 어떻게 보면 그 가족이 적영이 강해지고자하는 동기였고 원동력이었고 실제로도 그래서 적책이 결혼할 때 사존에게도 그런 요소가 생긴다면서 좋아할 수 있었던 건데 정작 자기는 가족한테 실제로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알아채지도 못하고 혼자서 꿈만 꾸고 있었으니...

여장에 있어서는...

근데 이거는 이미 충분히 얘기하지 않았나... 사존에게 딸이 있었고 사존이 정말 아끼는 아이였는데 사라져버렸으니 자신이 여장해서 대체제로 행동하겠다 같은 느낌으로 생각중인데...

적영은 예전부터 본인이 예쁘게 생긴 걸 알고 있어서... 사존이 딸을 정말 아끼셨는데 그 아이가 사라져서 괴로워하고 계시니 내가 딸인 것처럼 살아야겠다 같은 느낌인 것 같음. 본인이 여자가 되고싶다<< 이쪽과는 역시 다르고... 물론 사존이 싫어하시거나 불쾌한 티를 내겠지만 적영은... 눈치를 못 챈다기보다는 그냥 그렇지만 이렇게 하면 좋잖아요 에 가까운 것 같음.

사존이 결혼하기 전까지 타인의 눈에 보기에는 둘이 정말 가까운 사이였고 부자관계에 가까웠고... 그걸 적영은 부자라고 느끼지는 못했을지언정 그렇게 다가오는 보호자의 진심어린 사랑에 중독된 상태였고 그걸 독점하고 싶어했는데(+적영은 적책을 사랑하는 것도 있으니까) 적책이 결혼하면서부터 자기가 오롯이 받던 사랑의 크기가 다른 사람들과 나눠야하는 상황이 와버렸고 자기는 아무래도 그 중에서 가장 뒷순위에 있을 거라고 생각한 것 같음... 진짜 가족은 아니니까...

사실 적책이 실제로 동등하게 사랑해줬다 할지라도 적영의 입장에 있어서는 파이를 나누게 되는 상황이니까 어쩔 수 없이 받는 양은 줄어들겠지...

근데 딸이 죽고 아내는 어케 됐는지 모르겠지만 암튼... 파이를 나눠야했던 상대가 사라졌으니 다시 그걸 독점하고 싶어진 적영이잖아요. 얘가 생각하기에 과거에 내가 그걸 독점하던 시절에는 난 사존의 제자이자 자식인 것처럼 행동하고 살아왔고 내 몫을 나눴던 상대는 사존의 아내이자 딸이니까? 그걸 내가 대체하면 완벽하게 독식할 수 있다 인 것 같음. 근데 둘 다 여자니까 여자처럼 입고 행동하는 거겠지 싶은 정도...

사존에게 할 수 있는 엄청난 레벨의 기만이라는 생각은 안 함.

나중에 엔딩은... 적책이 곁에 얼마나 있어줄지는 모르겠지만 적영은 아마 오래 살지도 못할거고 지금으로부터 조금 뒤면 엄청나게 괴롭게 살 것 같음. 적영은 그냥 사존과 함께 사랑하고 있는 거라고 하겠지만 타인의 눈에 보기에는 사파의 수장과 사적교류를 하면서 바깥에서 나는 정파다 라고 하고다니는 거니까... 얼마 뒤에 크게 배신당하고 평생 혼자 살아갈지두... 어디에 몸 붙이지도 못할거고 평생 혼자 살 것 같음 제자를 거둘지도 의문... 근데 아주 나중에는 하나쯤 있어도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리고 너무 힘들면 사존한테 돌아갈 것 같고.

근데 이렇게 되면 사존에게 돌아가는 순간 다시는 바깥에 나가거나 나가서 정의로운 모습을 보이거나 그럴 것 같지는 않음... 정신도 망가지고 천천히 사존과 자기를 진짜로 동일시하게 되어버릴지두... 자신은 손발이 있고 사존에게는 없으니까 자신의 손발은 사존을 위해서 존재한다고 생각하게 될 것 같기도 하고...

역시 그렇게 되어버리면 사존보다 훨씬 끔찍한 개끔찍살육머신사파의인간병기가 되어버릴 것 같아요. 사존이 이곳의 수장이니 사존은 이곳에만 있고 우리의 안락한 삶을 방해하려는 사람들은 자기가 처리해주겠다 이런 얘기... 결국 세간에 소문이 이상하게 날 것 같지만... 연무제군이 결국 제 애제자를 끌어들여 끔찍한 사술의 부활을 꿈꾸고 있다 이런 얘기... 그러면서 이때는 일시적으로 사람들이 적영이 의심스럽긴 해도 나쁜 짓을 한 건 아닌데 이렇게까지 끔찍하고 집요하게 우리 사람들을 죽이는 걸 보니 필시 제 사존에게서 끔찍한 고문이나 사술같은 것들로 조종당하는 거다 이런 얘기 들었을 것 같고... 그러나 정작 얼마 후에 적영의 개끔찍살육과정에서 도망친 한 사람이 적영의 그 꼬라지는 도저히 조종당하거나 타의에 의해 하는 게 아니라고 진짜 사람을 전부 도륙내고 싶어서 하고 있는 거다 해가지고 저런 소문은 한번에 사라지고 그냥 적영은 싹수가 노란 새끼였다 일케 될 것 같음.

이쯤에서 진짜 부정적이고 불쾌할 의미가 들어갈법한 호가 생겨버렸으면 좋겠다... 아마 사람들이 적영을 그렇게 부르는... 근데 생각을 아직 못해봄 그리고 이건 일단... 가능성의 이야기라서... 그리고 옷도 달라졌으면 좋겠다

계속 목격담 퍼지고 소문에 살이 붙으면서 결국 적영이 조종당하는 것도 뭣도 아니고 진심으로 사람을 죽이고 다니는 거고 그 이유에는 사존이 있다 이렇게 될 것 같음. 소문이 와전되면 적영이 언젠가 사술의 정점에 오르기 위해 미리 사존을 저곳으로 보낸거다 이런 얘기 돌았을지도...

당장은 더 이상 생각나는 게 없다요(0113 최종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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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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