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y 8. 재미있는 젊은이야.

논컾/[불]크롬, [풀]아슬란

로오히 2차 by 로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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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네, 오랜만에 보는군!”

“아슬란님, 오셨습니까?”

“일어서지 말게. 아직 완전히 회복한 게 아니라고 샬롯 경이 말하더군.”

 

아슬란의 배려에 크롬은 고개를 주억거리면서 옆으로 자리를 옮겼다. 아슬란은 그의 옆에 앉으며 크롬의 몸 상태를 슬쩍 보았다.

 

며칠 전 임무에서 크게 부상을 입은 크롬은 팔을 다쳐서 부목을 하고 있어야 했다. 한 가지 다행인 건 왼손잡이인 그가 오른팔을 다쳤다는 것 정도였다.

 

‘다친 것 자체가 다행은 아니지요?’

 

아발론에 처음 치유사가 되었을 때 소심하고 내성적이었던 샬롯은 아발론의 못 말리는 전투광들을 치료하면서 많이 단호해졌다. 특히 앞뒤 안 재고 무조건 시공일섬을 날리러 나가는 크롬에게는 더욱 가차가 없어졌다. 샬롯은 이번에 다 회복할 때까지는 훈련장에 들어올 생각은 하지 말라면서 문제아들에게 훈련금지령을 제안했고, 로드는 이에 승인했다.

 

“샬롯 경에는 제가 훈련장에 나온 거 비밀로 해주십시오.”

“나도 그 치료사는 무서워서 말이지.”

 

아슬란은 장난스럽게 웃었다. 크롬은 풀이 죽은 표정으로 오른손으로 받치고 있던 스케치북을 내려보았다. 스케치북 안에는 사람들의 모습이 그려져 있었다. 아슬란은 이에 호기심을 가지고 그림들을 가리키면서 무엇인지 물었다.

 

“일전에 아슬란님이 제게 병법서를 빌려주시지 않으셨습니까?”

“아, 그랬지.”

 

아슬란은 다케온의 병법과 무기술에 관한 책을 몇 권 빌려준 적 있었다. 크롬은 호기심에 눈을 반짝이더니 하루 만에 다 읽고 더 없는지 물어보는 것이었다. 플로렌스나 레디오스 가문의 검술과는 다르다면서 그 차이가 흥미롭다고 말했다. 그리고 종종 책을 빌리러 아슬란에게 찾아오곤 했는데, 읽을 책이 떨어지자 아쉬워하는 것이었다.

 

‘그럼 자네도 그런 책을 써 보는 게 어떤가?’

 

반쯤 농담으로 했던 소리였다. 크롬은 누가 봐도 가만히 앉아서 글을 끄적이거나 책을 쓸 사람처럼 보이지는 않았으니까. 그런데 지금 그리고 있는 건 기사들의 움직임을 그린 것이었다. 아슬란은 크롬에게 허락을 받고 스케치북을 받아 구경했다. 거기엔 검, 활, 총, 창, 도끼 등등 다양한 무기를 그린 것과 이를 쓰는 기사들의 모습이 그려져 있었다.

 

“자네, 흥미로운 것을 하고 있군!”

 

아슬란의 칭찬에 크롬은 진지한 눈빛으로 끄덕였다.

 

“다쳐서 훈련하지 못하는 동안 다른 기사들의 움직임을 보고 배우려고 했습니다. 언젠가 제가 한계에 도달했을 때 생각지 못한 것들이 저를 도울지도 모르니 말입니다.”

“굉장히 흥미롭군.”

 

아슬란이 호쾌하게 웃음을 터뜨리자 훈련장에서 훈련하던 기사들이 그들을 보다가 다시 훈련에 집중했다. 아슬란은 크롬의 등을 팡팡 두드리더니 말했다.

 

“거기에 나도 끼워주지 않겠나?”

“물론입니다.”

 

두 사람은 재밌는 놀이를 찾은 소년들처럼 눈을 반짝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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