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

결혼 준비

하스미 케이토 x 칸자키 소마 (케이소마)

가볍게 씀

약 7500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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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풍스러운 집 안. 소반 두 개와 방석만 준비된 넓고 텅 빈 방에서, 하스미 케이토가 긴장된 표정으로 방석에 정좌하고 앉아 있다. 소마 또한 그의 옆에서 무릎을 꿇은 채로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더없이 익숙한 그 자신의 집이었지만, 어쩐지 오늘따라 낯설다는 느낌이 들었다. 케이토와 같이 부모님을 봬러 왔기 때문이겠지. 깊게 숨을 들이마쉬고서 소마가 고개를 돌려 케이토의 옆모습을 바라보았다. 평소라면 금방 소마의 시선을 알아차리고 웃어줄 그였지만, 지금은 그럴 여유란 없는지 바닥만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무릎 위에 올려진 그의 양 손은 무엇이 그리도 불안한지 괜히 그의 무릎을 꽈악- 움켜쥐었다. 긴장감에 심장이 쿵쿵 뛰어왔기에, 소마가 침을 꿀꺽 삼키고서 슬쩍 케이토의 손을 붙잡았다. 깊은 생각에 빠져있던 케이토가 화들짝 놀라며 소마를 돌아보았다. 소마는 괜찮다는 듯이 그에게 배시시 웃음지었다.

"...너무 긴장하지 마시오 하스미 공. 아무 문제 없을 게외다. 일전에도 이미 뵌 적 있잖소?"

"...그래, 그랬지."

"그때도 아마 비슷한 주제로 찾아왔던 것으로 기억하오♪"

"......그래."

케이토와 손을 마주잡아서인지 기분이 한결 좋아진 소마가 방긋 웃어보였다. 하지만 그런 소마와 달리 케이토의 표정은 점점 더 어두워졌다. 비슷한 주제로 찾아왔지. 그랬지. ...그래서 더 걱정되는 거지만. 깊게 한숨을 내쉬고서 케이토가 두 눈을 질끈 감았다. 아니, 괜찮을 거다. 칸자키가 말한 것처럼.

곧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려왔기에 생각은 더 이어지지 못하고 끊어졌다. 반사적으로 자리에서 벌떡 일어난 케이토의 두 눈에 들어온 건, 단정한 기모노를 입은 - 소마의 부모님들이었다.

자리에 편히 앉으라는 말에도 케이토는 역시 긴장을 늦출 수 없었다. 어머니께서 손수 차를 따라서 소반 위에 올려주셨지만, 타는 목에도 불구하고 케이토는 감히 그것을 마실 생각을 하지 못했다. 내가 차를 받을 때 감사 인사를 했던가. 돌리는 방향은 시계방향이었던가. 혹시 마실 때 소리가 나면 어떡하지. 손 끝이 덜덜 떨렸다. 긴장에 머릿속이 하예졌기에 평소라면 응당 당연하게 치뤘을 다도 절차가 제대로 기억나지 않았다. 그의 옆에서 눈치를 살피던 소마 또한 그의 분위기에 덩달아 긴장이 올라오는지 입술을 혀로 슬쩍 축였다. 누구도 섣불리 움직이지 않는 무거운 공기를 깨트린 것은 소마의 아버지였다.

"드시게. 물이 뜨겁긴 하오만, 너무 식는다면 그 향이 달아날 게요."

"...아, 감사합니다."

무뚜뚝하지만 다정함이 조금 묻어있는 그의 말투에 케이토가 작게 미소지었다. 칸자키와 외모만 닮았지 분위기는 좀 다른 것 같다고 생각했다만, 성품 자체는 비슷한 것 같군. 작게 헛기침을 하고서 케이토가 찻잔을 들어올렸다. 몸에 배여있는 다도 습관이 무의식적으로 잔을 돌린 뒤 한모금 마셨다. 어디선가 마셔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으나 확신이 없었다. 앞에서 달그락 찻잔을 내려놓는 소리와 함께 아버지가 먼저 입을 열었다.

"그래서, 입에는 좀 맞소?"

"네. 향이 정말 좋습니다. 잔도 아름답고요."

"그래, 우리 부인이 손수 준비했으니 당연하겠지."

그의 말에 어머니가 옷 소매로 입을 가리고 웃었다. 못말린다는 듯 소마 또한 따라 웃었다. 둘의 모습을 번갈아보던 케이토의 입가에도 웃음이 걸렸다. 소마가 말해준, 표현은 많지 않지만 사랑이 많은 사람이라는 게 무슨 뜻인지 바로 알 것 같았다. 한결 부드러워진 분위기 속에서 케이토가 차를 한모금 더 들이켰다. 그리고 확신했다. 평소 소마가 타주던 찻잎이라고. 저절로 피식 웃음이 새어나왔기에 아버지가 의아한 얼굴로 물었다.

"무슨 문제라도 있는가."

"...아뇨. 그게... 평소에 칸자키, 그러니까 소마가 내려주던 찻잎같아서 그랬습니다. 익숙한 맛이 느껴져서요."

"흐음, 전에도 마셔봤다는 게로군. 허면... 내 묻겠네. 소마가 타주던 차와 내 부인의 차 중에, 어떤 것이 더 맛있다고 생각하는가."

"...!"

예상치 못한 질문에 케이토가 침을 꿀꺽 삼켰다. 소마 또한 괜히 긴장되는지 제 찻잔을 조심스레 내려놓고 시선을 굴렸다. 잠시 고민하던 케이토가 고개를 살짝 숙이고서 조심스레 말했다.

"...어머님의 차는, 그야말로 완벽한 차의 견본이라고 부를 수 있을 듯 합니다. 향과 온도, 찻잔의 아름다움... 아마도, 제가 태어나기도 전부터 노력하고 연습해오신 시간이 이런 완성도를 만든 것이겠죠."

케이토의 말에 소마가 두 눈을 살며시 감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다도 실력이 아무리 늘었다고 해도, 부모님과 견줄 수는 없으니까. 허나 그 다음에 이어진 말은 소마를 놀라게 하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저는 소마의 차가 조금 더 맛있는 것 같습니다. 차는 완성도와 숙련도 뿐만 아니라, 차를 우려주는 사람의 마음도 담겨 있으니까요. 절 위해서 물을 끓이고 다과를 준비해주는 소마의 마음은, 그 어떤 찻잎들보다 좋은 향을 만들어줍니다."

소마가 벙찐 얼굴로 케이토를 바라보았다. 케이토는 소마에게 고개돌리지 않은 채로 아버지만을 바라보고 있었다. 소마의 시선이 느껴졌는지 귀 끝은 조금 붉어졌지만.

잠깐의 정적 이후, 아버지의 호탕한 웃음소리가 방을 채웠다.

"그래, 그래야지. 무릇 지아비란 자신의 처를 제일로 두어야 하는 법이오. 설령 가장 겸손을 떨어야 하는 자리라도 말일세."

만족스럽다는 듯한 그의 반응에 케이토가 남몰래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다시 잔을 들어 차를 한모금 마신 뒤 케이토가 소마와 시선을 맞췄다. 약간 붉어진 그의 얼굴에 케이토가 살풋 웃어주었다. 부끄러움과 기쁨이 가슴 속에 넘실거렸기에, 소마 또한 조금은 우스꽝스러운 표정으로 마주 웃었다.

"자, 허면 이제 본론으로 들어갈까. 차나 얻어마시려 온 것은 아니었으니 말일세, 그렇지 않소?"

"......네."

손 끝에서부터 다시 긴장감이 서늘하게 채워올라왔다. 어느새 빈 찻잔을 시종이 와서 채워주었다. 다시 따뜻해진 찻잔을 양 손으로 쥐고서 다음 말을 기다렸다. 이번에 운을 뗀 사람은 어머니였다.

"...케이토, 였었죠. 우리는 구면입니다, 기억 날까요."

"...네. 분명-"

"소마의 아이돌 활동을 허락하고 응원해달라, 했었죠."

"...네."

아버지와는 또 다른 분위기에 케이토가 천천히 심호흡을 했다. 어머니가 찻잔을 들어서 한 모금 마신 뒤, 잔을 내려놓지 않고 웃었다.

"그래서 허락했더니, 이듬해에는 기숙사 생활을 해야한다고 소마를 데려갔고요."

"..."

"그리고 이제는... 우리 소마를, 아주 데려가시려는군요. 소마의 인생을 영영 바꾸면서요."

케이토가 입을 꾹 다물었다. 어머니께서는 분명 웃고 있었으나 분위기가 차분하고, 싸늘했다. 제 새끼를 빼앗기고 싶지 않은 어미 같기도 했다. 그 무거운 감정에 케이토가 고개를 살짝 숙였다. 입술이 쉽게 떨어지지 않았다. 그때, 소마가 갑자기 먼저 입을 열었다.

"본인은 어디에도 가지 않고, 무엇으로도 변하지 않소이다 어머니."

"...?"

그가 천천히 고개를 돌려 소마를 바라보았다. 소마는 그 특유의 곧은 눈빛으로, 웃으면서 제 어머니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저 지금 기숙사에서 생활하는 것처럼... 어머니와 떨어져 지내는 시간이 좀 길어지는 거요. 부르신다면 언제든 다시 오겠소이다. 또한, 본인은 옛부터 줄곧 그저 본인의 꿈을 좇았을 뿐이오. 무사이자 아이돌이 되기 위한 본인의 노력, 그 누구보다도 어머니께서 잘 아시지 않소이까. ...지금도 그 뜻은 변하지 않소. 주군을 섬기고 사랑하는 방식에, 이름표만 바뀌었을 뿐."

"..."

소마의 진지한 대답에 어머니는 말 없이 미소지었다. 어쩔 수 없다는 듯 웃고는 그녀가 케이토를 다시 바라보았다.

"...소마는, 어려서부터 주군을 모시기를 꿈꿔왔습니다. 소마의 꿈이 되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아뇨, 저야말로. 이렇게... 강하고 아름다운 존재를 키워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도 모르게 꽉 쥐고 있던 주먹에 스르르 힘이 풀렸다. 가장 큰 관문은 넘겼다는 생각이 들던 때에.

"그러면... 이보게, 술을 내오도록."

"...! 아버지!"

"이리 쉽게 보내기에는 아쉽지 않은가."

아버지의 말에 소마가 다급히 고개를 저었다. ...술? 케이토가 긴장한 얼굴로 소마를 바라보았다. 소마의 반응이 심상찮았다. 시종들이 일사분란하게 소반 옆에 술병들을 가져왔으나, 그 끝이 보이지 않았다. .........쉽지 않겠군. 케이토가 침을 꿀꺽 삼켰다.

"...아버지, 이제 그만하셔도..."

"아니, 아직 멀었네."

"..."

빈 사케 병이 여기저기 굴렀다. 소마의 아버지와 케이토가 나란히 한 잔 씩 마시는 게 벌 써 몇 병 째인지. 평소 아버지의 주량을 알고 있던 소마는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케이토의 상태를 살필 뿐이었다. ...이정도면, 원래 허락하실 생각이 없으셨던 것 아니오? 케이토의 잔이 또다시 채워지는 것을 보며, 소마는 이제 휘청거리기 시작한 케이토를 부축했다. ...너무, 너무 많이 마셨소만. 소마가 미간을 찌푸리고는 아버지에게서 술병을 빼앗았다. 무슨 짓이냐는 듯 눈썹을 까딱이는 아버지를 향해, 이제 그만하라는 듯 소마가 고개를 저었다. 하지만-

"...칸자키, 나는 괜찮아."

케이토가 손을 들어서 소마를 저지했다. 눈 앞이 두 개 세 개로 겹쳐보였기에 미간을 찌푸리고 고개를 털었다. 어떻게든 버텨내고 싶어서. 소마는 벙찐 표정으로 술병을 들고서, 제 잔에 담긴 술을 꿀꺽 삼키는 케이토를 바라보았다. 아버지가 즐겁다는 듯 웃고는 어머니에게 손짓했다. 술병을 또다시 받아들고서, 고맙소이다 부인. 이라고 말하는 아버지를 케이토가 멍하니 바라보았다. 머리가 어지럽고 금방이라도 잠에 들어버릴 것 같았다. 소마가 술병을 내려놓고 케이토의 어깨를 붙잡았다.

"...이제 그만 쉬시오 하스미 공. 내일 힘드실 거요."

"...아니, 아직. 아직..."

"이렇게까지 하실 필요는 없소이다."

"이렇게까지, 해야해 칸자, 키."

그가 고개를 돌려서 소마와 시선을 마주했다. 술냄새가 소마에게 훅- 몰려왔다. 그의 얼굴은 술기운에 붉었으나, 눈빛은 결연했다. 말투는 느릿했으나 의지는 확고했다. 목소리 크기는 조절 못하는 것 같았지만.

"...그래야 나도... ...너를, 부인이라고 부를 수 있으니까..."

"...!"

폭탄같은 그의 발언에, 소마는 술을 한 방울도 마시지 않았으나 순식간에 얼굴이 빨개졌다. ...부, 부모님이 앞에 있는데 이런 말을...! 소마가 슬쩍 고개를 돌려서 부모님을 바라보자, 그들 또한 케이토의 말을 들었는지 놀란 표정으로 멈춰 있었다. ...이런... 민망함이 몰려왔기에 소마가 눈을 감았다. 그런 소마의 상태를 아는지 모르는지, 케이토가 느릿하게 소마의 손을 붙잡고서 손등에 입을 맞췄다. 소마가 화들짝 놀라서 눈을 뜨고는 부모님의 눈치를 살폈다. 두 분은 이제 흥미롭다는 듯 - 어머니께서는 입까지 가리시고 -둘을 조용히 감상하는 중이었다. 지금이 어디인지 완전히 잊었는지, 케이토는 소마의 손등에 제 볼을 식히듯 부비며 연신 소마의 이름을 중얼거렸다. 칸자키, 칸자키... 나의 칸자키. 귀끝까지 빨개진 소마가 케이토의 어깨를 두드리며 그를 깨우려 했다.

"...하, 하스미 공. 정신 차리시오. 많이 취하셨소이다..."

"...좋아해."

언제 들어도 심장을 꾹 짓누르는 무게추같은 문장에 소마가 숨을 헙 들이쉬었다. 민망하고 부끄러웠으나, 그와 동시에 벅찰만큼 기뻤다. 술에 잔뜩 취한 상태라도, 발음은 조금 어눌해졌어도, 그의 마음은 결코 바뀌지도 덜어지지도 않았으니까. 간질간질한 감각에 소마 또한 결국 웃음을 푸핫 터트렸다. 공기중에 잔뜩 남은 술냄새에 자신 또한 취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본인도 좋아하오."

"그래, 알고 있어. ...알고 있으니까, 더 말하고 싶은 거다..."

"음, 음. 그렇구려."

"...칸자키, 우리... 결혼할까."

케이토의 모든 문장을 흥미롭게 듣고 있던 부모님은, 그의 마지막 문장에 서로 시선을 교환했다. '지금 이 자리에서 하시는 말씀이오?' 라며 당황해서 말하는 소마의 모습 또한 좋은 구경거리였다. 케이토는 물러날 생각이 없는지, 고개를 들어 눈을 맞추고서 소마의 손을 꽉 움켜쥐었다. 승낙의 말을 하기 전에는 놓아주지 않겠다는 듯이. 결국 더 붉어지지 못할 정도로 얼굴이 새빨개진 소마가 고개를 끄덕여주자, 그제야 안심했는지 케이토가 그의 품에 풀썩- 쓰러져서 그대로 잠에 들었다. 손은 놓아주지 않았다. 반대손으로 뜨거워진 볼을 식히던 때에, 익숙한 웃음소리가 옆에서 들려왔다.

"아하하. 재밌군, 재밌구나."

"...아버지."

"그래, 이래서 사위 될 놈들에게 술을 먹이는 거였군. 한결 마음에 들어."

아버지의 반응에 소마가 그를 괜히 흘겨봤다. 본인은 이리도 걱정했는데! 한참을 웃던 아버지가 이제 됐다는 듯 손을 휘휘 저었다. 소마가 벙찐 얼굴로 눈을 깜빡이고만 있자, 아버지가 한 손으로 턱을 괴고서 술잔을 들었다.

"어서 가서 푹신한 이불에 재우거라. 내일부터는 또 바빠질 테니까. 아침에 일어나면, 우선 우리 부인이... 뭐, 저녀석에게는 장모가 되려나. 여하튼 해장이 될만한 음식을 준비해 줄 걸세."

"...! 허면-"

"알았으면 너 또한 어서 가서 부군을 돌봐주거라, 소마. 그것이 안사람의 역할이니."

"아, 알겠소이다...!"

소마가 고개를 끄덕이고는 조심스레 케이토를 안아올렸다. 술을 많이 마셔서인지 케이토는 깊게 잠에 들어 있었다. 조심조심 방 밖으로 걸어가는 소마의 뒷모습을 바라보던 아버지가 한숨을 푹 내쉬고는 그의 아내에게 잔을 내밀었다.

"...아이들은 참으로 빨리 자라는구려."

"그러게나 말입니다."

어머니가 익숙하게 그의 남편의 잔에 술을 가득 따라주었다. 그것을 한번에 쭉- 들이키고서, 그는 미닫이문 너머 어딘가 먼 곳을 응시했다. 손가락을 모아서 흐르는 바람을 잡아보려 해도, 결국 앞으로 나아가려는 바람 그 자신의 의지에 못이겨 손을 활짝 펴게 되는 법이다.

따뜻한 방에 이불을 깔고서 소마가 케이토를 그 위로 조심스레 옮겼다. 이불을 덮어주려는 때에 케이토가 스르르 눈을 뜨고서 소마의 손을 잡았다. 얼굴이 빨간 것을 보니 여전히 술에 잔뜩 취한 것 같았다. 그가 어눌한 발음으로 천천히, 천천히 말했다.

"...아까 한 말, 진심이니까..."

"...?"

소마가 멈칫, 하고서 케이토를 내려다보았다. 케이토는 꽤나 손을 떨고 있었다. 눈을 깜빡이던 소마가 방긋 웃고서 케이토의 손을 마주 잡았다.

"...결혼하자는 말씀, 말이오?"

"...그래."

"후후, 그러오. 꼭 그리 하도록 하오."

"그래... 술에서 깨면, 정식으로 다시 청혼할 테니까... 어디 가면 안 돼, 칸자키."

"물론, 하스미 공의 곁에서 떨어지지 않겠소이다."

"....정말?"

느릿하게 눈을 깜빡이던 케이토가 갑자기 소마를 제 품으로 확- 끌어당겼다. 중심을 잃은 소마가 그의 품에 풀썩 엎어지자, 놓아주지 않겠다는 듯 케이토가 그를 꽉 안았다.

"...이대로 있어."

"..."

그는 조금 긴장한 것 같았다. 설마 본인이 거절할 수도 있다고 생각하신 게련가? 그런 생각이 들자, 사랑스럽다는 느낌이 들었다. 본인도 꽤나 중증이로구려. 케이토의 가슴에 머리를 괴고서 소마가 스르르 눈을 감았다. 아무리 술 향이 강해도, 그 사이에서 케이토의 따스한 향을 느낄 수 있었다.

참고로 아침에 일어난 케이토는 어제의 일을 전부 기억했다. 소마의 초롱초롱한 눈빛 때문에 어머님이 준비해주신 오차즈케가 제대로 목구멍으로 넘어가지 않을 정도였기에, 기억하지 못했다고 하더라도 대강 유추는 할 수 있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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