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검승부
사랑을 걸고
아마기 히이로 x 나구모 테토라
가볍게 씀…
캐붕 주의
@nasi_backup 님에게 연성 소매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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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장, 대결을 신청해도 될까?”
“네?”
도장 안. 정갈한 도복을 입은 히이로가 진지한 표정으로 테토라에게 말했다. 급작스러운 - 하지만 익숙한 - 그의 부탁에 테토라는 피식 입꼬리를 올렸다.
“그럼여. 히이로 군이 원한다면 언제든지 할 수 있슴다!”
“음, 기뻐! 하지만 부장, 한 가지 부탁이 더 있어.”
“더? 어떤 건가여?”
“가라테로만 승부를 보고 싶어.”
“가라테로만…?”
눈을 깜빡였다. 그러면 히이로 군에게 너무 불리한 거 아닐까여? 가라테를 더 연마하고 싶은 걸까…. 다른 방법도 있을 텐데 굳이?
“으~음…. 그래여. 몇 판 몇 승으로 하는 검까?”
“내가 이길 때까지.”
“예?”
연이어 이어지는 의미불명의 부탁에 테토라의 고개가 기울어졌다. 뭐, 그가 이상한 부탁을 하는 게 하루이틀인가. 저번에는 갑자기 제 손을 잡고 밖으로 데려간 적도 있었지. 지하철 타는 법을 배웠다고, 경치가 좋은 곳으로 데려가고 싶어서가 그 이유였다.
그래, 그가 자신한테 설마 나쁜 일을 하겠는가. 히이로의 행동은, 서투른 배려가 가득하니까. 그 생각이 들자 테토라의 입가에 은은하게 미소가 지어졌다. 천천히 고개를 끄덕이며 어깨를 풀었다.
“그래여. 지금 바로 할까여?”
“! 그래! 잘 부탁할게 부장!!”
흔쾌히 떨어진 허락의 말에 히이로의 표정이 활짝 펴졌다. 눈까지 반짝이는 그의 모습에 테토라가 웃음을 터트렸다. 나참, 가끔 보면 정말 강아지같다니까여. 민망함에 괜히 헛기침을 했다. 그의 생각을 알 리 없는 히이로는 고개를 갸웃할 뿐이었다. 부장?
“무뭇, 아무것도 아님다!”
괜히 딴청을 하며 도복끈을 조였다. 어서 들어오라는 듯 테토라가 그에게 눈짓했다. 익숙한 무언의 신호에 히이로의 눈이 번뜩이며 빛났다.
가끔보면, 맹수같지만여.
피식하고 웃음이 새어나왔다. 물론 강아지인 그도, 맹수인 그도. 어느 것 하나 싫지 않았으니까.
탓-
“조금 더 집중하는 검다!”
“음, 알겠어 부장!”
테토라의 공격에 바닥에 엎어진 히이로에게 손을 뻗었다. 그는 꽤나 공격적으로 달려들고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더 허점이 많다는 건, 굳이 말하지 않아도 스스로 알고 있을 것이다. 그의 손을 맞잡고 몸을 일으키는 히이로의 눈에는 깊은 열기가 있었다. 반드시 이기겠다는 열망, 무언가를 향한 깊은 목표. 어째서 그는 이렇게까지 간절한 걸까?
그 눈빛을 마주하자니 테토라 또한 덩달아 기합이 들어갔다.
진심으로 덤벼드는 사람에게는, 진심으로 상대하는 것이 예의니까.
팟-!
“극, 하아….”
“그 기술, 전에 가르쳐준 건데 꽤 빨리 익혔네여. 저도 조금 고전했슴다!”
“하핫, 칭찬 고마워 부장!”
반쯤 무릎꿇은 자세로 히이로가 호쾌한 웃음을 지었다. 그의 볼을 타고 땀이 흘러내렸다. 조금 지친 느낌이었다. 하긴, 벌써 여덟번째네여. 가만히 그를 내려다보던 테토라가 그의 어깨를 토닥였다.
“…잠시 쉬었다 할까여? 아니면 룰을 바꿔서 하는 것도-”
“아니! 아니, 그건 안 돼.”
조금은 다급히 히이로가 그의 말을 끊었다. 이렇게까지 조급한 히이로는 흔치 않았기에, 테토라가 말문을 잃었다. 천천히 몸을 일으키고서, 히이로가 제 턱에 흐르는 땀을 손등으로 닦았다. 지친 숨결과 다르게 그의 눈빛은 변함없이 뜨거웠다.
“나는 반드시 가라테로만 부장에게서 이겨보일 거니까.”
“….”
멍하니 그를 바라보던 테토라가 씨익 웃었다. 그의 눈 또한 그를 반사하듯 반짝였다.
퍽-, 퍽-
둘의 팔과 다리가 매섭게 부딪혔다. 이번의 히이로는 지금까지보다는 덜 공격적이었다.
조금 더 신중히, 탐색하는 듯.
진정한 맹수처럼.
“으깃…?!”
“…!!”
순간적으로 테토라의 몸이 휘청였다. 탐색전을 펼치고 있던 히이로가 이 기회를 놓칠 리 없었다.
히이로의 다리가 테토라를 넘어트렸고-
곧 다가올 충격에 대비해 테토라가 눈을 감았다.
“…우, 우뮤?”
천천히 눈을 떴다. 히이로가 그의 팔을 잡고 버티고 있었다.
그를 내려다보고 있는 히이로는, 후련한 표정이었다.
“…하, 하핫.”
어쩐지 덩달아 개운해진 테토라가 균형을 잡았다. 아쉽다는 듯 기지개를 쭉 펴고서 웃었다.
“대단하네여 히이로 군~ 정말로 못당하겠슴다!”
“음, 맞아! 나는 이제 가라테로도 부장을 이길 수 있어!!”
그의 눈이 반짝이며 빛났다. 테토라의 양손을 잡고서 그가 활짝 웃었다.
“그 말은 즉, 부장을 지킬 수 있을만큼 강해졌다는 뜻이야!!”
“으, 으응. 그렇게 되져…?”
“그러니 부장, 마지막으로 할 말이 있어!!”
결의에 찬 표정이 테토라에게 훅- 가까워졌다. 방금까지 맹수처럼 대련했다는 게 믿어지지 않을만큼 순수한 웃음이었다.
“정말 많이 좋아해 부장! 나랑 사귀어 줘!!”
“…에?!!?”
조금도 예상하지 못한 발언에 테토라의 두 눈이 크게 떠졌다. 안 되냐는 듯 히이로가 고개를 갸웃했다.
“가, 갑자기 그게 무슨 말임까!!”
“갑자기가 아냐. 나는 전부터 부장을 좋아했으니까.”
진지한 표정으로 그가 말했다. 붙잡고 있던 테토라의 손을 제게 끌어오고서, 손등에 입을 맞췄다.
“하지만, 나는 이런 거에 너무 서툴어서…. 음, 아이라랑 키류 선배에게 물어봤어. 아이라는 직설적으로 고백하면 좋아할 거라고 했고, 키류 선배는 내가 더 강하다는 걸 보여주면 괜찮을 거라고 했어. 부장은 강한 사람을 좋아하잖아?
그래서 나, 정말 열심히 연습했어. 부장에게 고백하기 위해 키류 선배와 열심히 단련도 했어!!“
“….”
속사포처럼 쏟아지는 그의 말이, 마치 잉크처럼 테토라의 얼굴을 점점 붉게 물들였다.
갑작스러운가? 그렇다.
그래서 싫은가? 그렇지 않다.
그게 가장 큰 문제였다.
“아, 알았으니까 일단 이 손 좀 놓아주십셔….”
“왜지? 부장, 난 아직 대답을 듣지 못했어!!”
“히이로 군은 부끄러움도 없는 검까~?!”
“좋아하는 사람에게 좋아한다고 말하는게 어째서 부끄러운 거지?”
“그러니까 그게 부끄러운 거라구여!!!”
기겁한 테토라가 손을 쏙 빼내고서 어딘가로 달려나갔다. 부장? 부장! 이건 거절인 건가? 혹시 내가 아직 부족한 거라면 어디가 부족한지 말해줘! 더 노력할테니까!!! 히이로의 외침이 등 뒤에서 들려왔지만 테토라는 뒤돌아보지 않았다.
일단 붉어진 얼굴부터 식히고, 뭐, 그 다음에 긍정의 대답을 해도 늦지는 않을 것이다. 지금은 그냥, 너무 간지럽지 않은가.
- ..+ 2
댓글 2
신중한 북극곰
루오님의 히이테토라니ㅠㅠㅠ 저 너무너무 기뻐요ㅠㅠㅠ 최고다... 감사합니다ㅠㅠ 히이로가 자기를 좋아해달라고 말하는 방식이 너무 히이로스러워서... 진짜... 너무 좋아요... 저 직진인데 누가 안 넘어가겠어요... 최고다...
대단한 오리너구리
얼은 개구리는 여한이 없습니다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넙죽넙죽 하 너무 좋아요 룽님 ㅠㅠㅠㅜㅠ흐아아아아아아아악 자랑하러갈래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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