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루

유루유루 시작하는 혼마루

그냥 혼마루 썰

심심할때 갱신

00. 취임….

오후 9시, 누군가의 취임이라기엔 늦고 잠들기엔 이른 시간에 사니와는 취임했다.

다만 그녀의 상태는 영 이상했는데, 콘노스케가 앞에서 열심히 조잘거리며 설명하면 한 두 박자 늦게 조용히 대답했다. 외국인이라 그런가 싶었지만 또 듣기는 잘 알아들어서 사니와님 정신 차리세요! 하고 다그치고 넘어갔다. 초기도를 골라달라고 하며 검을 들이밀어도 아… 하곤 한참 있다 설명을 정독했다. 나중에 알고보니 반쯤 졸고 있었다더라.

하나 하나 꼼꼼히 살피긴 했지만 외국인인데다가 검이라곤 식칼 정도만 들어본 일반인 사니와는 무엇이 더 나은 검인지 알 턱이 없었다. 고뇌하는 사니와의 앞에 콘노스케는 남사들의 대략적인 분위기나 말씨 같은 걸 요약한 태블릿을 밀었다. 뉴비+외국인 배려가 담뿍 담긴 호의였다.

화면을 휙 휙 넘기던 사니와는 문득 한 화면에서 멈췄다. 얘로 할래.

“ 카슈 키요미츠 입니까? ”

“ 응 ”

조금 느긋한 대답에 눈이 반쯤 감기긴 했지만 대답은 분명했다.

01.

혼마루에 도착한 그녀는 한참이나 메뉴얼을 정독했다. 제대로 읽는게 맞는걸까 의심이 들 정도로 중간중간 졸긴했지만 얼추 시스템을 건드리는 걸 보아 읽는 건 맞는 듯 했다. 겨우 시스템을 이해한 사니와는 초기도, 카슈 키요미츠를 현현했다.

“ 아- 강 밑의 아이입니다. 카슈 키요미츠, 다루기 힘들지만 성능은 좋으니까. ”

새침떼기처럼 보이는 얼굴. 실제 반응도 묘하게 틱틱대는 것 같아 더 그렇게 느껴졌다. 고양이 같은 애. 카슈의 첫 인상이었다.

이미 콘노스케에게 받은 파일로 대충 어떤 성격인지 알고 있었고, 사랑해줄 사람이 필요하다고 말 하는 걸 분명히 들었기에 그정도의 틱틱 거림은 그저 귀여웠다. 쓰다듬기 무섭게 쓰다듬는거 재밌어? 하는 퉁명스런 질문이 들어왔지만 이미 귀여움의 바운더리에 들어온 카슈의 말은 그저 앙탈처럼 들릴 뿐 이었다.

01.5

살짝 졸려. 하지만 어느정도 일은 끝내놔야 한다고 재촉하는 콘노스케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사니와는 출진을 준비했다.

혼자 보내도 괜찮아? 하고 묻는 사니와에게 의미심장한 콘노스케와 주인에게 멋진 모습을 보여주겠다며 뒤에서 다짐하는 카슈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02.

계속 졸려서 꾸벅꾸벅 졸거나 겨우 정신을 차려도 시종일관 멍했던 사니와는 정신이 번쩍 들었다.

“ 괜찮다며!!!!! ”

2:1이라는 비겁한 시간소행군 놈들한테 너덜너덜(…)하게 당한 카슈를 부축하면서 사니와가 냅다 소리질렀다. 튜토리얼같은거니 당연히 누워서 칼질해도 대충 이길 전장을 보내준 줄 알았다. 그런데 그게 아니라 냅다 아무 전장에나 내던진 것이다…. 사니챈에서 대충 훑어보면서 블랙정부 얘기는 들었지만 현현한지 1시간도 안된 아기나 다름없는 남사를 정말 부러질 수도 있는 전장으로 내보낸 것이 믿기지 않았다. 가뜩이나 복장이 터지기 직전인데 쐐기를 박은 건

“ 이렇게 너덜너덜 해지면… 사랑 받을 수 없겠지…? ”

아련하게 눈물을 그득 머금은 카슈의 발언이었다. 이게!! 무슨!! 말이야!! 너덜너덜하게 만든 건 소행군이고 그딴 전장을 추천한 건 콘노스케고 결국 출진 명령을 내린 건 난데 이게 뭔 소리야!! 아니라고 머리를 열번정도 쓰다듬고 콘노스케의 멱살을 붙잡고 수리실로 향했다. 다행히 수리실과 도움패면 손질을 눈 깜짝할 새 끝낼 수 있었고, 겉 모습은 인간이더라도 본체는 검, 본체만 원상복구 시킨다면 남사는 금방 멀쩡해진다는 설명을 듣고 나서야 사니와는 조금 진정 할 수 있었다.

“ 아직 사랑 받는 걸까…? ”

수리하던 중에 다시 아련하게 말하는 카슈를 보고 분노에 들고 있던 퐁퐁이 부러졌다.

02.5

동료를 만듭시다! 겨우 분노를 수습하고 수리실에서 나온 사니와를 보고 콘노스케가 한 말이다. 우리애(?)를 또 전장으로 내몰라고? 표정이 안 좋아지는 사니와를 보고 콘노스케는 따라오라며 단도실로 안내했다. 어느정도 양의 자재를 넣으면 단도요정들이 검은 만들어주고 그걸 현현하면 된다고 했다. 초보사니와를 위한 기본 자재는 각 3000. 수리를 위해 조금 쓰긴 했지만 아무튼 3000 정도다. 검 하나를 단도하는 데 필요한 최소 자원은 각 50.

그러니까 몇자루든 든든하게 풀파티로 진군 할 수 있는 걸 순서를 이상하게 알려줘서 우리 애가 나가서 다쳤다고? 정부는 존나 블랙이다. 사니챈발 정보의 신뢰도가 올랐다.

03.

“ 저는, 고코타이라고 해요. 저기…… 쫓아내지 못했어요. 죄송해요, 그게… 호랑이들이 너무 불쌍해서…. “

고양이 다음은 호랑이인가. 도검남사인지 동물의인화인지 모르겠다. 사니와는 발치에서 데굴데굴 굴러다니는 작은 호랑이들을 쓰다듬었다. 카슈도 어려보여서 전장에 내보내도 되는 게 맞는지, 일단 남사니까 괜찮겠지 하고 다짐하는데 시간이 좀 걸렸는데 그보다 한참 더 어려보이고 유약해보이는 하얀 고코타이를 보면서 사니와는 다시금 정부가 블랙임을 되세겼다.

한참 출진을 고민하고 있는 사니와에게 코코타이는 다가와서 손을 꼭 잡아왔다. “ 꼭 주인님께 도움이 될께요..! “ 살짝 떨리긴 하지만 반짝이는 눈… 어차피 출진 말고는 시킬 수 있는 것도 아무것도 없었다. 사니와는 어쩔 수 없이 둘을 편성해 출진했고

03.5

“ 야.. 콘노스케, 왜 단도부터 안 알려준거야? ”

S 승리, 완벽하고 상처 하나 없는 깔끔한 승리를 보고 사니와가 분노를 삼키며 물었다.

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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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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