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서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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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록. 선선한 가을이 싸늘한 겨울로 변모해 가는 이 구간에는 특히나 많은 사람이 병에 걸리곤 한다. 모두가 엇비슷한 증상을 겪지만, 그 고통의 정도는 사람마다 판이하다. 누군가에겐 눈물이 왈칵 쏟아질 만큼 힘든 경험을 안기지만, 누군가에겐 날벌레가 얼굴에 들러붙는 정도의 귀찮음 정도로 그친다. 소냐 또한 예외는 아니었다. 어떤 때는 난 이대로 죽나
경쾌한 재즈풍의 노래가 공간을 채워간다. 로디 라모리는 평소와는 다르게 와이셔츠의 윗단추까지 꼼꼼하게 챙겨 잠갔고 조금 갑갑하게 조여오는 넥타이 또한 참을성 있게 견뎌냈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깔끔하고 맵시 있는 차림의 그는 강박적으로 매무새를 단정하며 거울 앞에서 떠날 줄을 몰랐다. 여기엔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오늘은 많은 사람들 앞에서 사랑하는 사람과
무사히 하루 일과를 마친 소냐는 재단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위치한 카페에서 레인을 기다리기로 했다. 손잡이를 잡고 출입문을 열면 위에 걸린 작은 종들이 서로 간 부딪히며 맑은 음을 내었다. 밝게 인사하며 맞아주는 직원의 음성은 기분 좋게 낭랑했고 소냐는 가을 한정 출시 메뉴를 훑고자 카운터 옆에 세워둔 배너 앞으로 향했다. 세로로 긴 배너에는 장난기 가득
담배를 태우며 요리를 손질하는 건 이제와선 식은 죽 먹기보다도 쉬운 일이 됐다. 이번에 들어온 신입 웨이터가 감히 이 부분에 대해 지적을 놓긴 했지만, 알게 뭐람. 내가 내 주방에서 담배를 피우든, 요리를 하든, 쥐새끼랑 놀든 음식이 위생적이고 맛만 있게 나오면 됐지. 하여간 별 쓸데없는 데에 사사건건 시끄럽고 귀찮게 구는 망할 웨이터. 정말이지, 마음에
* 데드플레이트 END 1 스포일러 포함.
수면 위로 작은 파문이 일 듯, 흐트러진 머리 근처에서 아침을 알리는 바이올린 선율이 잔잔히 흘러나온다. 익숙한 멜로디는 ‘G선상의 아리아’였다. 너무 자극적이지도, 너무 속삭이지도 않은 부드러운 멜로디에 지저에 닿았던 정신이 조금씩 부유하기 시작한다. 오래간 잠겨 갈라진 음성이 절로 낮은 신음을 내며 입술 사이로 흘러 나온다. 눈꺼풀은 닫혀 있지만, 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