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판14/드림] 만남 -2-

라하히카 성향

*가내 빛전 설정 나옴

*가내 빛전 이름 언급

*가내 빛전 설정에 관한 내용. (효월 6.0 네타 포함)


1편:

(2)

“…선생님에게 미리 연락해놨으니까 괜찮을 거야.”

이렇게 모험가의 과거에 접근할 수 있게 된 그라하 티아는 긴장 풀어도 된다는 말에 억지웃음을 지었다. 걱정 안 해도 된다고 하지만 어떻게 긴장을 안 할 수가 있단 말인가. 그가 모르는 모험가. 그가 모르는 모험가의 일면을 알 수 있게 되는 기회다. 어제 자기 전에도, 오늘 일어나서도 자신의 몸가짐이나 옷차림, 혹은 머리가 뻗친 곳은 없는지 몇 번씩 다시 살핀 후에야 모험가와의 약속 장소로 나갈 수 있었다.

“선생님이라는 사람에 대해서 이야기 해줄 수 있어?”

“음?”

“아무래도 들어야 좀 긴장이 덜 될 것 같아서 말이야.”

멋쩍은 웃음을 짓는 그라하를 보며 걸음을 옮기던 모험가는 좀 생각하는 듯 하더니, 손가락을 꼽아가면서 자신의 『선생님』이라는 사람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

“선생님도 라하랑 똑같이 미코테시긴 한데, 달을 지키는 그 쪽이라고 알고 있어. 그리고 흑마법사. 손재주가 좋지. 성격은 안 좋지만.”

흑마법사라는 말에 그라하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라하 티아 역시 손을 대고 있는 분야다 보니까 흑마법사란 이야기를 듣고는 설마 학회에서 본 얼굴이라던가 하는 건 아닐까 하는 묘한 기분이 들었던 탓이었다.

“후견인이 흑마법사라면 레아시스도 흑마법을 배울 수도 있었을 것 같은데 어째서 창부터 먼저 잡았어?”

“아. 그거야 음. 날 주워준 스승님이 용기사시기도 했고.”

용기사를 하다가 염증이 나와서 뛰쳐나와서는 떠돌아다니는 신기한 인물이라는 스승에게서 생존부터 시작해서 창술을 익혔던 그녀는 4-5년 후에는 선생님이라고 일컬어지는 미코테의 집에서 지냈다고 했다.

그녀의 얼굴을 바라보던 그라하는 제 1세계에서의 기억이 떠올랐다. 수정공으로서의 그는 그녀가 자신의 숙소에 어떤 마법을 걸었는지 경험한 적이 있다. 자면서 고통스러워하는 그녀에게 수면 마법을 걸었던 아픈 기억을 떠올리며, 그제야 그 마법의 출처가 어딘지 알게 된 것이다. 그녀의 선생님의 배려겠지. 나름 납득하며 고개를 끄덕이는 그라하와는 별개로 모험가의 입에선 그의 선입견을 와장창 깨주는 발언이 나오고 있었다.

“선생님이 내 어깨를 붙잡고 진지하게 이야기 했었거든. 네 머리로는 피하는 게 고작이니까 내가 쓰는 마법을 배우려고 하기보단 그냥 창이나 열심히 쓰라고.”

상냥하게 돌봐주는 달의 수호자 미코테 마법사를 떠올리다가 그녀의 말에 입을 쩍하고 벌리고 만다. 대체 그녀의 선생님이라는 사람은 어떤 인물인 걸까.

모험가들의 거주구. 주택이 있는 곳을 굽이 굽이 올라가던 레아시스는 한 집의 대문에 멈춰섰다. 그라하는 그냥 들어가도 되냐고 묻자, 레아시스는 고개를 끄덕였다.

“미리 이 시간에 방문하겠다고 말했으니까 괜찮아. 방어 마법은 안 걸어져 있을 거야.”

“…걸어놓는거구나. 보통은.”

“뭐, 그렇지. 사람이 목적없이 방문하는 것 별로 안 좋아해서.”

문을 열고 들어간 후 멋들어진 정원을 지나서 건물 안으로 들어간다. 신발을 벗는 것이 좋다는 말과 함께 건물 안쪽으로 들어간 그라하는 건물 안에 느껴지는 익숙한 책의 냄새와 마법의 흔적에 작게 감탄을 했다. 복도의 안쪽에 둥둥 떠 있는 촛대들은 집 주인의 어떤 고집이 느껴질 정도였다. 책이 빼곡하게 꽂혀있는 복도를 지나서 모험가는 안쪽으로 향했다. 그녀가 가는방향으로 점점 맛있는 냄새가 나는 것을 보니, 아무래도 부엌과 식당 방향 같았다.

“저 왔어요. 선생님.”

“시간에 맞춰서 잘 왔다. 흠?”

부엌에서 앞치마까지 두르고서 나온 인물은 검은색 머리카락의 한 미코테 남성이었다. 안경을 쓴 남자는 자신의 손을 앞치마에 탁탁 닦더니만 손을 들어서 인사하는 모험가와 그라하를 보고는 자신의 안경을 손으로 매만지며 바라보았다.

“뭐냐. 손님을 데리고 온다더니만 언약자 소개었냐?”

인사를 하려는 순간, 대뜸 들어오는 공격에 그라하는 켈룩하고 입을 틀어막히는 꼴이 되어버렸다. 어버버한 상태로 입을 열지 못하고 머리가 새하얀 상태가 되어 굳어버린 그라하를 바라보던 모험가는 동요하지 않은 얼굴로 그라하의 손을 붙잡고는 안쪽으로 향했다.

“그럴리가요. 선생님을 궁금해하길래 데리고 온 것 뿐이에요. 일단 안에 들어가서 말하죠. 음식은 다 만드셨죠.”

“오냐. 음식이 식으니 먹으면 이야기 하자.”

너무나 부드럽게 공격을 흘러 넘기는 모험가를 보며 미묘한 서운함을 느끼던 그라하는 모험가의 손에 붙들린 상태로 식당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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