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거

"그 눈으로 보여주는 건 못 믿겠다고 하던?"

클렛잭


“클리브에게는 말하지 않을 생각인 건가?”

“어떤걸요?”

“나. 내 존재에 대한 것.”

“말해서 좋을 게 없잖아요.”

“좋을 게 없다,라. 멀쩡한 녀석이 자기 자신을 정신분열이라 말하고 다니는 게 더 낫다는 소리지?”

“그럴 리가 없잖아요.”

 

뭐가 그렇게 불만일까? 삐딱한 자세에 삐딱한 말투. 무언가 달갑지 않다는 걸 온몸으로 표현한 잭은 불쑥 손을 뻗어서 주머니에 숨겨둔 녹음기를 쏙 뺏어갔다.

 

“말과는 다르게 제법 엉큼한 구석이 있군, 기자 양반.”

“그, 그게.”

“멋대로 녹음부터 하는 건 클리브에게서 배운 건가?”

“네?”

 

잭은 신경질적으로 머리를 벅벅 긁었다.

 

“녀석도 잠들기 전마다 녹음기를 켜놓던데. 선배와 신참이라더니 쌍으로 하는 짓이 아주 똑같아. 볼만해.”

“기자라면 정확한 증거를 남겨야 하니까요.”

 

증거. 그 한 단어에 꽂힌 건지 한참동안 중얼거리던 잭은 내던지듯이 녹음기를 돌려줬다.

 

“그래. 내 얘기를 하던 뭘 하던 상관 없지만 거짓말은 하지 마. 딱 질색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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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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