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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질꼬질한 고양이 인형

신성식 by 신성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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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식의 꽃밭은 언제나 1인분의 영역만이 존재한다. 누군가에게 닿지도, 닿을리도 없는 그 넓고도 좁은 영역 안으로 너구리, 아니... 꼬질꼬질한 고양이 인형이 툭 하고 떨어진다. 당황스럽기 그지없는 순간이다.

“이지씨에 대해선 이미 충분히 알고 있는데요...”

설마. 그럴리 없다. 인사부의 영역으로 모든 사원의 이력서를 보고 그들의 이름을 알고 있지만 그는 노이지라는 사람을 모른다. 몰랐다. 서류 몇 장으로 그 사람의 모든 걸 알 수는 없듯이. 스스로 떠올리는 나의 '진짜'생각조차 제대로 알지 못하는 사람이 노이지라는 한 명의 사람을 알 수 있을리 없다.

“ 그래서 저와도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고요?”

하. 조금은 신경질적인 웃음소리가 이지에게 다시 향한다. 고양이 인형을 사준 이유. 달리 없다. 그저 인형이 너무 꼬질꼬질했고. 지갑에 여유는 있었고. 그 인형을 너구리로 착각한 건 노이지였다. 어리숙한 모습이야 익숙했다. 아무리 성식이 모든 말을 배배 꼬고 누군가를 화나게 하는 인간이라고 해도, 그는 결국엔 평범하기 그지없는 인간이라. 누군가가 다치면 심장이 내려앉는 기분이 들었다. 그냥 그런 인간이다. 깊은 생각도, 감상도. 의도조차 남겨두지 않는...그런 사람인 신성식은, 동시에 그 사실에 대해 스스로 생각해본 적도 없기에 타인에게 말할 수 없는 사람이기도 했다.

함께 있으면서 그만의 꽃밭에 서지 못한 사람은 불행하다. 하지만 신성식은 다른 꽃밭의 소유자는 만나본 적이 없었다.그 두 공간이 만나게 되면 어떻게 될지도. 알지 못한다. 그래서 성식은 그 꼬질꼬질한 고양이 인형이 불편했다.


“ 제가 별로 그러고 싶지 않다고 해도 의미 없겠네요, 이지씨는. ”

(*그냥 타래 다섯개 보단 링크 하나가 나을 것 같아서 드리는 링크니 그냥 편하게 답멘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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