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님 생일 축하해요~ 예현은 요즘 불만이 있었음. 힐데가 깨어나지 못하고 7개월간 잠만 자는 동안엔, 제발 다시 눈 떠 달라고 언제 돌아오던지 돌아오기만 해달라고 그러면 너무 기쁠 거라고 기도하는 나날이었는데. 사람이란 게 원래 욕심을 가지기 시작하면 끝이 없다고, 힐데가 돌아오고 나니 이젠 좀 얌전히 집에 박혀서 쉬어줬으면 좋겠는 거임. 근데 힐데가
힐데. 사람이 싫은적은 없나요? 가만히 졸고있는 줄 알았던 남자의 질문은 제법 날카로웠다. 그가 졸기에 전용 이불을 덮어주고 간식을 꺼내먹으려던 찰나였다. 간식 생각이 사라지고, 숨막히는 감정들이 목을 틀어막았다. 이따금 가졌던 질문할 시간이 아닌, 그저 걱정과, 염려와, 애정이 묻은 질문은 피하겠다면 피할 수 있었으나 힐데는 피하지 않았다. 가까이 다가가
"엄청나네요…." "예현보다는 덜하지 않아?" "명단이 대단하다는 거죠." 하긴, 원로들의 이름부터 블랙 배저 본부로 날아온 팬이라는 사람들의 선물까지 총망라하고 나니 제법 그 카테고리가 다양해졌다. "일단, 정리해야겠죠?" 그렇게 말한 예현은 하나씩 손수 상자를 옮기기 시작했다. 수많은 상자의 향연과 가끔 나오는 생각지도 못한 고급품에 손이 덜덜 떨리는
신임 현감 이예현이 그를 처음 만난 것은 부임을 하고 열흘이 채 되지 않은 어느 날의 저녁이었다. 저녁상을 물리고 곡식 비축량과 세액을 정리한 서책을 뒤적이는데 바깥에서 재차 인기척이 들렸다. 이전 현감이 술을 좋아한 모양인지 행랑어멈은 습관적으로 술상을 내오곤 했다. 몇 번이나 거절했기에 그 정도면 된 줄 알았건만. 예현은 서책에서 눈을 떼지 않고
*2부 완결까지의 스포 있습니다. (423화) *선동과 날조, 적폐의 끝판왕 *적폐 그자체 힐데베르트 탈레브의 특유의 금안이 차갑게 식었다. 평소 보이던 그 부드러운 금안이 아닌 차갑다 못해 얼어버릴듯한 그 눈에 주변이 부러 당황할 정도였다. 물론 종종 힐데가 화날때면 볼 수 있던 풍경이지만 이번만큼은 달랐다. 그래, 지금의 힐데는 화나지 않았다.
예현은 아주 어렸을 적부터 소리 없이 우는 법을 배웠다. 어떻게든 살아남기 위한 처절한 몸부림이었다. 큰 소리를 내면 맞는다. 아니, 단지 훌쩍이는 소리여도 그들의 신경을 거슬러 맞기 일쑤였다. 왜? 왜 나를 때려요? 세상에는 이유 없는 폭력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너무 일찍 깨달았다. 이승현도 그 자들이 그럴 줄은 몰랐겠지. 알던 사람들이 그렇게까지 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