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을 높이 손을 높이~ 쑥쑥쑥 쑥쑥쑥!!”윌리가 쑥쑥쑥을 외치면 아이스도 쑥쑥쑥 답하며 윌리를 따라 두 팔을 폈다.*한바탕 왁자지껄 체조가 끝나자 브래들리는 윌리와 아이스에게 우유와 물을 가져다줬다. 할아버지의 상태는 신경도 안쓴 채 내달린 에너자이저 병아리는 아주 상쾌해 보였다.우유컵을 두 손으로 꼭 쥐고는 숨도 쉬지 않고 꼴각꼴깍 마신 윌리는 루스터
* 버지니아 기지의 어느 평범한 휴일 나는 비좁은 관사를 뛰어다니며 잡기놀이를 하는 제이크와 윌러드의 쿠당탕, 꺅꺅 소리를 배경음악 삼아 침대에서 늦잠을 자고 있었다. 정확히는 잠은 깼지만 고집스레 눈을 감고 있었다. 윌리와 보낼 수 있는 천금같은 휴일을 침대에서만 보낼 수 없다며 등을 팡팡 쳐대도 들은 체도 안하며 몸을 반으로 쪼갤듯 박아대던 연하의
"그... 싸우면 무서워요. 큰 아저씨, 저 이제 나갈 참이었어요. 이만 갈게요. 광대 아저씨도 같이 가요." "그래, 애 앞에서 그러는 거 아니지, 훌라그." 광대왕은 이겼다는 듯이 히죽거렸다. 큰왕의 안색은 대비되듯이 더더욱 붉으락푸르락했다. "잠깐." 그는 내 손을 붙잡고 자리를 서둘러 뜨려는 광대왕을 막아 세웠다. "어디를 가는데"
"어디 갔지?" "왜그래? "시계끈이 없어요." "너 시계 안 차고 있던데." "가방에 달아서 허리에 묶어뒀던 거에요... 주머니... 이 주머니에 달려있던 거." 나는 허리를 더듬거리며 말했다. 문장을 내뱉기 전까지는 내가 울먹거리고 있다는 것도 눈치채지 못했다. "큰아저씨가 준건데, 방금 받은 건데..." 그렇게 마음에 드는 끈은 아니었다. 그러나
"앗." "다시!" 간신히 바닥에서 몸을 일으키면 가슴을 밀려서 다시 넘어진다. 다시, 하는 외침을 듣고 일어나면 이번에는 어깨를 밀려서 넘어진다. "다시!" 다행히 발 밑에 겹겹이 깔린 푹신푹신한 융단 덕분에 아무리 넘어져도 엉덩이가 아프지는 않았다. "다시!" 검술을 가르쳐달라고 물어보자마자 천둥왕은 나를 궁둥이 성의 안뜰로 데려왔다. '그럼 당장 시
"애 겁주지 마." "저 남자가 무슨 소리를 했지?" "그..." 질문에 답하기도 전에 남자는 말을 끊었다. "나와 얘기할 때는 얼굴을 보고 또박또박 얘기하도록." "죄송합니다." 네 키가 몇인데 얼굴을 보고 얘기해, 같은 볼멘 소리는 간신히 속으로만 삼켰다. 그러나 불편해하는 속마음이 무심코 내 표정에 드러난 듯 했다. 남자는 아차하는 얼굴을 하더니 검을
어제는 분위기가 무서워서 자는 척을 했는데, 정신을 차려보니 아주 푹 잠들어버렸던 모양이다. 잠에서 깨어나자 마주한 것은 바닥부터 벽까지 폭신폭신한 넓은 방. 쌓기놀이 장난감과 나무 목마부터 그림책과 필기도구까지, 방은 제 주인의 나이를 가늠하지 못하는 키메라처럼 통일성 없는 아동 용품들로 가득했다. "열 살이라니. 내가 키가 작긴 하지만." 어제 들었던
로판에서 정말 보고 싶지 않은 세 가지 유행 코드를 꼽으라면 언제나 답은 명확하다. 시한부물 / 육아물 / 폭군집착남이다. 이 스테디셀러 유행이 왜 싫은지는 천천히 이야기 하고 있지만 골조는 늘 그렇듯 하나 뿐이다. 전개에 있어 예상을 벗어나가는 법이 없기 때문이다. 큰 맥락은 그렇고, 그럼 왜 육아물이 그리도 싫은지를 자세히 다뤄보기에 앞서 육아물을 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