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틀 코트의 분위기는 유례없을 열기로 달아올라 있었다. 불변의 정상을 지켜오던 제빈을 꺾고 새로운 챔피언이 탄생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또다시 챔피언에게 도전하는 챌린저가 나타났다. 정상급의 치열한 대결을 오래도록 보지 못했던 블루베리 아카데미의 학생들이 열광하는 것은 당연했다. 변함없는 일상이 반복되던 여느 때와 다르게, 비로소 ‘새’ 학기라는 이름에
- 카푸 맞음(진짜) 서로 맞관인데 사귀진 않는 상태 - 번외편 이후 시점입니다. 또 광탈했다. 티켓팅 실패 알림을 스마트로토무로 받으며 푸름은 절망했다. 이건 일반 티켓팅도 아니었다. 일반 티켓팅이 어려울 팬들을 위해 팬클럽 전용으로 풀어주는 티켓팅이었다. 이제 남은 건 일반 판매만 남았다는 사실 뿐. 눈물을 머금으며 로토무 PC방 밖으로 나왔다.
마지막 수업의 끝을 알리는 차임벨이 울리고, 오늘 자 학교 정규 일정이 종료되었다. 고대하던 자유시간을 맞이한 학생들은 그 나이대 어린아이처럼 해맑게 웃으며 썰물 빠지듯 우르르 몰려 나갔다. 새 포켓몬을 포획하기 위해서 또는 자신의 포켓몬을 강하게 만들기 위해 테라리움 돔으로 향하는 학생이 있는가 하면, 각자 속한 동아리 활동에 참여하기 위해 부
제빈은 처음엔 시선을 발화자에게 똑바로 향하고 고개를 끄덕이며 맞장구를 치는 등 토론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이는 듯했다. 배틀에 노련하기도 하고, 공부는 아예 손을 놨지만 포켓몬과 관련한 지식엔 빠삭한 덕에 다양한 관점을 제시해 주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눈꺼풀이 점점 내려오고 아예 대놓고 턱 밑으로 팔짱을 끼는 등, 점차 안 듣고 있다는 듯한
사람과 포켓몬 가릴 필요 없이 혈기를 왕성히 발산하며 시끌벅적한 학원 생활이 이어지는 블루베리 아카데미. 바닷속에 가라앉은 유리구슬처럼 차갑고도 영롱하게 빛나는 테라리움 돔과 달리, 내리쬐는 햇빛 때문인지 아니면 서로 전력을 부딪히는 배틀 코트의 존재 때문인지 뜨겁게 달궈진 입구 로비는 오늘도 사람이 가득했다. 배틀을 진행하는 포켓몬이 트레이너의 지시에
테라스탈 결정체가 빛을 발하며 배틀 코트에 입자를 이리저리 휘날리기 시작했다. 빛이 반사되어 마치 무지개 같은 느낌을 주는 이 입자들은 보는 이들 눈에 즐거움을 선사했지만 배틀 코트에 선 두 명의 트레이너에게는 기쁨과 아쉬움 혹은 슬픔을 나누어 전해주는 전령과도 같았다. 보통 이런 작은 별빛들이 가장 아름답게 빛날 때는 상대 포켓몬의 전투 불능으로 감싸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