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창작

우명우 야구AU2

이어서...

다시 경기로 돌아와서, 정우성은 전력투구로 7번과 8번타자까지 깔끔하게 범타 처리 하고 마운드에서 내려옴. 투구수는 12개. 잘 하면 다음 이닝까지도 해볼만함.

10회초, 산왕의 공격이 시작됨. 타순은 5번부터 시작하는 클린업 라인. 벌써 5번째 타석에 들어서는 신현철은 사이클링 히트를 코앞에 두고 있었음. 가장 어렵다는 3루타만 남겨둔 상태였으나 욕심을 내려놓고 타석에 섰음. 욕심 없이 가벼운 컨택으로 안타를 치는 게 목표였음.

상대팀의 필승조가 마운드에 올라와 있음. 야구는 기세 싸움인 만큼 현철은 어떻게든 쳐서 출루할 생각 뿐임.

플레이볼. 투수가 와인드업 함. 현철이 한쪽 다리를 들며 킥과 동시에 배트를 냄. 유명한 격언, ‘바뀐 투수의 초구를 공략하라’는 말을 신현철의 방망이가 증명해냈음. 스윗스팟에 절묘하게 맞은 공은 2루수 키를 넘겨 애매하게 떨어졌고, 그 사이 현철은 1루에 안착했음. 손가락 3개를 펴는 세리머니(山王이니까)를 하는 현철에게 팬들의 함성이 쏟아짐. 응원가가 크게 울림. 물론 중계석에선 아쉬운 탄식이 살짝 나왔지만 알 바 아님. 이기는 게 더 중요함.

6번 타자는 3루수 최동오. 벤치에서 작전이 나옴. 한 점 짜내기를 위한 번트 사인. 동오는 사인을 확인하고 배트를 짧게 쥐었음. 들어오는 공에 배트를 댔으나 파울이 두 번이나 나버림.투수가 번트 대주기 싫은지 자꾸 볼을 빼는 바람에 2B2S까지 옴. 최동오는 강공으로 자세를 고침. 치거나, 죽거나. 투수의 셋업 모션 후 팔이 휘둘러지는 게 보임. 타이밍을 맞춰 배트를 갖다 댐. 휘두르지 않았음. 번트 댄 거임. 깜빡 속은 내야수들이 다급하게 내려왔음. 3루쪽으로 잘 대서 최동오는 아웃, 신현철은 2루까지 진루함. 나이스 팀배팅! 덕아웃으로 들어오는 동오를 성구랑 낙수가 잘했다고 투닥투닥 두드려줌.

노아웃 2루의 득점권 위기에서 7번 타자를 삼진으로 돌려세운 투수는 8번 타자 이명헌을 만남. 저번 이닝에 외야 뜬공으로 희생타점을 낸 이명헌. 오늘 타이밍이 잘 맞는다는 느낌이 들었기에 초반엔 자기 스윙을 풀로 돌려보기로 했음. 상대 투수는 직슬 조합이 가장 좋다는 정보를 떠올리며 직구 타이밍에 배트를 낼 생각이었음. 직구를 노리다 변화구가 걸리면 치는 걸로.

초구는 역시나 직구. 빠르게 카운트를 잡으러 들어오는 공임. 명헌은 가만히 지켜봤음. 배트 낼 생생각이 없었던 것처럼 평온한 얼굴임.

투수가 포수에게 고개를 끄덕이고 다시 셋업함. 명헌의 머릿속에서 ‘나라면 어떤 구종을 선택했을까’하는 계산이 굴러감. 초구에 배트가 나오지 않았으니 같은 구종으로 세게 나올 것 같음. 투수 성향도 공격적인 타입이니 더 그렇겠지. 명헌이 배트 손잡이를 단단하게 그러쥠. 투수의 팔이 뒤에서 앞으로 넘어오며 공을 놓는 순간, 명헌이 배트를 휘둘렀음. 대고 치는 것처럼 스윗스팟에 정확하게 맞은 타구는 멀리 뻗어나갔음. 체공시간이 약간 길었음.

“이 타구! 담장을---!”

이명헌은 공의 궤적을 살피며 뛰기 시작했음. 신현철도 타구를 보고 달리기 시작함. 중견수가 공을 따라 전력질주 했음. 워닝트랙 앞에서 중견수는 멈췄고, 공은 담장을 넘어 관중석에 떨어짐.

“넘어갑니다!!!!!!!”

이명헌의 홈런포! 신현철은 천천히 홈으로 들어왔고, 이명헌 또한 담담한 얼굴로 주먹 쥔 손을 치켜들며 다이아몬드를 돌았음. 홈에서 현철이 기다리고 있다가 하이파이브 함. 구장이 우레와 같은 함성으로 뒤덮힘. 이명헌이 홈까지 들어오는 동안 아파트가 울려퍼졌음. 이번 경기의 영웅임. 수훈선수 각임. 인터뷰 준비해야 함.

덕아웃에 들어오며 동료들에게 축하인지 구타인지 모를 쓰다듬을 잔뜩 받은 명헌은 끝에서 기다리고 있는 정우성을 꽉 끌어안았음. 우성은 잔뜩 상기된 얼굴로 축하와 기쁨을 전했음. 더 있으면 아주 명헌을 들고 방방 뛸 기세임. 명헌은 우성의 등을 팍팍 두드려주고 속삭임.

“다음 이닝 부탁해뿅.”

우성의 귀가 화드득 붉어진 게 승리를 목전에 둔 흥분 때문인지 명헌의 숨소리 때문인지는 알 수 없었음. 우성은 고개를 크게 끄덕이며 씩씩하게 대답함.

“저만 믿어요.”

이후 9번, 1번 타자가 삼진과 뜬공으로 빠르게 정리 되어 공수 교대가 이루어짐. 정우성은 역시나 10회말에도 마운드에 올랐고, 홈런으로 분위기가 꺾인 상대팀은 우성의 강속구와 스플릿에 속수무책으로 당했음.

최종 스코어 10:8. 산왕의 승리.

수훈선수 이명헌이 인터뷰를 하는 동안 신현철을 비롯한 동료들이 물을 들고 가서 와르르 적셔줌. 명헌이 깜짝 놀라서 우다다 물러났다가 축축하게 젖은 채로 인터뷰를 이어감. 캐스터와 해설이 오늘 타격감이 좋았던 이유, 요즘 자주 스타팅으로 출전했던 일, 오늘 대타로 나온 것 등등에 대해 소감을 물었음. 거의 마지막 질문.

“정우성 선수와 합을 맞추는 일이 많은데, 정우성 선수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나요?”

“어... 네.”

“한 마디 해주세요.”

“우성아, 스트라이크 좀 던져.”

캐스터랑 해설 웃참챌 함. 해설이 “그래도 정우성 선수 오늘은 제구 좋지 않았나요? ㅋㅋㅋ” 하는데 이명헌은 웃으면서 오늘은 좋았는데 전반기 내내 힘들었다고 함. 캐스터가 정리함.

“마지막으로, 지켜봐주신 팬분들께 한 마디 부탁드립니다.”

“어... 우선 원정 경기인데도 많이 찾아와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팬 여러분이 계셔서 저희도 더 힘을 내게 되는 것 같습니다. 앞으로도 응원해주시는 만큼 좋은 성적 내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인터뷰 마치겠습니다. 이명헌 선수, 다시 한 번 승리 축하드립니다.”

“네, 감사합니다.”

요로코롬 끝남.

+) 나중에 인터뷰를 본 우성이는 스트라이크랑 볼 비율 다시 확인하고 연습 열심히 했다고 합니다.

올스타 썰을 슬쩍 풀자면... 정우성은 올스타전에 나가서 밤톨모자를 쓰고 던졌고 구속이 미친놈처럼 나와서 세이브 달성 후 MVP 받음. 윤대협은 낚시꾼 복장으로 나와서 던졌고, 송태섭은 열심히 머리를 기르더니 쪼꼬푸들이라는 별명처럼 복실복실한 장발을 양갈래로 묶고 등장함. 이명헌은 가오나시 복장으로 나와서 빠따를 도끼처럼 끌고 다니는 개무서운 포수가 되었음. 타석에 선 상대 타자들이 솔직히 진짜 무섭다고 할 정도였움. 정대만은 볼에 불꽃을 그리고 나와서 본인답게 3점 홈런을 날려주며 경기를 뒤집었지만 삼진을 3개 당하는 굴욕을 선보인 다음 3루에서 호수비를 3개 함. 이후 별명이 불꽃남자에서 3친놈 됨. 서태웅은 아무 것도 안 하고 나왔으나 모든 팬들은 그가 등장할 때 이름을 연호했고 얼굴 안 가리고 나왔으니 MVP 줘야 한다는 여론도 있었음. 강백호는 길었던 머리를 빡빡 깎고 나왔고, 후반부에 투수로 기용돼 패전을 먹었음. 구단 유튜브에서 자기는 투타를 다 하고 싶어서 투구 연습도 한다고 했으며 결과에 연연하지 않고 천재로서의 행보를 이어가겠다고 함. 서탱이 옆에서 도아호. 하고 지나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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