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배저 2차

[예현힐데] 파도

블랙배저 272 읽고 뻐렁쳐서... 초단문입니다

두시전에자자 by 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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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현은 서재에 앉아 습관처럼 멍하니 벽에 걸린 유화를 바라보았다. 푸르고 아름다운 바다가 액자 안에 멈춰 있었다.

이 액자 앞에서 나누었던 이야기를 기억한다.

‘—제가 더 노력할게요.’

‘넌 아무것도 노력할 필요가 없어.’

대부는 자신을 안심시키느라 한 말이었겠지만, 예현에게는 네가 노력해봐야 그를 잡을 수 없다는 말로 들렸다. 내가 당신의 대자이든, 제자의 아들이든 하는 것은 아무런 장해도 되지 않고, 그저 추가 떨어진 풍선처럼 멀리 나아가버리겠노라고…

그래서 예현은 그냥 에둘러 답했다.

‘동족분들이 찾아와 다행입니다.’

나는 당신을 잡기에 턱없이 부족하지만 그분들이라면 좀 낫겠지요.

바다란 그런 것이다. 있는 힘껏 파도를 뻗어 닿으려 하지만 그 뿐이다. 당신이 날아간 곳 까지는 닿을 수 없다. 물자국만 남기고 도리어 멀어질 뿐…

액자 속에 멈춘 파도처럼, 예현은 그날 소리 없이 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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