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사랑
14주차, 해일 님
B에게 by HBD
1
0
0
그토록 염원하던 너와 다시 한 번 입을 맞췄는데
나는 웃을 수가 없는데
다정한 손길은 꿈에 그리던 것인데
나는 기쁘지가 않은데
너에게서 이제 그만 죽은 이의 잔상을 보면서
우리는 서로를 목전에 두고도 이름을 부르지 못하는데
길을 엇갈리고 맞물리지 못하면서
그런 식으로 맹인이 되는데
절망을 답습하는 나의 성정이 너의 우울을 끌어안고 잠식하는지
네가 붙들고 놓지 못하는 이름은 나의 이름이 아니고
너의 불면이 어떤 식으로 나를 무너지게 하는지
악몽에 뒤척이는 너를 안아 달래며
여전히 여린 등을 쓸어내리는 동안
그것만이 나의 할 일이라 굳게 믿으며
긴 밤 동안 내 모든 심장 소리를 너에게 내어주었다
너에게 나는 나일 것이고
너는 나를 사랑하지 않을 것이다
소나기와 같이 사랑에 빠졌고
폭우와 같이 쓸려나갔다
너를 두고 나는 어디까지 수몰될 수 있는지
- 카테고리
- #기타
댓글 0
추천 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