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
6회차, 해일 님
희망이 산개하는 봄날에도 절망이 만개하는 마음이여···
떨어지는 것과 즐거운 것이 같은 소리라는 걸 깨달았을 때
나는 추락하고 싶어 안달이 나 있었지
언어의 경이에 몸서리 치면서
낭떠러지 밖으로 우리 모두를
산산이 내던지고 싶었지
깎아지른 절벽에는
다듬어낸 슬픔과
즐겁고도 명랑한
우리의 하늘
떨어지는 건
정제된 울음
살아온 궤적
서러운
날과,
나와,
너의
시와
삶과
맘과
···
아 씨발! 아파 죽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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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2
즐거운 새우
처음에 스크롤을 내리면서 보이는 깔때기 모양이 의도한 건가 싶었는데 마지막 줄을 보고선 확신하고 웃었네요 추락하고 싶어서 안달이 났던 화자는 혹시 결국 몸을 내던지고선 떨어지면서 일전의 결정에 대해 후회하고 있는 걸까요? 얼마나 높은 곳에서 떨어진 건진 모르겠지만 만일 살았다면 다신 떨어지고 싶지 않아 하겠죠? 서러운 날과 나와 너의 시, 삶, 마음 같은 살아온 궤적들이 물리적 높이가 하강하고 있음에 따라 똑같이 낙하했으니까요 '다듬어낸 슬픔과 즐겁고도 명랑한 우리의 하늘'이라는 것은 다른 사람에게 보여 줬던 일종의 가식을 표방하던 모습을 뜻하는 걸까요? 만약 후회했다면 다신 같은 행동 저지르지 말길 ㅎㅎ 잘 읽었습니다!
수집하는 나비
아 ㅋㅋㅋㅋㅋㅋㅋ 마지막 행을 보고 저도 모르게 함빡 웃었답니다 추락하는 듯한 묘사가 좋았어요 시는 사실 단지 읽는 맛이 아니라 보는 맛도 있어야 하는 시대가 왔다고 생각하는데요(원래부터 보는 맛을 추구했던 것도 맞지만요) 그런 점에서 재미있는 시였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희망 절망 슬픔 날 시 삶 마음 같은... 시 하나를 관통해야 하는 굵직한 주제들이 단지 시를 꾸미는 ‘시어‘로서 존재하고 마는 건 조금 아쉬웠어요 ㅠㅠㅠㅠ 그래서 다음에는 각각의 단어를 주제로 삼는다면 어떤 시를 써낼지 궁금해졌답니다 다음주 시도 기대하고 있을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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