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전 미쳤고 충격적이고 엄청났던 붕괴
일련번호: SCP-556-T
등급: Keter
특수 격리 절차: 기억을 도려낼 수는 없는 겁니다.
설명: SCP-556-T는 일본의 00현에서 관측되는 변칙적 공간 형태의 개체이다. SCP-556-T는 특정 공간과 감각을 매개체로 사용하는 일종의 현상이다. 기존 정보에 따르면 약 20㎡의 크지 않은 방(SCP-556-T-1, SCP-556-T-2)이었으며, 관측된 방의 내부 구조는 아래 부록에 기록해뒀으나 현재는 실재하는 공간 형태로 구현되지 않기에 참고만 하시길 바란다. 현재 SCP-556-T는 물리적 개체가 아닌 인식 재해로 분류된다.
SCP-556-T에 들어갔던, 혹은 SCP-556-T를 겪은 요원들과 민간인들은 공통적으로, SCP-556-T와 분리된 이후 자신이 '어떠한 사고의 생존자' 라고 증언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 사고에 대해 구체적으로 말할 수 있는 자는 존재하지 않았다. 그저 몇 번이고 반복해서 말하는 것이다. 그 사고는 정말 완전 미쳤고 충격적이고 엄청났었다고!
부록 SCP-556-T-A
SCP-556-T-1: 20㎡, 회색 콘크리트로 마감된 밀실. 창문도 문도 기타 시설도 전혀 존재하지 않기에 들어가본 인원 중 상당수가 순간 패닉에 빠짐. 약 3분 후 공통적으로 패닉 상태에서 벗어나며 편안한 기분을 느꼈다고 진술. 곧 과할 정도의 안정감을 느끼며 나가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들고, 그 후 알아서 원래 있던 곳으로 돌아와 있었다고 함. 해당 개체를 겪은 인원은 이후 몇 달간 공통적으로 SCP-556-T-1을 그리워하고 그곳으로 돌아가고 싶어 했다.
SCP-556-T-2: SCP-556-T-1보다 조금 넓은 공간으로 기록되었으나 디테일한 요소는 조금씩 차이가 있었음. 공통적인 특성은 창문이 있었다는 것, 창 밖은 늘 봄의 낮 풍경이었으며 문과 창문 모두 수월하게 열렸다는 것, 이를 접한 모든 인원이 그 공간을 '집' 이라고 표현했던 것이다.
부록 SCP-556-T-B
이 인터뷰는 SCP-556-T를 겪었다고 주장하는 자들 중 몇 명과 진행한 것이다.
인터뷰 기록 556-2
인터뷰 담당: ■■■박사
인터뷰 대상: ██
■■■박사: 그러니까, 어떤 사고의 생존자라는 말씀을 들어 이렇게 모시게 되었습니다.
██: 예. 제가 잊고 있었는데, 생각해 보니 그 사고에서 죽을 뻔 했지 뭐예요.
■■■박사: 그 사고에 대해 구체적으로 말해줄 수 있습니까? 대략적인 장소나 날짜라거나.
██: 네! 물론 말씀드릴 수 있죠! 제가 아주 어릴 때입니다. 아니면 어제였을 수도 있습니다. 그게 뭐가 중요하겠나요? 정말 중요한 건 그 사건이 정말...
██: 아주 많이...
██: (흐느끼는 소리.)
██: (웃는 소리.)
██: (다시 흐느끼는 소리.)
██: 그 사고는 정말...
██: 미쳤고 끔찍했고 엄청 충격적이었습니다.
██: 이게 아니라 완전 미쳤고 충격적이고 엄청났습니다, 였던가요?
██: 하여튼 다시는 그런 일이 일어나선 안 됩니다.
██: 저는 살아남았습니다... 이게 기쁜 일인지 모르겠습니다.
이후 ██의 과한 정신 불안정으로 인해 인터뷰 중단, A급 기억 소거를 시도했지만 기억을 지울 수 없었음.
인터뷰 기록 556-3
인터뷰 담당: ■■■박사
인터뷰 대상: ●●
■■■박사: 안녕하세요.
●●: 선생님, 이 재단에서 저와 같은 사고의 생존자들을 인터뷰하고 있다고 들었는데요.
■■■박사: 맞습니다. 관련 말씀을 부탁드려도 될까요.
●●: 어떻게 잊어버리고 있었는지 모를 정도로 큰 사고였습니다. 사람이 백 명은, 아니 천 명은 죽었어요.
●●: 고작 천 명 죽었을 리가 없습니다. 전 세계의 절반이 죽었을 거예요. 그러니까 지금 지구에 인간이 몇 명 살죠?
●●: 세계 인류 80억 시대죠? 그러면 40억은 죽었겠네요. 모두가 그 일로 소중한 사람을 잃었다고요. 제가 똑똑히 기억합니다.
●●: 숨을 곳이라고는 딱 하나 뿐인데요. 돌아가고 싶습니다.
●●: 선생님이라면 아시죠? 그 집이 어디에 있는지...
■■■박사: 그 집이라뇨?
●●: 살아남은 사람들은 모두 그곳으로 도망쳤었습니다.
●●: 그 집이요.
●●: [삭제됨]
■■■박사: ...
■■■박사: 어떻게 이걸 잊고 있었을까요?
■■■박사: 저도 그 날의 기억이 생생한데...
인터뷰 종료. 해당 인터뷰를 통해 SCP-556-T는 구술되는 언어와 기록되는 문자를 매개로 전달되고 확산되는 허상의 집단적 기억임을 판명.
더이상의 피해자를 막기 위한 소극적 방안으로, 이 시점 이후 본 문서의 열람을 금하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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