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터x헌터 드림] 질투 (키르아 ver.)
헌터x헌터 키르아 드림 │헌x헌 드림
"그래서 내일 그 사람이랑 만나기로 했어."
"아~ 또 차이겠네."
"이게 진짜!!"
아침부터 키르아와 여주의 신경전에 주변 사람들이 하나둘 자리를 피했다. 알게 된 지 몇 년이 지나도 둘의 사이는 좀처럼 좋아지는 법이 없었다. 투닥거리는 둘 사이에서 곤이 난감해하며 싸움을 말렸다. 그러자 여주는 갑자기 시비를 거는 키르아때문에 기분이 나빠져 문을 세게 쾅 닫고는 나가버렸다.
"키르아.."
"흥!! 저 녀석 괜히 차일까 봐 찔려서 그러는 거야."
"사실 네가 신경 쓰이는 게 아니고?"
"내가 저런 바보를 왜 신경 쓰냐!?"
"그거야..."
넌 여주를 좋아하니까. 라고 대답하고 싶었지만 곤은 말을 잇지 못했다. 분명 자신이 먼저 말하면 키르아는 아니라며 화를 낼게 분명했기 때문이다. 곤이 머뭇거리자 키르아는 투덜거리며 여주가 나간 문을 흘끔 쳐다보았다. 왠지 불안해 보이는 표정에 곤은 키르아의 행동을 이해할 수 없다는 듯 고개를 저으며 한숨을 쉬었다. 그리고 마침내 여주가 소개팅을 끝내고 오자 생각보다 밝은 표정으로 들어오는 여주를 보고는 키르아는 뒤에서 불만 가득한 말투로 말했다.
"아무 말 없는 거 보니 차였네~"
"아닌 거 같던데? 내일 또 만난다 했어."
"뭐, 뭐!? 취향 한번 이상한 녀석이네... 왜 여주를.."
"왜? 난 여주 좋은데!"
"곤!! 너, 설마 여주 좋아하는 거야!?"
"음... 뭐, 좋아한다고 말하기는 그렇지만 여주가 좋은 사람인 건 맞잖아."
"쳇."
키르아는 저런 애가 뭐가 좋냐며 빈정거렸지만 키르아는 곤이 여주를 짝사랑하는 게 아니라 조금 안심이 되었다. 하지만 우선 곤보다 오늘 만난 남자가 가장 문제였다. 콧노래까지 흥얼거리며 돌아다니는 여주를 보자 키르아의 불안함은 더욱 커져갔다. 결국 키르아는 못 참고 자리에서 일어나 여주에게 다가갔다.
"내일도 데이트 한다며?"
"응."
키르아가 그럴 리가 없을 텐데. 하며 중얼거리자 여주는 버럭 소리를 지르며 키르아에게 화를 냈다. 키르아는 왜 화를 내냐며 또 투닥거리자 멀리서 곤히 헐레벌떡 달려와 둘의 싸움을 말렸다. 곤 덕분에 겨우 다툼을 끝낸 둘은 늘 그렇듯 마지막에는 서로 흥! 하며 뒤돌았다.
"그럼 내일 데이트 잘해라~"
"그럴 거야!!"
키르아는 관심 없다는 듯한 태도를 보였지만 사실은 쉽게 잠을 이루지 못했다. 이러다 여주가 그 녀석과 잘되는 꼴은 볼 수가 없었다. 결국 키르아는 밤새 고민하다 여주를 몰래 미행하기로 결심했다.
다음날이 되자 키르아는 외출하는 여주의 뒤를 몰래 따라갔다. 자신과 비슷한 예민함을 가진 여주라 뒤를 밟는 게 꽤 어려웠지만 그래도 여주는 데이트 준비하느라 바쁜지 키르아가 따라오는걸 눈치채지 못했다. 하지만 여주는 백화점 안을 들어갈 것처럼 한참을 망설이더니 그냥 입구에 있는 벤치에 앉아버렸다. 키르아는 여주의 태도에 잠시 의아했지만 울적해하는 여주의 표정을 보고는 단번에 눈치챌 수 있었다.
"뭐하냐?"
"어? 그,그냥.."
갑작스럽게 나타난 키르아의 모습에 여주는 잠깐 놀라더니 곧바로 시무룩한 표정을 지었다. 키르아는 여주 옆에 나란히 앉아 발을 까딱 까딱 거리며 말했다.
"차였구나?"
"으응.."
키르아는 순간 빈정거리는 말투로 말한걸 후회했다. 마음 같아서는 다정하게 말하고 싶었지만 이상하게 여주에게는 반대로 행동하는 자신에게 짜증 났다. 하지만 그런 키르아의 태도에 여주는 평소와 다르게 화를내지도 않고 울먹거리며 고개만 떨구었다. 그러자 키르아는 처음 보는 여주의 모습에 무척 당황해하며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했다. 그리고는 작게 한숨을 쉬었다.
"그렇게 기죽을 필요는 없잖아."
"속상하단 말이야. 계속 차이기만 하고.. 난 문제가 있나 봐."
"문제는 무슨, 남자들이 보는 눈이 없는 거겠지."
그러자 여주가 갑자기 고개를 들더니 키르아를 빤히 쳐다봤다. 키르아는 당황하며 왜 그러냐고 묻자 여주가 씨익 웃으며 말했다.
"그 말은... 넌 내가 괜찮다는 거네?"
"뭐, 조금은..."
"너 나 좋아해?"
갑작스런 물음에 키르아가 뜨끔하며 붉어진 얼굴로 여주를 쳐다봤다. 그러자 여주는 더 장난스럽게 웃으며 키르아를 놀려대기 시작했다.
"조금이라 했지 아주라고는 안 했거든!?"
"그런 게 어딨어! 좋으면 좋은 거지."
키르아의 태도에 언제 그랬냐는 듯 여주가 더 크게 웃자, 키르아는 잠시 넋이 나간 표정으로 웃는 여주의 얼굴을 바라봤다. 그리고는 에라 모르겠다 하면서 여주에게 좋아한다고 고백해버렸다.
"뭐?"
"좋.아.한.다.고!!"
나름 용기 내서 한 말을 여주가 못 알아듣자 민망해진 키르아는 더 크게 외쳤다. 여주는 순간 멍하게 있다가 빨개진 얼굴로 키르아를 바라봤다.
"참나, 네가 왜 부끄러워하냐?"
"난 장난인 줄 알았지.."
"그러니까 이제 소개팅 같은 거 하지 마."
키르아의 말에 여주가 고개를 끄덕이자 키르아는 만족스럽다는 듯 웃으며 자리에서 일어나 여주에게 손을 내밀었다. 여주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쳐다보자 키르아는 여주의 손을 잡아끌었다.
"뭐해, 데이트하러 가야지."
.
.
.
"키르, 너 그래서 나 데이트할 때마다 그렇게 질투한 거야?"
"당연하지. 그것도 모르고 맨날.."
"너 되게 질투 심하구나?"
"참나!! 근데 뭐, 사실이니깐."
그래서 몰래 뒤에서 데이트 깽판친건 비밀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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