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연성 백업 - 정사의 츠가이

인형

정신공격으로부터 츠가이 상대를 지켜주는 인형. 베개맡에 놓아두는 것으로 효과를 발휘한다. / 모즈 생일 전후, 어느날 밤에 일어난 작은 이야기.

"응. 그래서 이번 시제품 테스트를 모즈에게 맡겨보고자 해서 말이지~"

 "어째서?"

 "그야 요즘.. 아니 아니 평소에도 불면증에 시달리고 있잖아? 요즘같은 시기엔 수면도 중요하니까!"

 "그래서, 이 이상하게 생긴걸 머리 맡에 두고 자라는거야?"

 모즈는 앞에 놓인 인형을 들어올리며 말했다. 

 약 10cm정도 되는 크기에 유독 머리가 큰 이 인형은 츠바메를 닮아 자신있는 미소를 짓고 있었다. 그런 미소가 거슬린다는듯이 모즈는 츠바메의 입가를 톡톡 건드리며 말했다. 

 "미안미안~ 하지만! 분명 모즈도 만족할거라 믿어! 불면증은 어디까지나 부가 효과라곤 해도 꽤 효과가 좋을테니까!"

 "하.. 알았으니까. 대신 효과가 없으면 바로 되돌려 보낼테니까 그런줄 알라고."

 "아하하 고마워 모즈~~"

 그렇게 모즈는 캇코우가 만든 츠바메를 닮은 인형을 들고 방으로 돌아갔다. 

 이미 해가 진지 한참이 지난 시간, 곧 형식상의 수면시간이 다가오기에 모즈는 평소대로 잘 준비를 마친 뒤 마지막으로 츠바메 인형을 베개 옆에 놓아두었다. 하지만 츠바메 인형에 담긴 미소가 지금은 보이지 않는 누군가를 연상시켰기에, 다시 떠오르는 불안감을 지우기 위해 거칠게 이불을 머리 끝까지 끌어올린채 눈을 감았다. 

 - 

 풀벌레 소리가 잔잔히 들려오고 있었다. 곳곳에서 느껴지는 반딧불이의 빛과 거대한 나무를 감싼 은은하게 빛나는 전등을 바라보며 모즈는 멍하니 쓰러진 나무 위에 앉아있었다. 

 오늘따라 이상할정도로 정신이 멀쩡했다. 평소였으면 잠이 안오기에 피곤한 몸을 이끌고 도달했을터인 한밤중의 정원일진데 오늘따라 선명하고 맑은 정신에 이상함을 느꼈다. 그러면서도 이 기분이 나쁘지 않다고 생각해 그냥 그대로 멍하니 밤하늘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런 모즈의 어깨에서 부스럭 거리는 소리가 났고 모즈는 고개를 까닥 돌려 어깨 부근을 바라보았다. 어깨 부근에 있던 것은 자기 전 봤던 그 인형. 인형은 숲속 너머를 향해 고개를 돌리고 있었다. 그러다 모즈의 시선을 눈치채고 커다란 머리를 돌려 모즈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해맑게 미소지었다.

 모즈는 그 미소에서 '내가 모즈를 지켜줄게!'하는 목소리가 들리는 것 같았다.

 "설마 네가 지켜주고 있었던걸까? 이 자그마한 몸으로?"

 모즈의 말에 츠바메 인형은 고개를 끄덕인 뒤 '모즈를 위해서라면!' 이라는듯이 모즈의 다리로 뛰어내려 모즈를 바라보며 작은 주먹을 들어올렸다. 모즈는 작게 미소지으며 츠바메 인형을 쓰다듬었다.

 -

 눈부신 햇살이 눈가를 간지럽혔다. 점점 귓가에 들리기 시작하는 새소리, 그리고 어째선지 평소보다 따뜻하게 느껴지는 방 안의 공기에 모즈는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이렇게 깊게 잔건 얼마만일까? 언제나 자는건 형식상의 절차일뿐, 항상 자고 일어나도 피곤은 깊게 남아있었다. 특히 최근엔 더더욱. 하지만 오늘따라 몸이 너무나도 가뿐하게 느껴졌다. 감각은 평소보다 선명하나 거슬리지 않을정도였으며, 주변의 빛과 온기가 거슬리지 않고 오히려 마음을 안정되게 했다. 아침이 이렇게 포근한 것이었던가 하고 생각하며 모즈는 이 기분 좋은 아침의 원인이 될 인형을 찾아 베개맡을 바라보았다. 

 그곳엔 어제와는 달리 눈을 감은채 미소짓고 있는 인형이 놓여있었다. 그 인형의 손 끝엔 겨우 알아볼 수 있는 작은 글씨가 적힌 종이가 들려있었다.

 '생일 축하해, 모즈!'

 모즈는 순간 멍한 기분이 들었다. 그리고 이내 쓴웃음을 지었다. 벌써 시간이 이렇게 흘렀던걸까? 너무나도 정신없이 흘러가는 와중에 첫 생일축하 메세지를 받게 될거라곤 상상조차 못했다. 

 모즈는 작은 츠바메 인형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전해질지 모르는 말을 중얼거렸다. 

 "소중한 생일선물 잘 기억할게. 고맙다, 츠바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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