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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현대문화사 속 여성 - 리벳공 로지는 없다 (2)

그동안 이해하기 쉽도록 시대를 대표하는 여성 이미지의 흐름을 쭉 다뤄줬으니 한국의 경우에도 비스무레한 여성 이미지가 공존하고 있음을 이해하고 있을 게다. 서구와 달리 한국의 신여성은 플래퍼의 외형이 덮어쓰여진 채로 일제 강점기에 들어왔지 않았던가. 남성들이 사랑하는 핀업 걸 스타일 또한 아이돌 업계에서 잠깐 있었고, 서프러제트 이미지는 페미니즘 리부트로 여성들의 목소리가 커지자 '안경 쓰고 뚱뚱해서 남자 만날 일 없는 년들이나 페미한다'며 좀 더 현대(?)스럽게 변형되어 나오긴 했다. 요즘 시대엔 대대적으로 안 먹힐 멍청한 소리라 다뤄주기 애잔하긴 한데, 어쨌든 있긴 있었다. 

하지만 개중 여성에게 가장 중요한 여성 이미지는 누가 뭐래도 리벳공 로지다. 어머니나 아내가 아닌 '여성 노동자의 공적인 이미지'를 보며 여성은 어떤 생각을 하겠는가. 여성이 자립한 채로도 존중 받을 수 있다는 단초가 제공되는 게다. 군수공장이라는 가장 마초한 영역에서도 여성이 활약할 수 있고, 이러한 노동이 '애국'이며, 남성을 위해 웃어주지 않는 존재가 될 수 있다는 인식을 가지게 된다. 이런 리벳공 로지와 대등한 이미지가 한국에 있었던가를 따져보면, 당연히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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