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램덩크

해체하는 남자, 정대만

픽시브 감상문 번역


원문

解体する男、三井寿 

  • 이 글은 PIXIV 소설란에 게재된 雑文님의 'SLAM DUNK' 감상문입니다. 팬이 쓴 감상임을 명기합니다.

  • 번역자 위한(@dawn_j14)은 雑文님께 허락받아 번역하였습니다.

  • 번역자의 번역 실력이 미숙하여 오역, 의역이 존재합니다. 수정을 요하는 부분은 해당 게시글 댓글 등으로 제보 주시면 빠르게 수정하겠습니다.



슬램덩크 원작, "그래, 난 정대만. 포기를 모르는 남자지…." 페이지를 보는 것만으로도 읽을 가치가 있다고 생각해요. 엄청나게 멋있으니까. 정대만 군의 지성에 대한 잡담입니다.

정대만 군의 영리한 면을 좋아해서 원작을 여러 번 읽었어요. 오히려 영화보다 원작이 더 이해하기 쉬우니까 아직 읽지 않은 분들께 꼭 추천하고 싶다고 이야기하는 잡담입니다.


해체하는 남자, 정대만


정대만의 영리함이 가장 잘 드러나는 부분은 3점 슛이 아닌 수비라고 생각한다. 대표적인 예시가 미니게임에서 강백호를 제압하는 장면과 능남전의 정대만 vs 황태산 이다. 능남전 정대만 하면 '왜 난 그렇게 헛된 시간을….' 이 유명하지만, 사실 시합 중에도 그 지성을 유감없이 발휘한다고 생각한다.


정대만의 지성의 정체를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해결책을 내놓는 게 빠르다'고 할 수 있다. 경기 상대에 대한 정대만의 공략은 대체로 수수하다. 서태웅처럼 화려한 드라이브도 아니고, 송태섭처럼 빠른 속도도 아니다. 먼저 상대의 성질을 파악해 적나라하게 드러내고, 그 약점을 가차 없이 노리는 방법이다. 써놓고 보면 정말 단순하고 당연한 이야기지만, 정대만의 특징은 이 '이해, 파악, 해체'라는 일련의 흐름이 굉장히 빠른 점이라고 생각한다.

정대만이 두는 장기는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서태웅이나 윤대협이 화려한 기술로 압도적으로 굴복시키는 것과는 또 다른 재미가 있다. '굴복시키'지 않고 '공략한다'. 게다가 그 공략이 빠르다. 이해→파악→해체 사이클이 빠르다. 서태웅이 '눈 깜짝할 새에 망가트린다'라면 정대만은 '눈 깜짝할 사이에 해체한다'는 느낌이다. '아, 그렇구나, 그렇구나' 하고 말하면서 손에 든 루빅큐브를 눈 깜짝할 사이에 맞춰 보여주는─뭐랄까, 그런 쾌감이 있다.


정대만의 수비적인 지성이 가장 먼저 발휘된 건 미니게임에서 강백호를 제압했을 때다. 먼저 상대에 대한 이해와 파악으로 시작한다. '이 거리에서는 들어가지 않는다'는 것을 파악하면, 이후에는 '들어가는 거리에서 던지지 못하게 한다'는 대처로 충분하다. 강백호는 정대만보다 체격, 스피드, 점프력 등 신체 능력이 뛰어나지만, 정대만을 상대하기에는 역부족하다.

이 같은 일은 능남전에서도 똑같이 펼쳐진다. 능남의 득점원은 황태산이다. 윤대협이 철저히 어시스트에 전념하는 가운데, 황태산이 기세 좋게 슛에 성공한다. 강백호가 황태산에게 밀려난 후, 최대 득점원 황태산이라는 "폭탄 처리"를 맡게 된 건 정대만이다.


능남전은 후반부에 서태웅 vs 윤대협, 채치수 vs 변덕규, 그리고 변덕규의 과거 회상 등 볼거리가 많은데, 그 와중에도 정대만은 혼자 담담하게 황태산 공략을 진행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것은 게임 잘하는 사람의 게임 실황을 보는 듯하다. 경험과 지식이 있는 사람이 조금 만져보고 대상을 파악해 차근차근 해체해 나가는 것 같다.


강백호는 같은 팀에서 평소에 자주 접하기 때문에 이해하고 파악하는 데에 별다른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다. 이미 약점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황태산은 그렇지 않다. 정대만은 몇 번의 파울을 거듭하여 황태산의 슛이 들어가는 거리와 들어가지 않는 거리를 파악하고 그에 맞는 수비를 한다. 황태산의 기세가, 멎는다.

경기 중에는 뜨거운 말을 많이 하지만, 플레이에서 정대만은 냉철하고 영리하며, 말의 열기와는 달리 냉철한 손놀림으로 상대의 약점을 파악해 가차 없이 공략하는 모습이 멋지다. 지성의 남자~~~!

끊임없이 주변을 북돋우고, 상대를 가차 없이 자극하고, 관중들의 야유에 눈살을 찌푸리는, 그런 승리욕 강하고 뜨거운 말과 행동을 하는 사람이, 그러나 눈빛과 손놀림만은 언제나 차갑고 명료한 것을 좋아한다. 뇌가 풀가동하고 있다, 항상. 주위를 둘러보며 고무시키고, 야유받는 와중에, 하지만 냉정하게 상대를 해체한다… 담담하게.


──이처럼 정대만이 침착하게 공략 상대를 해체하는 모습을 좋아하는데, 산왕전에서도 이 지성이 발휘된다.

하지만, 산왕전에서 정대만이 가장 먼저 해체한 것은 상대팀 선수가 아니다. 자기 자신이다. 왜냐하면 산왕전에서 가장 큰 걸림돌은 '움직이지 못하는 나'이기 때문이다.


그 경기에서 가장 먼저 힘을 잃은 사람은 정대만이었다. 다시 말해, 경기의 구멍, 문제는 정대만 자신이었다. 문제는 해결해야만 한다. 따라서 정대만은 산왕전에서 자신을 해체하기 위해 애쓴다.

적(최동오)은 강하다. 자신은 이제 체력적으로 한계가 왔고, 달릴 수 없다. 최동오를 앞지를 수도 없고, 막을 수도 없다─그렇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자신의 상태와 상대의 상태를 냉정하게 분석하는 것에서 작업은 시작된다. 언제나 그렇듯이. 황태산을 공략하고, 강백호를 공략한 것처럼.

그렇게 이해와 파악을 진행한 후 내린 답은 '3점슛밖에 없다', '부족한 부분은 주변을 의지한다'는 것이었다.

그렇게 해서 정대만의 손에는 3점 슛이 남았다. 채치수가 스크린을, 송태섭이 패스를, 강백호가 리바운드를 맡는다. 자신의 '사용법'을 '3점 슛'으로 좁힘으로써, 죽어가던 정대만은 다시 숨을 쉴 수 있었다.


일련의 과정을 돌이켜보면, 최동오에게 대응하지 못한 시점에서 정대만은 최동오 공략을 깨끗하게 포기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최동오를 앞지르는 것도, 막는 것도 불가능하다고 판단한 그는 '아기처럼' 주변을 의지하며 3점 슛에 집중하기로 했다. 주변을 의지하는 자신, 도움을 받는 자신을 받아들였다…… 즉, 나약한 자신을 받아들였다.

'쓸모없는 나'를 '쓸모 있는 나'로 전환한 결과, 정대만은 훌륭하게 기능하기 시작한다. 기능하기 시작하자 최동오는 정대만을 경계한다─여기서 다시 한번, 정대만의 화살이 최동오를 향한다. 하지만 현재 최동오는 강하고, 정대만은 약하다. 정공법으로는 이길 수 없다. 정면 돌파는 불가능하다…… 그래, 정면 돌파는.


여기서 정대만의 지성이 또 다른 면모를 보인다. '교활함'이다.


"이미 난 팔도 제대로 올라가지 않는데…."

"녀석은 쏘지 못해!"

──정대만의 약점을, 패스 돌리기를 익힌 서태웅이 잘 잡아낸다. 하지만 서태웅은 이를 일축한다.

"그 정도로 얼간인 아니지."

그 말대로다.

과연 공은 그물을 뚫고, "조용히 해. 이 소리가… 날 되살아나게 한다. 몇 번이라도.", 정대만은 웃는다.


영화에서도 벤치에서 송태섭에게 "팔이 안 올라가"라고 말했으니, 그건 틀림없는 정대만의 진심일 것이다. 그러나 피로로 한계에 다다른 육체를 근성과 정신이 능가한다. 그리고 '지금까지 그 어떤 것보다도 높고, 아름다운 호를 그리며' 슛이 들어간다. 그야말로 '포기를 모르는 남자'의 진면목을 발휘한다.


결과적으로 정대만의 본심은 사기꾼의 말이 되었다. 이 허세에 영향을 받는 사람은 누구인가. 최동오다.

어디를 봐도 녹초가 된 남자가, 그러나 슛을 성공시킨다. 쏘는가, 쏘지 않는가. 애초에 이 남자는 쏠 수 있을까? 의심의 눈초리에 휘둘린다. "이제 팔이 안 올라간다"는 것은 틀림없이 정대만의 진심이기 때문에 반드시 모든 것이 계산된 행동이라고는 할 수 없다. 하지만 그래도 슛은 '들어간다'.


쓸 수 있는 말이 늘어났다는 것은 패가 늘어났다는 것과 같다. 3점 슛이 기세 좋게 성공하면서 정대만은 북산의 골치 아픈 허세이자 미끼로 기능한다.

그리고 적어도 이미 최동오는 세 번이나 정대만의 패턴 농간에 놀아났다. 허세를 부리는 남자의 연속 3점 슛. 이를 경계하고 급히 막으러 가면, 서태웅의 패스는 쉽게 채치수에게 넘어가고, "이미 난 팔도 제대로 올라가지 않는다"고 한다. 역시 한계인가? 하지만 "그 정도로 얼간이는 아니지" 정대만은 다시 한번 뒷공간을 파고들어 슛을 성공시켰다.

이 득점으로 최동오는 정대만을 더욱 경계하게 된다. 정대만은 여기서 일생일대의 승부수를 띄운다.


"간다, 서태웅!"

송태섭이 외치고 서태웅이 달린다. 이명헌과 신현철이 재빨리 돌아와 대응하고, 송태섭에게서 정대만에게 최고의 노룩 패스가 전달된다. 최동오가 달린다──정대만은 최동오의 실력을 알고 있다. 최동오는 좋은 선수다. 반응도 발도 매우 빠르다. 빠르기 때문에 제때…… 제때 도착한다.

정대만이 드디어, 장군을 부른다.

준비된 페이크 하나. '잘하는 선수'인 최동오는 물론 눈치챘지만, 그때는 이미 늦었다. 정대만이 슛을 던진다. 화려한 3점슛. 높고 아름다운 호가 무자비하게 그물을 흔든다. 여기에 자유투로 1점. 합계 4점.

──우하하핫!!


돌이켜보면 정대만은 최동오를 '공략했다'고 할 수 없다. 완전히 체력이 바닥나서 앞지를 수도, 막을 수도 없고, 정면 돌파도 할 수 없는 상태였다. 산왕전의 이 장면은 그런 강적 '산왕 6번'에 정대만이 드디어 자신이 가진 비장의 무기와 허세를 이용해 일격을 가하는 장면이기도 하다.


하지만 정대만이 날린 한 방의 영향은 컸다. 그야말로 회심의 일격. 점수판은 75-76. 북산에게는 기사회생, 그리고 산왕에게는 너무도 잔인한 1점 차.


산왕전에서 정대만은 '금방 포기하는 경향이 있다'는 평을 듣는다. 아마 그 말이 맞을 것이다. 하지만 정대만 자신은 '포기를 모르는 남자'라고 말한다. 그건 그렇게 되고 싶다는 마음도 있는 것 같다.


모순되는 두 가지 평가는, 그러나 정대만의 지성에서는 모순되지 않는다. 왜냐하면, 금방 포기하는 성격의 남자는 안 된다고 생각되면 바로 포기하고 다음 방법을 찾아가기 때문이다. 전환이 빠르다. 동시에 포기하지 못해서 시행착오를 반복하고 또 반복한다. 이해-파악-해체, 이해-파악-해체, 이해-파악-해체. 이 사이클의 반복.


정면 돌파가 불가능하다면 약점을. 손발이 움직이지 않는다면 머리를. 말 그대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쓸 수 있는 건 다 쓴다. 그런, 정대만의 끈질김과 고집스러움을 좋아한다. 무엇보다 강하다.


그렇게 자신의 집념이 결실을 보았을 때, 정대만은 웃는다.


"그래, 난 정대만. 포기를 모르는 남자지…."


머, 멋있어~~~!





──정말?

물론, 잡담이니 반만 듣고 넘기세요. 원작을 읽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영화에서는 잘려 나갔지만, 원작의 "그래, 난 정대만. 포기를 모르는 남자지…." 정대만 군, 정말 멋있어서 좋아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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