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는 그걸 좋아했었지

주간창작 챌린지 6월 1주차 - 무지개

어릴 때는 무지개색을 좋아했었다. 여러 가지 색 좋아하는 색이 조화롭게 다 모여 있는 게 굉장히 예뻐 보였다. 과학시간에 구경하는 프리즘도 좋아해서 내 것으로 하나 갖고 싶었다. 지금은 무지개색을 그렇게 좋아했었는지도 의심스럽게 느껴지지만 그때는 그랬었다고 생각한다. 무지개 우산이 유행할 때 길에는 무지개 우산을 들고 다니는 사람이 정말 정말 많았다. 나도 사서 들고 다니고 싶었고 정말 부러웠다. 그때 그 우산을 가졌다면 정말 행복했었을 거다. 엄마는 별로 좋아하지 않았었다. 이것저것 섞여서 정신없다. 너무 알록달록하다. 촌스럽다. 지저분해 보인다. 싫다…. 왜 어린 나이에는 그런 말을 무시할 수가 없는지 모르겠다. 말하는 사람도 별 생각 없이 툭툭 던지는 말일 뿐인데. 고작 그런 것에 상처받거나 무언가 바뀌었다고 따지면 도리어 나를 황당하게 보고 이상한 취급을 한다. 줏대가 없는 것이 아니라 아무리 사소하게라도 존중받지 못하고 무시당했단 감각을 느끼면 무의식적으로 자기검열을 하게 되는 것일 뿐이다. 어릴 때 한번 빨간색이 좋다고 했을 때도 좋은 반응이 아니었다. 그래서 그땐 좋아하는 색을 하늘색으로 바꿨었다. 하늘색도 좋아는 했었던 것 같지만 잘 모르겠다. 파란색, 하늘색, 남색 이런 색이 시원하고 차분해보여서 좋지 않냐는 말에 생각이 바뀌었던 건지 원래도 좋아했던 건지 지금은 모른다. 그것도 좋긴 하니까 바꿨던 건지 일부러 다른 걸 더 좋아하려고 노력한 건지. 지금 내가 가장 좋아하는 색들은 파란색 계열이다. 여전히라고는 할 수 없다. 몇 년 전만 해도 빨간색을 훨씬 더 좋아했었다. 노란색 주황색도 선호했다. 지금은 아니다. 지금은 빨간색이 부담스럽다. 싫어하는 건진 모르겠지만 별로 선호하지 않는다. 지금은 무지개색 우산도 갖고 싶지 않다. 이젠 무지개색이 별로 예뻐 보이지도 않고 다소 촌스러워 보인다. 그럼 어릴 때 내 취향은 촌스러웠던 건가? 잘 모르겠다. 그거 좋아서 좋아하고 싫어서 싫어하는 것도 그냥 놔두지를 않는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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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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