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비

애쉬 영수증

지금은 스물두 살이 되었겠네요!

스물둘의 애쉬는 예전보다 조금 더 성숙했고 스무살 그때와는 비교할 수도 없을 만큼 전투를 잘하게 되었어요. 지금쯤이면 어지간한 스펙의 영물은 단신으로 이깁니다.

그러나 여전히 어린 티가 납니다. 낯가림도 여전합니다. 다만 곤란한 일을 능숙하게 넘어가는 커뮤니케이션 스킬이 생겼으며 탕비실의 간식을 많이 먹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대체 애쉬는 왜 자낮일까요??

이것에 대해서 제가 뭔가 떠올리고 천재라고 생각했는데 그 이후로 완전히 까먹음 다시 생각해 보자면

어린 시절의 애쉬는 소심하고 낯가림 심한 지금과는 전혀 다른 사람이 되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이름과는 정반대인 얼음 이능력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무슨 특별한 이유가 있어서 자낮이 된 건 아니고 그저 소심한 스스로가 싫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갑작스레 히어로가 되고 싶어진 이유 역시 이와 일맥상통합니다! 보잘것없는 자신도 히어로가 된다면 지금과는 전혀 달라지지 않을까요? - 그러나 이런 생각을 고치지 않는다면 애쉬는 그저 보잘것없는 채로 히어로라는 타이틀을 달게 될 뿐이에요. 그건 조금 나중에 알게 되었죠.

그리고 애쉬는 자기 자신을 완전히 긍정하지 못하는 극야님을 만나게 되는데요…… 그분의 곁에서 그분의 공백 비슷한 것을 채우기 위해서는 자신 역시 스스로를 아껴야 함을 알게 됩니다. 전혀 다른 듯해도 두 사람의 본질만은 어딘가 맞닿아 있었기 때문입니다.

애쉬와 극야님은 사귀기 전 알아가는 시간이 매우 긴데, 그 시간들 속에서 두 사람은 상대와 더불어 스스로를 받아들이는 법에 대해서 생각해 볼 것 같아요(적어도 애쉬는 그럴듯).

그리고 애쉬는 자신과 전혀 다른 사람인 청현 선배님을 만납니다. 선배님은 일단 아주 오래 살았고, 안정적이고, 지혜로우며 강했어요. 애쉬가 생각하는 '어른'에 완벽하게 부합하는 사람이었습니다. 애쉬는 이상향을 만난 느낌으로 청현 선배님과 가까워지고자 했습니다. 그리고 노력했습니다. 선배님에게 부끄러운 후배가 아닐 수 있도록.

그러나 먼 훗날 돌이켜보았을 때 애쉬가 청현 형에게 부끄러운 존재였던 적은 단 한 번도 없었을 거예요.

조금 소심한 주제에 하고 싶은 말은 다 해야 하고, 나서는 건 싫지만 남을 괴롭히는 녀석은 혼내 주고 싶고, 복작복작한 분위기는 싫지만 누군가를 알아가는 건 좋아하고……

어렸을 때는 그런 자신이 싫었습니다. 그러나 나이가 들수록 마냥 밉게 보이지만은 않습니다. 내가 견뎌온 지난한 세월을 알기 때문일 겁니다.

전투에 있어서

잘 생각해 봤는데 애쉬는…… 천재예요 엔딩난지 2년 지났겠다 슬슬 개오바설정 붙이는 중

지능이 그리 높은 편은 아닙니다만 쌈박질에 있어서만큼은 하나를 가르쳐 주면 열을 알며 감도 센스도 좋아요. 그 친구가 호전적인 성향이 된 건 스스로가 천재라는 걸 알아서일지도 모르겠네요. 영물처럼 터무니없이 신체스펙 차이가 나는 상대에게 맞서서 승리하는 감각을 너무나 좋아하게 되었습니다. 싸울 때면 꼭 예전부터 바라 마지않았던 '전혀 다른 자신'이 되는 것 같아요.

그래서 언젠가는 가까운 선배에게 조언이든 훈수든 들을 것 같아요. 점점 무모해져서요. 애쉬는 그런 얘기를 들으면 조금 시무룩해집니다. 드디어 내가 해낼 수 있는 걸 찾았다고 생각했는데 내가 믿음을 못 드린 걸까? (사실 상대는 애쉬를 걱정해서 그렇게 말했을 텐데 말이죠)

그러다가 결정적인 상황에서 판단 미스로 뭔가 사고를 칩니다. 상대를 이겨야 한다는 강박에 사로잡혀 정작 지켜야 할 사람을 못 지키는 종류일 것 같네요. 그 이후로 더 성숙한 사람이 될 것이라 생각해요.

딴소리) 방어 특화 이능력은 아니라서 사실 이걸 깨닫고 난 뒤에도 누군가를 잘 지켜줄 것 같진 않아요 걔는 걍 적을 제거해서 지킬 사람을 지켜야 하는 것 같음

본질은 선량한 소시민입니다.

거대한 대의 같은 게 없어도 곤란한 처지의 타인을 돕고자 해요. 인류애가 엄청난가?라고 묻는다면…… 그렇게까지 대의를 품은 사람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어느 정도 있기 때문에 히어로 같은 게 되었겠지만! 그래도 사람을 좋아하고 이타적이에요. 이런 속성이 없었다면 그저 자낮 전투광으로 빌런이 되었을지도 모르겠네요~ 그렇지만 선량한 소시민 속성이 없는 애쉬는 애쉬가 아닐 거예요.

애쉬는 히어로가 된 후 가족들과 떨어져 살게 되었는데요! 점점 자취를 잘하게 되고 있습니다. 요리 청소 살림살이 etc를…… 전문 살림꾼만큼은 아닙니다만 대체로 척척 잘합니다. 의외로 생활력이 좋아요?! 알뜰해서 돈 관리도 잘할 것 같아요. 다만 머리가 안 좋아서 주식이나 투자 같은 건 못해요.

애쉬를 똑 닮은 아버지와 부드러운 선의 미인인 어머니 사이에서 외동아들입니다. 아들을 사랑하고 늘 걱정했지만 각자의 일로 시간을 오래 써 주지는 못했을 것 같아요. 두 사람 모두 극야님을 어려워합니다.

애쉬는 막연히 형이 있는 사람들을 부러워했어요~ 청현 선배님이 형 포지션이 되어 주어서 기쁩니다.

불행한 가정사…… 안 좋은 과거…… 그런 건 전혀 없네요.

친구를 많이 사귀진 않았지만 마음 맞는 친구들과 오래 어울리고 있어요. 친구들은 모두 히어로와 아무 상관 없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이성 친구는 없을 것 같네요. 남고 나왔을 듯…… 대학은 안 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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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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